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3강체제 굳히는 쓱닷컴...월마트식 오픈마켓 노린다

조선비즈
  • 김은영 기자
    입력 2021.02.19 06:00

    SSG닷컴 작년 거래액 3조9236억원 전년比 37%↑
    쿠팡·네이버쇼핑 이어 이커머스 톱3 올라
    신선식품 강하지만, 상품 구색 약해

    그래픽=김란희
    쿠팡의 뉴욕증시 상장과 함께 신세계(004170)그룹 통합 온라인 쇼핑몰 SSG닷컴(쓱닷컴)의 성적표가 공개되자, 국내 이커머스 시장 판도가 쿠팡·네이버쇼핑·SSG닷컴의 3강 구도로 재편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9일 이마트(139480)공시에 따르면 SSG닷컴의 지난해 거래액은 3조9236억원으로 전년 대비 37% 증가했다. 매출은 1조2941억원으로 전년 대비 53% 늘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쇼핑 수요가 급증했지만, 국내 이커머스 업체 중 작년 매출이 30% 이상 성장한 곳은 쿠팡(41%), 네이버쇼핑(38%), SSG닷컴 정도에 불과하다. 나머지 업체들은 14% 성장한 이베이코리아를 제외하고는 매출이 한 자릿수 성장하거나 역신장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SSG닷컴이 쿠팡·네이버쇼핑과 함께 '톱3'에 안착할 것이란 평이 나온다. 이마트를 기반으로 한 신선식품 노하우와 전국 점포를 활용한 물류 경쟁력이 높아질 거란 기대감에서다. 미국의 대형마트 월마트가 이런 식으로 아마존과 경쟁 구도를 형성한 선례가 있다.

    그러나 상품 구색이 경쟁자에 못 미치는 건 SSG닷컴의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쿠팡과 지마켓은 품목 수가 각각 2억개, 1억개에 달하는 반면 SSG닷컴의 품목 수는 1000만 여개로 10분의 1에 불과하다.

    경기도 김포시에 있는 SSG닷컴 온라인 자동물류센터 네오003./SSG닷컴
    이를 개선하기 위해 SSG닷컴은 오픈마켓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금까지는 신세계그룹의 제품만 판매하는 통합 몰이었다면, 온라인 사업자와 제휴해 다른 제품도 판매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작년 2월 이용약관에 ‘통신판매중개서비스’를 추가하고, 금융감독원의 전자금융업 등록 승인을 받는 등 오픈마켓 사업을 준비해 왔다. 원래 지난해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안정성 향상을 위해 출범 시기를 올해로 연기했다. 지난해 말엔 최영준 전 티몬 부사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최고전략책임자(CSO)로 임명했고, 올 초엔 쿠팡과 이베이에서 각각 식품 관련 상품기획자와 인사 담당 임원을 영입했다.

    이를 위해 SSG닷컴은 IT 개발, 온라인 상품기획, 브랜딩, 채널 제휴 등 15개 직무의 경력사원을 뽑는 대규모 공개채용을 지난 15일부터 시작했다.

    오픈마켓은 상품 구색을 늘리는 것 외에도 장점이 많다. 트래픽이 증가하면 광고 수익을 늘릴 수 있다. 이베이코리아, 11번가 등 주요 오픈마켓 업체들은 매출의 절반을 광고 수입으로 번다. 아마존도 광고로 연간 100억달러 이상을 벌어들인다.

    유통 규제도 피할 수 있다. 이마트를 기반으로 신선식품과 생필품을 판매하는 SSG닷컴은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의무휴업일엔 상품을 배송하지 못하지만, 통신판매중개업인 오픈마켓엔 이런 규제가 없다. 오픈마켓을 활성화하면 규제로 발생하는 서비스 공백을 메울 거라는 기대가 나온다.

    문제는 운영 방식이다. 롯데쇼핑(023530)이 지난해 4월 출범한 그룹 통합쇼핑몰 ‘롯데온’은 출시 초부터 자사 직매입과 오픈마켓을 병행하는 '투 트랙' 전략을 앞세웠다. SSG닷컴도 투 트랙 전략을 시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회사 내부에서는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자사 입점사의 상품과 오픈마켓 상품이 경쟁 구도에 놓이면, 신세계그룹의 이익이 감소할 것이란 우려에서다. 오픈마켓에서 종종 발생하는 가품 판매나 가격 뻥튀기 논란에 휘말릴 수도 있다.

    이커머스 업체 한 임원은 "초저가 전략을 기반으로 한 오픈마켓이 과연 신세계그룹의 이미지와 맞는지에 대한 딜레마가 있을 것"이라며 "오픈마켓을 하더라도 기업 이미지에 적합한 방식을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쇼피파이와 제휴해 마켓플레이스를 연 월마트./월마트
    일각에선 외부 플랫폼과의 제휴를 유력하게 보는 시각이 있다. 이마트가 사업 롤모델로 삼는 월마트는 지난해 캐나다 쇼핑몰 플랫폼 솔루션 업체 쇼피파이와 제휴를 맺었다.

    이를 통해 1억2000만명의 쇼피파이 판매자들이 월마트 마켓플레이스(장터)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오픈마켓 운영안을 발표했다. 쇼피파이 판매자들이 월마트 쇼핑몰에서 상품을 팔고, 월마트의 배송 및 반품 정책도 이용하도록 한 것이다.

    SSG닷컴도 이런 방식으로 오픈마켓 전략을 짤 것이란 관측이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과 제휴해 SSG닷컴에서 상품을 팔고, 이마트 점포에서 상품을 교환하거나 픽업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지난달 28일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를 만난 것도 이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SSG닷컴은 이마트가 가진 신선식품 장점을 활용해 이커머스 플랫폼의 독주 속에서도 선방했다"며 "오픈마켓을 하더라도 기존의 자산과 어떻게 보완관계를 갖출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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