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세계 각국이 백신주사기 확보 못해 어려운 실정"
박영선, 국내 백신주사기 美 FDA 승인 받자
"日, 이 주사기 확보 못해 백신 폐기"…17일부터 접종
주사기 생산은 삼성전자·FDA 승인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지원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코로나19 백신 접종용 최소 잔여형(LDS·Low Dead Space) 백신주사기를 생산 현장을 방문했다. 일반 주사기는 백신 한 병으로 5회 접종할 수 있지만, 이 주사기를 사용하면 6번 접종 가능하다. 청와대는 LDS 백신 주사기를 생산하는 업체에 대해 "마스크와 진단시약에 이어 K-방역의 신화를 써가고 있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전북 군산시 코로나19 백신접종용 최소잔여형(LDS) 백신주사기 생산 현장인 풍림파마텍을 방문해 일반 주사기와 LDS 백신주사기 비교 시연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전북 군산시 군산자유무역지역에 있는 풍림파마텍을 방문했다. 이날 행사에는 풍림파마텍과 신아양행, 두원메디텍 등 LDS 백신주사기를 생산하고 있는 업체 경영진과, 백신주사기 생산공정 효율화를 지원하는 삼성전자 스마트공장지원센터 관계자가 참석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백신주사기 생산 현장 방문 행사에 대해 "세계 각국이 LDS 백신주사기를 확보하지 못해 어려운 실정"이라며 "우리나라의 경우 국내에 충분한 물량을 공급하고 있다"고 했다.

신아양행은 1995년 국내 최초로 LDS 주사기를 개발했다. 두원메디텍은 지난해 초 직원이 코로나 유증상자로 분류돼 직장 폐쇄 위기를 겪은 것을 계기로 LDS 백신주사기 생산 능력을 선제적으로 확장했다. 풍림파마텍은 의료기기를 수입해 판매하다가, 의료기기 국산화 사업을 벌이고 있고,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LDS 백신주사기 생산에 성공했다. 풍림파마텍은 정부의 '대중소 상생형 스마트공장 구축 사업으로 삼성전자의 지원을 받아 LDS 백신주사기 시제품 제작에서 생산까지 한 달 만에 완료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 1월 19일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룸에서 '2020년도 중소기업 수출 동향 및 특징' 브리핑을 하며 코로나19 백신 주사기를 공개하고 있다.

임세은 청와대 부대변인은 이날 행사와 관련해 "문 대통령이 방문하는 풍림파마텍의 최소잔여형 백신주사기는 지난 17일 미국 식품의약국(FDA) 정식 승인이 났다"며 "미국, 유럽, 중동, 동남아 등에서 대량 구매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번 행사 참석 업체에 대해 "마스크와 진단시약에 이어 K-방역의 신화를 써가고 있다"고 했다.

국내에서 생산하는 백신접종용 주사기는 최근 일본의 코로나 백신 접종 상황 때문에 화제가 됐다. 일본 정부는 이 주사기를 확보하지 못해, 일본 내 공급 계약된 화이자 백신 7200만명분 중 약 1200만명분을 폐기해야 한다. 일본은 전날(17일)부터 화이자가 생산한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풍림파마텍이 생산한 주사기는 접종 후 주사기에 잔존하는 백신량이 기존 제품에 비해 30%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일한 백신 물량을 기존 주사기로 접종할 경우 100만명 접종 후 물량이 소진되지만, 풍림파마텍 주사기로는 120만명을 접종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주사기가 FDA 승인을 받게 된 것도 화이자 등 백신 제조업체들의 요청이 있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 주사기가 미국 FDA 사용승인을 받게 된 절차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실무적 지원이 있었다. 주사기 생산과 사용승인을 받는 과정에서 삼성 측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었던 셈이다.

풍림파마텍의 백신주사기 개발을 지원한 삼성전자의 김종호 스마트공장지원센터장은 이날 행사에서 "작년 연말 화이자가 주사 잔량 25μ(마이크로) 미만의 주사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풍림파마텍 기술진과 삼성의 금형 전문가가 모여 잔류량 제로 수준의 세계 최고 주사기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풍림파마텍 백신주사기는 잔류량이 4μ에 불과하다. 그는 "삼성 전무가 30여명을 설비업체, 금형업체, 풍림파마텍 현장에 투입해 1개월만에 월 1000만대 양산 체제를 구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전날 풍림파마텍의 백신 주사기가 미 FDA 승인을 받자 올린 페이스북 글에서 "중기부 장관으로 마지막 마무리 작업을 하고 나왔는데, 일본은 이 주사기를 확보 못해 백신을 폐기했다고 한다"고 썼다.

일본 도쿄에서 지난 17일 코로나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세계 70여개국에서 코로나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에서는 오는 26일 처음으로 코로나 백신 접종이 실시된다. 경북 안동 SK바이오사이언스 공장에서 생산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그간 수출만 하다 오는 24일 한국 정부에 처음으로 공급된다. 백신 공동구매·배분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도입할 화이자 백신 11만7000도즈는 2월 말에서 3월 초 들어온다. 한국 정부가 화이자 측과 계약한 백신 물량은 3월 말에 들어와 4월 초 접종을 시작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