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시흥 투기한 LH 직원들, 나무심기·지분쪼개기 등 토지 보상 잘 받는 수법 동원"

조선비즈
  • 연지연 기자
    입력 2021.03.03 17:30

    문재인 대통령이 3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광명·시흥 신도시 지구 투기 의혹과 관련해 신규 택지개발 부서 근무자와 가족 등에 대한 토지거래 전수조사를 지시할 정도로 사회적 파장이 확산하고 있다. LH 직원들이 국민주거안정 업무를 담당하는 공기업으로서의 본분을 잊고 내부정보를 활용해 땅 투기에 나선 것이라는 공분이 커졌기 때문이다.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의 광명·시흥 신도시 사전투기의혹 공익감사청구' 기자회견에서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소속 서성민 변호사가 땅투기 의혹을 받는 LH공사 직원의 명단과 토지 위치를 공개하고 있다./연합뉴스
    부동산 전문가들은 토지 보상을 잘 받기 위한 전형적인 방법이 여럿 들어있다고 분석했다. 보상 업무 지식이 많을 LH 직원들이 이를 역이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가장 먼저 지적하는 것은 ‘지분 쪼개기’다. 지분 쪼개기란 지구 지정 전 지분을 나눠 입주권 등을 다수 확보하는 방식이다. 경기도 시흥시 과림동 일대 필지(5025㎡)는 지난해 2월 매매계약이 체결된 뒤 4개 구역으로 땅이 쪼개졌는데, LH의 대토 보상 기준인 1000㎡ 이상을 꼭 맞췄다.

    대대적인 나무 심기도 토지 보상액을 높이기 위한 방법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토지 수용을 앞두고 나무를 심어 보상가액을 높이는 것은 오랫 동안 동원되던 방법이기 때문이다.

    2009년 9월 국토도시연구원(현 토지주택연구원)이 발표한 ‘급등하는 보상비, 돌파구는 없는가’는 보고서에 따르면, 댐 공사의 경우 건설 예정지가 발표된 이후 해당 지역의 일부 주민이 국화, 배나무 등을 집중적으로 심어 토지 보상액이 당초 산정금액보다 3배 이상 많은 1조1748억원을 기록한 사례도 있었다.

    농지계획서를 제출한 것을 두고 장기적으로 영농사업자로 인정받으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영농사업자로 인정을 받는 경우 주택 뿐 아니라 상가분양권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맹지를 싸게 사서 가치를 부풀린 다음 좋은 땅의 대토 보상을 받는 것을 염두에 뒀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LH 직원이 매입한 시흥시 땅의 일부는 도로 등과 연결돼 있지 않은 맹지였다.

    맹지는 통상 개발가치가 없어 싼 값에 거래되는데 이를 광명·시흥지구 인근의 좋은 땅으로 대토 보상을 받으면 투자 수익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대토까지 염두를 한 채로 땅을 매입하는 건 엄청난 두뇌게임을 요하는 일이지만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볼 순 없다"고 했다.

    물론 이들의 투기 의혹이 사실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만약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공공주택특별법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다. 또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부패방지권익위법)에 따라 취득한 재물이나 재산상의 이익은 몰수 또는 추징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처벌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광명·시흥 신도시의 경우 한 차례 택지지구로 지정됐다가 해제된 곳이기 때문이다. 알려질 대로 알려진 요지이기 때문에 업무 중 얻은 정보를 활용했다는 점을 밝히기 어렵다는 논리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정황만 가득한 상황이라 쉽게 단언할 수 없지만, 지분 쪼개기나 작물 심기 등이 행해진 것을 볼 때 땅을 사서 활용한다기보단 보상을 받겠다는 생각이 강했을 것으로 보여진다"면서 "하지만 법리적으로 이런 점을 밝히는 과정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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