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로켓제조사 아스트라, 연내상장 업고 1위 ‘로켓랩’ 잡을까

조선비즈
  • 박수현 기자
    입력 2021.02.24 13:18 | 수정 2021.02.24 14:24

    미국의 로켓 제조 스타트업 아스트라가 올해 2분기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홀리시티(Holicity)와 합병해 우회 상장한다. 아스트라는 2019년 미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주최한 로켓 신속 발사 능력 경진 대회 ‘로켓 챌린지’에서 우승한 업체다. 상장시 공격적인 설비 투자를 통해 업계 1위 로켓랩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크리스 켐프 아스트라 최고경영자(CEO)는 23일(현지 시각) 미 경제전문매체 CNBC와 인터뷰에서 "우리가 하려는 건 (단순히 로켓 발사가 아니라) 플랫폼을 짓는 것"이라며 "초창기 아마존을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배달용 트럭 회사나 물류창고 회사를 넘어 새로운 유통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한 아마존처럼, 아스트라도 소형 위성용 로켓 발사에서 새 지평을 열 것이란 포부다.

    2020년 9월 11일 미국 알래스카주에서 발사되고 있는 아스트라의 로켓3.1. /아스트라
    아스트라는 지난해 12월 15일 미국 알래스카주 코디악 섬에서 로켓3.2를 발사하는 데 성공했다. 로켓을 초속 7.2km의 속도로 쏘아올려 목표 고도 390km까지 도달시킨 것이다. 예상 궤도진입 최저속도보다 초속 0.48km가량 못 미치며 궤도 안착에는 실패했지만 아스트라는 당시 기대 이상의 결과라는 호평을 받았다. 세 번째 시도만에 발사를 성공한 데다가, 추진연료 양만 조절하면 다음 시도에서는 위성을 싣고도 로켓을 궤도에 올릴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CEO)가 세운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도 네 번의 시도 끝에 팔콘1 로켓을 궤도에 올린 바 있다.

    아스트라는 상장으로 조달할 자금을 제조시설 완공에 투입해 오는 2025년까지 연간 300회씩 로켓을 발사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23년까지 매주 로켓을 발사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아스트라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주도하는 상장지분 사모투자(PIPE) 2억 달러를 포함해 최대 5억 달러(약 55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켐프 CEO는 "5억달러로 2025년까지 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아스트라는 이밖에도 군집위성을 발사할 때 소형 위성을 함께 묶어 발사할 수 있도록 하는 ‘로켓 합승제’를 추진하겠다는 야망을 갖고 있다. 켐프 CEO는 "지금 체계는 기업 입장에서 원하는 곳에 위성을 배치할 수 없다는 아쉬움이 있다. 발사 한 번에 한 개 지점만 도달할 수 있는 현 로켓 기술 특성상 위성들이 한 곳에 몰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라며 "아스트라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발사 한 번으로 위성을 각각 다른 위치에 올릴 수 있도록 하는 ’모듈러 우주선’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아스트라는 이 우주선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이 2022년부터 수익을 낼 것이며, 그 규모는 2025년까지 3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20년 12월 15일 아스트라의 로켓3.2가 미국 알래스카주를 떠나 우주로 쏘아진 뒤, 대기권 밖에서 지구를 촬영한 모습. /아스트라
    물론 아스트라의 모든 계획이 일장춘몽에 그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아스트라는 아직 상업용 로켓을 발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스트라도 이에 대해 "연내 첫 상업용 로켓 발사를 계획하고 있지만, 실패할 경우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밝힌 바 있다.

    더욱이 연간 300회 발사는 2020년 전 세계에서 이뤄진 궤도 발사 숫자의 거의 세 배에 달하는 양이다. 캐나다 시장조사기관 캐너코드 지뉴이티(Canaccord Genuity)의 켄 허버트 애널리스트는 "매일 로켓 하나씩을 쏘아올린다는 뜻"이라며 "굉장히 야심찬 목표다. 이제껏 어떤 기업도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짚었다. 그는 "이론상으로는 가능하지만 모든 것이 완벽하게 이뤄져야만 실현 가능한 목표"라며 "발사 하나만 실패해도 계획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했다.

    경쟁자도 많다. 소형 위성 발사는 로켓 제조업체들로선 매우 유망한 미래 시장이기 때문이다. 앞서 시장조사업체 프로스트앤설리번(Frost & Sullivan)은 2033년까지 소형 위성이 2만기 이상 발사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른 위성 발사 시장 규모는 2030년 28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봤다. 선두주자인 로켓랩은 특히 지금까지 열여섯 번이 넘는 발사를 진행했고, 올해는 발사한 로켓 1단계 추진체를 헬리콥터를 이용해 공중에서 회수하는 데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아스트라의 크리스 켐프(오른쪽) 최고경영자(CEO)와 아담 런던(왼쪽) 최고기술경영자(CTO). /아스트라
    켐프 CEO는 아스트라의 가치가 이번 합병을 통해 21억 달러까지 뛸 것이란 전망에 힘입어 희망을 고수하고 있다. 로켓 발사 계획이 다소 지연되더라도 기업의 잠재력에는 변화가 없기 때문에 투자가 큰 폭으로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아스트라 로켓의 가격 경쟁력도 기대를 걸어볼 만한 요소다. 아스트라는 현재 로켓랩의 일렉트론 이용가(700만 달러)보다 2.8배 저렴한 250만 달러대에 가격을 책정하고 있다. 상업용 로켓 발사에 성공하기만 한다면 꽤 승산이 있다는 의미다.

    한편 아스트라는 로켓 발사 과정이 비교적 짧고 간단하다는 점을 고려해 이용가를 낮게 책정했다. 발사에 필요한 기반시설을 준비하는 데 다섯 명이면 충분하며, 이들이 로켓을 최종 점검하는 데에도 일주일이 채 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 기반시설은 휴대가 가능하다. 이와 관련, 켐프 CEO는 "필요한 건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허가 뿐"이라며 "땅바닥에 울타리를 쳐놓고 다섯 명에게 5일만 주면 로켓 발사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FAA가 아스트라가 계획하는 시간표에 맞춰 허가를 내줄지는 미지수다. 아스트라는 오는 7~9월 합병을 마무리하고 나스닥에 ASTR이라는 종목 코드로 상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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