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주총까지 일주일... 최정우 회장 연임 흔드는 노조와 정치권

조선비즈
  • 권오은 기자
    입력 2021.03.04 14:16

    오는 12일로 예정된 포스코(005490)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노동계와 정치권에서 최정우 포스코 회장에 대한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최 회장의 연임이 사실상 결정됐지만, 임기 내 발생한 산재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는 것이다. 재계에서는 포스코가 민영화되고 20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외풍에 시달리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지난달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노총 금속노조 포항지부는 4일 대구지검 포항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 회장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들은 "포스코는 스스로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의지가 없음을 보여줘 왔다"며 최 회장에 대한 수사와 처벌을 주장했다. 금속노조는 지난해 12월에도 같은 혐의로 최 회장에 대한 고발장을 검찰에 냈다.

    전날에는 국회에서 노웅래·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강은미 정의당 의원이 주최하고 금속노조가 주관한 ‘최정우 회장 3년, 포스코가 위험하다’란 제목의 토론회가 열렸다. 국회에서 특정 기업인에 대한 공개 토론회를 여는 것은 이례적이다. 노 의원은 토론회에서 "노동자의 안전을 지키지 않는 악덕기업과 경영진에 대해서 확실한 철퇴를 가해서라도 포스코의 연쇄살인을 이제는 끊어내야 한다"고 했다.

    포스코 이사회는 지난해 12월 최 회장을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주주총회에 추천하기로 의결했다. 이후 노동계와 시민단체 등이 산재사고 등을 이유로 최 회장의 연임을 반대하고 나섰다. 포스코 노조에 따르면 최 회장이 취임한 2018년 7월 이후 현장에서 노동자 14명이 숨졌다. 이 중 산재 판정을 받은 인원은 8명이다.

    여기에 여권(與圈)을 중심으로 정치권도 가세했다. 포스코 지분 11.2%를 가진 최대주주 국민연금공단이 나서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지난달 15일 이낙연 민주당 대표까지 나서 "포스코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에 포스코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가의 투자 책임 원칙)를 제대로 시행해줄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이 지난달 2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산업재해 청문회’에 출석해 산재사고에 대해 사과했지만 ‘연임 반대’ 주장은 계속되고 있다.

    재계에서는 민간기업인 포스코에 정치권이 과도하게 개입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노조가 안전 문제에 대해 최고경영자에게 목소리 내는 것은 당연하지만 정치권이 한 기업의 회장을 콕 집어 비난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며 "창피만 줄뿐 실질적인 안전 개선에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고 했다.

    최 회장이 주주총회를 거쳐 연임에 성공하더라도 앞서 사례처럼 2기 임기(2021년 3월~2024년 3월)를 다 채우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내년 대선이 예정돼 있는데, 역대 포스코 회장들은 정권 교체와 맞물려 임기를 남기고 사임한 경우가 많았다.

    정부가 2000년 포스코 지분을 전량 매각한 뒤에도 예외는 없었다. 유상부 전 회장(임기 1998년 3월~2003년 3월)은 노무현 정부가 들어서고 연임 안건을 다루는 주주총회를 하루 앞두고 사퇴했다. 이구택 전 회장(2003년 3월~2009년 2월)은 2007년 연임에 성공했으나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고 1년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정준양 전 회장(2009년 1월∼2014년 3월)과 권오준 전 회장(2014년 3월~2018년 4월) 역시 연임 후 정권 교체와 맞물려 임기를 각각 1년4개월, 1년11개월 남기고 사임했다.

    재계 관계자는 "산재 청문회에서도 그렇고 정치권에서는 포스코를 ‘국민의 기업’이라고 부른다"며 "포스코를 높게 평가하는 것 같아도 뒤집어보면 주주보다 국민의 대표인 의원들의 말을 잘 들으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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