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 1년 6개월째 운동기구 없이 텅텅 빈 아파트 헬스장, 사연은?

조선비즈
  • 고성민 기자
    입력 2021.02.24 11:00

    신축 아파트에서 커뮤니티 시설 내 헬스장 운동기구를 둘러싸고 입주민과 재건축 조합, 시공사 사이에서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 입주 이후 1년 6개월여 동안 헬스장에 운동기구가 설치되지 않는 특이한 일이 벌어져 조합과 시공사간 책임 공방이 오가고 있어서다.

    서울 강북구 미아동 ‘꿈의숲해링턴플레이스’ 커뮤니티시설 내 헬스장이 텅 빈 상태로 방치돼 있다. /독자 제공
    2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2019년 9월 입주한 서울 강북구 미아동 ‘꿈의숲 해링턴 플레이스’의 커뮤니티 시설 내 헬스장은 입주 1년 6개월여가 지나도록 빈 공간으로 방치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임시 폐쇄가 아니다. 헬스장 내부에 운동기구들이 없어서다.

    꿈의숲 해링턴플레이스는 미아 9-1구역을 재건축한 1028가구 단지다. 시공은 효성·진흥기업이 맡았다. 진흥기업 지분이 60%, 효성 지분이 40%다. 2017년 3월 분양 당시 분양가는 84㎡가 5억원 안팎이었는데, 현재는 84㎡가 10억원을 넘긴 ‘10억 클럽’ 단지가 됐다.

    집값이 분양가의 2배가 됐지만, 헬스장 내 운동시설은 단지의 가장 큰 고민거리다. 당시 입주자 모집공고문에는 주민운동시설로 실내골프연습장, 피트니스센터, GX룸, 배드민턴장, 야외운동기구가 마련된다고 적혔다. 공식 분양 홈페이지도 "스포츠에서 교육, 친목 활동까지 효성해링턴 플레이스에서 가족, 이웃과 함께하는 일상은 강북의 새로운 문화가 된다"면서 "피트니스센터를 갖춰 입주민의 건강한 생활을 지원한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입주 이후 1년 6개월여 동안 피트니스센터는 내부 인테리어가 이뤄지지 않은 공실로 방치됐고, 운동기구가 들어오지 않아 이용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또 외부 배드민턴장이 마련되지 않았고, 멀티미디어실에도 방음 설비나 미디어 장비가 들어오지 않았다. 통상 입주 때 커뮤니티시설이 완공되는 것과 비교하면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 벌어진 것이다.

    입주민 A씨는 "신축 아파트 피트니스센터에 운동기구가 1년이 넘도록 없는 것이 말이 되느냐"면서 "코로나 여파로 어차피 헬스장 운영을 못 하는 상황이어서 망정이지,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주민들이 다 들고일어났을 것"이라고 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입주민들에 따르면 이런 허술한 일이 벌어진 데 대해 조합은 시공사 탓을, 시공사는 조합 탓을 하며 책임을 미루고 있다. 진흥기업은 애초 조합과 시공계약을 체결할 때 운동기구를 설치해 주지 않는다고 계약했으므로 조합의 책임이라고 주장하고, 조합은 이 내용을 인정하면서도 진흥기업이 허위 분양 광고를 한 것이 잘못이라고 주장한다는 것이다. 결국 애꿎은 입주민들이 비용을 들여야 하는 처지가 됐다.

    이 단지 입주자대표회의는 허위 광고로 인한 분양이라며 강북구청과 공정거래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하는 한편, 단지 맞은편에 들어설 ‘꿈의숲 한신더휴’ 시공사인 한신공영에 공사 소음으로 인한 보상비를 받아 운동기구를 설치하는 방법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단지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헬스장 내부 인테리어는 진흥기업에서 해주고, 운동기구는 보상비를 받아 들여오는 쪽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조합 관계자는 "운동기구를 시공사에서 매입해주지 않기로 한 계약을 조합과 시공사가 체결한 것은 맞으나, 그와 동시에 고급 마감재로 시공하는 등 시공사로부터 다른 것들을 더 많이 받기로 계약했다"면서 "운동기구를 받지 못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시공사와 계약에서 조합이 이득을 더 많이 봐, 옳은 경영 판단이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아파트 분양 과정은 시공사에 위임했기 때문에 허위분양이라며 조합을 탓해선 안 된다"고 했다. 진흥기업에서는 아무런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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