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첨만 된다면 멀어도 좋아”... 수도권 비인기지역 청약 노리는 2030

조선비즈
  • 백윤미 기자
    입력 2021.02.23 15:20

    #1. 판교에 직장을 둔 A(29)씨는 최근 경기 광주에 전셋집을 알아보고 있다. 2년 동안 해당 지역에 의무 거주해야하는 3기 신도시와 달리 광주는 1년만 거주하면 청약 1순위 자격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최근 많이 오른 경기 규제지역보단 상대적으로 청약 경쟁률도 낮고 그나마 직장과 가까운 곳이라 이곳 청약을 노리고 있다"고 했다.

    유례 없는 전세난과 청약 광풍이 불면서 가점이 낮은 20~30살 청년 세대가 경기 광주, 가평, 양주 등 수도권 외곽의 비인기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수도관 외곽 지역의 신축 아파트 청약은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치열하지 않아 쉽게 당첨 기회를 얻을 것이란 분석에 따른 것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청약 전략이 젊은이들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할 때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점에서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거래 비용이 높아진 점을 감안하면 3기 신도시 등 상급지로 가는 게 낫다는 의견 등 엇갈린 분석을 내놨다.

    일러스트=안병현
    23일 한국부동산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18일 진행된 경기 광주의 ‘더샵 오포 센트리체’ 아파트 특별 공급에서 수도권 신혼 부부와 생애 최초 등 무주택자들이 몰려 100% 소진율을 기록했다. 평균 경쟁률은 4.49대 1, 최대 경쟁률은 84㎡B타입에서 9.3대 1으로 집계됐다.

    지난 달 경기 가평에서 분양한 ‘가평자이’는 365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4176건의 청약 통장이 몰리며 평균 11.4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해 전 타입이 1순위에 마감됐다. 같은 달 분양한 ‘e편한세상 가평 퍼스트원’ 역시 특별공급을 제외한 381가구 모집에 2392건의 청약이 접수됐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간 같은 지역에 공급된 2개 단지의 청약 경쟁률이 평균 0.27대 1인 것을 감안하면 큰 폭으로 오른 셈이다.

    이번 달 청약을 진행한 경기 양주의 ‘양주 옥정 더원 파크빌리지’도 681가구 모집에 2217건의 청약자가 몰려 평균 3.2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앞서 지난해 8월 분양한 ‘양주 옥정신도시 3차 노블랜드 에듀포레'가 1042가구 모집에 354건의 청약이 접수된 것과 대조되는 결과다.

    비인기지역의 청약 경쟁률이 높아지는 이유는 지난 해까지만 해도 눈에 띄는 상승률을 보이지 않던 수도권 외곽 지역의 아파트값과 전세값까지 올랐기 때문이다. 이렇게 집값이 오를 바에야 수도권 외곽 아파트라도 청약을 받는 편이 낫다는 계산이 선다는 것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경기 광주의 올해 누적 아파트값 상승률은 1.88%, 전셋값 상승률은 1.42%로 전국 상승률 매매 1.65%, 전세 1.37%를 웃돌았다. 올해 집값이 크게 상승한 양주는 매매변동률 6.33%, 전세변동률 3.18%를 기록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특히 가점이 낮은 2030세대의 경우 접근성이 더 떨어지면서 그간 소외 됐던 지역을 찾는 방법이 없다는 점을 청년층이 인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공공분양으로 추첨제를 도입하는 등 젊은 세대에게 청약의 문턱을 더 낮추겠다고 하고는 있지만, 2.4 공급대책에 따라 공공분양 청약에 일반공급이 늘어나면 생애최초·신혼부부 특공 물량은 비중이 줄어들 확률이 크다는 셈을 청년층이 했다는 뜻이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자금 여력이 없는 젊은 층이 당첨될 가능성이 높은 쪽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면서 "거리가 멀더라도 단독주택이나 빌라보다는 신축 아파트가 낫다는 생각이 퍼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실거주 측면이나 임차를 주고 나오겠다는 전략에서 나쁘지 않고 장기적으로 서울로 집중된 수요를 분산하는 측면에서도 괜찮다고 본다"고 했다.

    반면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서울 분양 아파트가 두 배 가까이 오르니 수도권 비인기지역까지 오르지 않을까 하는 기대심리에서 비롯된 움직임으로 보인다"면서도 "3기 신도시나 수원, 김포 등 서울과의 접근성을 고려해 청약 대기 수요로 움직이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이보다 더 외곽으로 빠져 분양을 받겠다는 판단은 맥을 반대로 짚은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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