"BMW·테슬라 딜러를 모셔라"...자동차 전시장 된 쇼핑몰

조선비즈
  • 유한빛 기자
    입력 2021.03.08 06:00

    백화점·쇼핑몰이 자동차 전시장으로 변신하고 있다. 평소 쉽게 보기 어려운 고가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온라인쇼핑몰과 차별화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에 마련된 자동차 전시공간 테슬라갤러리가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자동차 매니아층을 중심으로 인스타그램과 블로그 등에 사진과 후기 등이 공유되면서 방문객을 끌어모으는 중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12월 영등포점에 테슬라갤러리를 열고, 지난 1월부터 새로 나온 ‘모델Y’ 등도 전시하고 있다. 월드타워몰점과 동부산점 등에도 테슬라 팝업스토어(일정 기간만 운영하는 매장)를 운영했다.

    스타필드 하남에 매장을 연 자동차 브랜드들. /조선일보DB, 그래픽=정다운
    당초 롯데백화점은 루이비통·프라다·구찌·티파니 등 명품 브랜드를 갖춘 신세계 타임스퀘어에 이어 서울 최대 규모인 현대백화점의 ‘더 현대 서울’까지 들어서면서 서울 서남권에서 입지가 좁아질 것이란 우려를 샀다. 이 때문에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12월까지 입점 브랜드와 인테리어 등을 대대적으로 재정비했다. 그중 하나가 백화점 1층에 입점시킨 유명 베이커리 카페와 식당, 자동차 전시 공간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테슬라의 모델 4개가 모두 전시된 롯데백화점 매장은 영등포점이 유일하다"면서 "영등포점을 젊은 세대가 선호할 만한 브랜드로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자동차 브랜드의 쇼룸(전시장)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부동산 컨설팅 회사 존스랑라살(JLL)에 따르면 쇼핑몰에서 쇼핑, 식사, 취미생활 등을 즐기는 몰링(malling)이 새로운 문화로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 JLL은 "20대는 오후 시간에 쇼핑몰로 나들이하면서 특별한 주제가 있는 경험을 즐기는 경향이 있고, 30대 직장인들은 자녀들과 여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을 선호한다"면서 백화점도 판매 중심에서 온 가족과 다양한 연령대를 흡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재구성해야 한다고 했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1층 테슬라 갤러리에 전시된 자동차. /유한빛 기자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서도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를 갖춘 쇼핑몰은 선방하는 분위기다. MZ세대(1980년대 출생한 밀레니얼세대와 1990년대생인 Z세대)와 가족 단위 방문객이 쇼핑, 외식, 취미활동 등을 한데서 즐기는 몰링 문화의 거점이 된 덕이다.

    이같은 흐름의 선두에는 신세계그룹의 스타필드가 있다. 수도권 동남부 상권의 핵심시설이 된 스타필드 하남에는 코로나 사태 이전인 2019년을 기준으로 주중에는 하루 평균 5만명, 주말에는 하루 10만명이 방문했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소비자들의 외부 활동이 위축된 이후에도 주중과 주말에 각각 하루 평균 3만5000명, 7만명이 찾았다.

    스타필드 하남은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들을 한 곳에서 둘러볼 수 있는 대형 자동차 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테슬라, BMW, 재규어-랜드로버, 제네시스, 볼보 등이 전시장을 운영 중이다. 특히 메르세데스 벤츠가 쇼핑몰에 전시장을 마련한 것은 국내에서 스타필드 하남이 최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복합쇼핑몰은 가족 단위로 즐길 수 있는 콘텐츠와 브랜드를 많이 입점시켜 쇼핑만이 아닌 여가생활과 취미활동이 가능한 공간으로 만드는 전략을 펴고 있다"면서 "다양한 콘텐츠를 갖출수록 큰 집객 효과를 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스타필드의 경우 자동차 판매사(딜러)들이 다른 브랜드들처럼 매장을 임대해 사용 중이다. 자동차 계약이 체결되면 스타필드의 매출로 반영되고, 스타필드는 임대료를 받는 형태다. 프리미엄 자동차의 경우 전시 차종에 따라 다르지만 대당 가격이 최저 5000만원대다.

    자동차 브랜드를 유치하면 해당 지점의 매출 규모를 키우는데도 보탬이 된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자동차 브랜드 입장에서도 쇼핑몰에 입점하면 자동차 매니아 뿐 아니라 가족 단위 방문객을 맞을 수 있는데, 남편 혼자 매장을 찾는 것보다 온 가족이 같이 구경하고 상담을 받기 때문에 의사결정과 구매 계약이 더 신속하게 이뤄지는 편"이라면서 "전시장이 많지 않은 프리미엄 브랜드를 유치하기를 원하는 오프라인 쇼핑몰과 자동차업계의 상호 니즈(필요성)가 맞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자동차업체들도 새로 문을 여는 쇼핑몰에 적극적으로 진입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10월 문을 연 스타필드 안성에는 제네시스와 BMW가 전시장을 마련했다. 스타필드시티 위례와 스타필드시티 명지점에도 BMW의 전시장이 있다. 이중 위례점은 가상현실(VR) 기술로 차량을 체험하거나 디자인 해 볼 수 있도록 꾸민 세계 최초의 BMW 스마트 쇼룸이다. 여의도 IFC몰 역시 가장 저층인 지하 2층 중앙부에 마세라티 등 최고급 자동차 브랜드의 팝업스토어를 운영하기도 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팝업스토어의 경우에는 판매 목적일 때는 단기 임대 형태로 매출 대비 임대 수수료를 받는 편"이라면서 "다만 테슬라 등 자동차 브랜드의 전시장은 매출 규모나 임대 계약 조건 등이 모두 비공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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