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사기 힘드네"… 벤츠·포르쉐, 지금 계약해도 1년 대기

조선비즈
  • 연선옥 기자
    입력 2021.02.25 06:00

    국내 수입차 판매가 사상 최대를 기록하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고질적인 대기 문제가 지속하면서 소비자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일부 인기 모델은 계약을 하고 차량을 받기까지 1년이 넘게 걸리기도 한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올해 고급 세단 S클래스 완전변경 모델을 약 1만대 들여와 다음달 출시할 예정인데 이미 모두 팔렸다. 지금 계약해도 출고까지 1년은 기다려야 한다. 최근 판매가 빠르게 늘고 있는 볼보 역시 인기 모델은 차량을 받기까지 약 10개월이 걸린다. 볼보는 지난해 각각 1000대 정도 출고된 S90, XC40의 경우 올해 물량을 3000대 수준으로 대폭 늘렸지만, 늘어난 수요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다.

    벤틀리·람보르기니·포르쉐 등 한 대당 가격이 수억원에 이르는 고급 슈퍼카 브랜드 역시 대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긴 마찬가지다. 포르쉐 인기 모델인 카이엔의 경우 주문 이후 차량을 받기까지 최소 1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슬로바키아 공장에서 100만번째로 생산된 포르쉐 SUV 카이엔./포르쉐 제공
    수입차 구매 과정에서 일정 기간 대기는 불가피하다. 소비자가 선택한 옵션에 맞춰 주문이 들어간 뒤 해외 공장에서 제품이 생산돼 국내에 들여오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 소비자들은 한국에서 수입차 판매가 빠르게 늘면서 미국, 중국 다음으로 중요한 시장이 됐는데, 대기 기간이 1년에 이르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7년 넘게 타던 차를 바꾸기 위해 최근 한 수입차 매장을 방문한 직장인 김모씨는 "한참 상담을 받고 계약하려니 내년에야 차를 받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다른 모델을 알아봤는데, 인기 차종 대부분이 상황이 비슷했다"며 "수요가 늘어나는 것을 알면서도 업체들이 왜 충분히 물량을 들여오지 않는 것인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글로벌 업체들은 한국 수입차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를 고려해 국내에 물량을 적극적으로 배정하고 있지만,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한다. 또 서비스센터 등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무작정 물량을 들여오면 장기적으로는 시장을 잃는 패착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결과라고 말한다. 수요를 따라갈 충분한 물량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애프터서비스(A/S) 등 관련 인프라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 소비자 불만이 누적되기 때문에 무조건 판매량을 늘릴 수 없다는 것이다.

    경기도 부천에 있는 볼보 서비스센터 모습./볼보 제공
    올해 국내 시장에서 1만5000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볼보가 서비스센터와 전시장 확충에 5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이유도 이 때문이다. 볼보는 올해 전국 5개 지역에 서비스센터를 새로 열고, 일산 서비스센터를 확장 이전해 총 33개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워크베이도 20% 확충할 계획이다.

    ‘디젤 게이트’ 파문 이후 2016년부터 2년간 판매를 중단했던 아우디가 판매 중단 기간 서비스센터와 차량 수리 공간인 워크베이를 확충하고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2010년대 들어 판매량이 급증했던 재규어랜드로버의 경우, 단기간 판매가 늘어났는데 인프라를 구축하지 못해 결국 나중에 판매 감소로 이어졌다"며 "이런 사례가 반복되지 않게 도입 물량을 관리하다 보니 장기 대기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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