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도체 증설 삼국 경쟁 본격화…TSMC·삼성·GF 공격적 투자

조선비즈
  • 박진우 기자
    입력 2021.03.08 06:00

    TSMC, 40조원 들여 미국에 공장 6개 건설
    삼성, 오스틴 팹 증설 협의…애리조나·뉴욕도 검토
    글로벌파운드리(GF), 미국 몰타 신공장 추진
    바이든 "인센티브 위해 예산 370억달러 확보"

    TSMC의 대만 팹16. /TSMC 제공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글로벌 1위 대만 TSMC가 미국 애리조나 등에 360억달러(약 40조6000억원)를 쏟아부어 6개의 생산거점을 만들기로 했다. 시장점유율 2위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 오스틴시와 19조원 규모의 공장(팹) 증설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3위 미국 글로벌파운드리(GF) 역시 조 단위의 투자를 미국과 유럽 등에서 진행한다.

    업계는 5세대 이동통신(5G) 스마트폰의 본격 개화와 전기·자율주행차의 등장, 고성능컴퓨팅(HPC)의 확산에 따라 시스템반도체를 생산하는 파운드리가 당분간 호황을 맞을 것으로 본다. 한국과 미국, 대만 등 각 나라를 대표하는 파운드리 기업의 증설 경쟁이 본격화한 것은 이런 이유라는 분석이 나온다.

    8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TSMC는 미국에 공장 6개를 짓는다. 여기에 들이는 돈만 360억달러다. 이를 통해 TSMC는 애초 계획한 월 2만장의 웨이퍼 생산 계획을 5배 늘려 10만장으로 잡았다. 최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자동차용 반도체·데이터센터용 시스템온칩(SoC) 등 시스템반도체 수요가 증가하자, 공격적인 증설 투자로 업계 선두 지위를 공고히 하겠다는 것이다.

    이 계획 가운데에는 지난해 5월 TSMC 발표한 미국 애리조나주 반도체 팹 건설 계획이 포함돼 있다. 당시 TSMC는 올해부터 2029년까지 새 공장에 120억달러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 공장에서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활용한 5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 미세공정으로 2024년부터 반도체를 만들어낼 예정이다.

    공장이 들어설 애리조나주는 적극적인 지원으로 화답하고 있다. 애리조나주 당국은 TSMC 공장에 총 2억500만달러(약 2310억원)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세제 혜택이 유력한 것으로 관측된다. 또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물도 원활하게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TSMC는 대만과 일본에서도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3나노 팹을 짓고 있고, 이미 보유한 5나노 팹은 생산능력을 늘릴 예정이다. TSMC의 3나노 공정은 내년 하반기 가동을 시작해 초기 월 5만5000장의 웨이퍼를 생산하다가 2023년 10만5000장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5나노 팹에서는 월 12만장까지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는 200억엔 (약 2000억원) 규모의 연구개발(R&D) 센터를 짓기로 했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 오스틴 팹. /삼성전자 제공
    업계 2위 삼성전자는 반도체 설비 부문에 35조원 이상을 투자한다는 방침을 내부적으로 정했다고 한다. 지난해 투자금액인 28조9000억원보다 약 25% 늘어난 것이다.

    업계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슈퍼사이클 전망에 삼성전자는 올해 이 분야 투자를 보수적으로 잡은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투자액 대다수는 파운드리 역량 강화에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가장 큰 관심사는 170억달러(약 19조2000억원)의 투자를 예정하고 있는 오스틴 팹 증설로, 삼성전자는 지난 1998년부터 20년 넘게 운영하고 있는 현지 팹 인근에 1.04㎢의 새로운 공장 부지를 확보해 놓고 있다.

    다만 증설이 완전히 결정된 것은 아니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오스틴시 당국과 여러 분야에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며 "가장 좋은 조건의 협의를 끌어내기 위해 협상 중이다"라고 했다. 삼성전자는 오스틴 팹 증설 조건 중 하나로 20년간 8억547만달러(약 9000억원)의 세금 감면을 내세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스틴시와의 협상이 여의치 않을 경우 미국 내 다른 지역에서의 공장 건설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애리조나주 2곳, 뉴욕주 2곳 등이다.

    한국 팹의 생산 능력도 강화한다. 우선 지난해 가동을 시작한 평택캠퍼스 2라인(P2) 5나노 파운드리 생산량을 기존 월 2만8000장에서 4만3000장으로 늘릴 계획이다. 현재 건설 중인 3라인(P3)은 오는 2023년 하반기 양산을 예정하고 있다.

    시장점유율 7%로 업계 3위에 올라있는 미국 글로벌파운드리(GF)는 올해 미국 몰타, 독일 드레스덴, 싱가포르에 각각 위치한 3개 공장에 총 14억달러(약 1조5800억원)을 투입, 내년까지 12~90나노 공정 칩 생산 능력을 높인다.

    토마스 콜필드 글로벌파운드리 최고경영자(CEO)는 "투자의 3분의 1은 공급량 증대를 원하는 고객사로부터 나오게 될 것이라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보통이라면 10년이 걸렸을 기술 채택이 1년 만에 이뤄졌고, 반도체 산업 성장 속도는 예상보다 2배 빨라졌다"고 했다.

    글로벌파운드리의 미국 몰타 팹. /글로벌파운드리 제공
    글로벌파운드리는 몰타 팹 인근에 0.27㎢ 면적의 부지에 새 공장을 건설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다만 공장 건립에는 10조원 이상의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만큼 정부 지원 여부에 따라 투자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콜필드 CEO는 "몰타 공장 증설은 ‘반도체의 미국 내 생산과 연구개발에 인센티브를 주는 법안(Chips for America Act)’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해당 법안은 지난해 마련된 것으로, 지난달 24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 법 시행을 위해 370억달러(약 41조2000억원)의 예산 확보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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