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박스 안 만드는 제지업체도 쿠팡 상장소식에 주가 요동

조선비즈
  • 정민하 기자
    입력 2021.02.24 06:00

    작년 말 ‘종이박스 대란’에 이어 쿠팡의 미국 증시 상장 소식이 전해진 후 제지주(株)가 급등락하고 있지만, 일부 기업의 경우 포장이나 택배 종이와 관련이 적어 투자 시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대영포장(014160), 영풍제지(006740), 태림포장(011280), 아세아제지(002310), 대양제지(006580), 삼보판지(023600), 신대양제지(016590), 한국수출포장, 신풍제지(002870)등을 골판지 관련 종목으로 보고 있다. 이들이 속한 종이 및 목재 종목은 올해 들어 평균 8.37% 올랐다. 쿠팡 상장 소식이 전해진 지난 13일 이후로 보면 사흘간 17.28% 급등한 뒤 하락세로 전환해 23일까지 11.01% 떨어졌다.

    한 골판지업체 공장에서 관리자가 골판지를 운반하고 있다. /조선DB
    종이박스·포장지의 원자재인 골판지는 지난해 말부터 대란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한 달에만 사상 최고치인 3억개의 상자가 전국에 배송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8.3%가 늘어난 규모다. 여기에 지난해 10월 골판지 원지 생산량의 7~8%를 담당하는 대형 업체인 대양제지(006580)안산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공급부족 현상이 나타났다.

    골판지 대란 이후 해당 상황과 관련이 없는 업체의 주가도 큰 폭으로 뛰었다. 지난해 12월 한 달여 만에 약 70% 급등했던 신풍제지(002870)주가는 이번 쿠팡 상장 소식에 하루에 11.59% 올랐다. 택배 물량이 늘면 골판지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그러나 신풍제지는 골판지를 생산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9월 제지 생산을 해오던 기계 설비를 한창제지에 매각한 신풍제지는 2019년 12월을 끝으로 종이 생산을 중단했다. 신풍제지는 지난해 12월 7일 ‘골판지를 취급하지 않고 있어 최근 택배 대란으로 인한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공시를 냈으나, 주가는 여전히 골판지 관련 상황의 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

    제지업계에선 산업용지 생산업체가 택배 수요 증가로 인한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한다. 종이는 크게 인쇄용지(기록물)·산업용지(포장)·위생용지(화장지)로 구분하는데 이 중 산업용지는 택배박스 등에 쓰이는 골판지와 제과·화장품 등 포장재로 쓰이는 백판지로 나뉜다. 영풍제지(006740)·아세아제지(002310)·태림포장(011280)·삼보판지(023600)는 골판지 또는 골판지 상자 제조업체, 한창제지(009460)는 백판지 제조업체에 속한다.

    일러스트=정다운
    제과·의약품·화장품 포장재로 쓰이는 백판지 업체는 지난해 코로나19 수혜로 실적이 크게 늘었다. 택배 물량과 배달음식 이용이 급증한 영향이다. 백판지 등 산업용지 사업이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깨끗한나라(004540)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463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의 51억원보다 9배 넘게 늘었다.

    인쇄용지 업체는 비대면 근무 및 비대면 수업 활성화로 타격을 입었다. 펄프·인쇄용지 등을 생산 및 판매하는 무림P&P(009580)는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117억원으로 전년(442억원)보다 약 73% 감소했다. 국내 1위 제지업체인 한솔제지(213500)는 지난 3분기에 산업용지 실적은 양호했으나, 인쇄용지(-73억원)와 특수지(-20억원)에서 적자를 기록하면서 실적이 부진했다.

    제지업계 관계자는 "폐지 수입제한·포장재법 등 제지업계에 현안이 산적하다 보니 주가 역시 크게 영향을 받는 것 같다"면서 "제지업계는 종이 종류 등에 따라 다양화·세분화됐기에 투자 전 꼼꼼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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