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대차, 中 사업 새판짜기… '중국통' 설영흥 부회장 용퇴 후 설호지 전무도 퇴임

조선비즈
  • 연선옥 기자
    입력 2021.03.03 06:00

    정몽구 명예회장 측근인 설영흥 전 부회장 아들

    지난 20년간 현대자동차그룹의 중국 사업을 총괄했던 설영흥 전 현대차그룹 부회장(고문)에 이어 그룹의 중국 전략을 담당하던 설호지 전무(45)가 지난달 퇴임했다. 중국 내 현대차(005380)·기아의 판매 부진이 심각한 상황에서 ‘정의선 시대’를 맞이해 인적 쇄신이 단행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설호지 현대자동차 전무는 지난달 28일 퇴직했다. 최근 2년 동안 이어진 ‘중국 사업 물갈이’ 작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앞서 현대차·기아는 2019년 중국 현지 조직을 재정비하고, 중국사업총괄을 이광국 사장으로 교체했다. 베이징현대 대표이사(총경리)에 최동우 부사장을 임명하고, 기아차 현지법인인 둥펑위에다기아 총경리에는 처음으로 현지인인 리펑 총경리를 영입했다.

    지난 2010년 4월 정몽구(왼쪽에서 두 번째) 당시 현대·기아차 회장이 장쑤성 옌청시의 기아차 중국공장을 방문한 모습. 왼쪽이 설영흥 당시 중국 담당 부회장이다./조선일보 DB
    중국 내 현대차 사업 성적은 처참한 수준이다. 2010년 이후 2018년까지 현대기아차는 매년 중국에서 100만대 이상을 판매했지만, 2019년 90만대 수준으로 하락해 지난해에는 70만대를 밑돌았다. 사드 사태 이전인 2016년 연간 판매량이 180만대에 육박한 것을 감안하면 판매 실적이 절반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설호지 전무가 퇴직한 것을 두고 한 업계 관계자는 "정의선 회장은 중국 시장만큼은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며 재기를 모색하고 있다"며 "실력 있는 외부 인재를 적극적으로 영입해 순혈주의를 타파하고 미래 모빌리티 사업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을 최고 목표로 세운 정의선 시대에 상징적인 인사"라고 평가했다.

    설호지 전무
    회사 안팎에서는 이번 인사가 정의선 시대의 개막을 본격적으로 알린 것으로, 중국을 총지휘해 온 ‘설영흥 라인’이 완전히 퇴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설호지 전무는 정몽구 명예회장의 오랜 심복인 설영흥 전 부회장의 아들이다.

    설영흥 전 부회장은 1999년 4월 현대정공(현재의 현대모비스(012330))에서 현대차로 영입된 뒤 2004년 중국 담당 부회장으로 승진하는 등 20년간 현대차·기아 중국 사업을 총괄해왔다. 화교 출신인 그는 현지의 탄탄한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관시(關系·관계)'를 중시하는 중국에서 현대차의 위상을 높인 일등 공신이다. 정몽구 명예회장을 오랫동안 보좌하며 신뢰를 쌓아온 덕에 정몽구 명예회장에게 직언할 수 있는 최측근 중 한 명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정의선 시대로 접어들며 설영흥 전 부회장의 입지는 계속 좁아졌다. 정의선 회장은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한 직후인 2018년 11월, 중국사업본부 인사를 단행하면서 설영흥 중국사업총괄 상임고문을 비상임고문으로 물러나게 했다.

    아버지의 후광 덕에 그룹 내에서 빠른 승진 가도를 달리던 설호지 전무도 정의선 회장이 그룹 총수에 오르면서 물러나게 됐다. 성균관대를 졸업한 설호지 전무는 입사 8년 만인 2011년 부장에서 이사대우로 승진해 35세에 처음 임원이 됐다. 지난 2019년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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