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칼럼] 기업인의 최고의 기부는 혁신과 도전이다

조선비즈
  • 송기영 재계팀장
    입력 2021.02.18 12:00

    정부 예산 1조원을 들여 단기 청년인턴 10만개를 만드는 것과 기업이 5조원을 투자해 장기 일자리 10만개를 창출하는 것, 어느 쪽이 고용 창출에 효과적일까. 다수는 청년인턴보다 기업 일자리 10만개를 선호할 것이다. 4조원의 비용 격차를 감안해도 그렇다. 전자는 ‘이력서 한줄’로 사라지겠지만, 후자는 가족을 포함해 수십만명을 먹여살린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청년인턴, 청년디지털 일자리는 약 10만개에 달한다. 이에 투입되는 예산은 연간 1조원 수준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약 5조원을 투입해 독일 베를린 외곽에 세계 최대 배터리셀 공장을 건설할 계획을 발표했다. 테슬라의 유럽 첫 공장이다. 독일 현지 언론들은 이 공장 건설로 1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정책의 문제를 지적하려는 의도는 아니다. 혁신적인 기업가가 얼마나 많은 고용 창출을 할 수 있는지 보여주기 위함이다.

    테슬라가 중국 상하이에서 지은 공장에서도 1만2000여명의 직접 고용이 이뤄졌다. 최근에는 인도에 공장을 설립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미국 오클라호마주와 텍사스주는 최대 2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테슬라 공장 유치를 위해 수백억원의 세금 감면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기도 했다. 머스크는 수만개의 일자리를 몰고 다닌다.

    문득 머스크를 보며 기업인의 본분을 생각했다. 세계 부호 1~2위를 다투는 그는 미국인 기부자 50위권(미국 자선활동 전문지 크로니클 오브 필랜스로피 1월 발표 기준)에도 들지 못한다. 대중들은 그런 일론 머스크를 ‘짠돌이’라고 욕하지 않는다. 수천억원짜리 로켓이 착륙하다 폭발해도 "예상했다"며 눈하나 깜짝하지 않고, 전 세계를 누비며 수만개의 일자리를 선물하는 머스크에 열광할 뿐이다. 대중이 그에게 바라는 것은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기업가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최근 5조원 이상을 기부하겠다고 밝혀 찬사를 받은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도 한국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가 중 한명이다. 잘다니던 대기업에서 뛰쳐나와 PC방을 열고 게임업체 한게임과 국민메신저 카카오톡을 창업한 성공 스토리는 젊은이에게 귀감이 된다. 어쩌면 대중들은 아직도 김범수 의장에게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벤처기업가의 모습을 바라고 있을지 모른다. 화성 식민지를 건설하고 행성 간 여행을 하겠다는 머스크는 김 의장보다 4살 젊다.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경제 위기에 직면한 지금 기업인이 할 수 있는 가장 큰 사회 환원은 투자와 도전, 혁신을 통해 사회를 진일보시키고 더 많은 고용을 창출하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공정거래 3법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 기업을 옥죄는 법을 쏟아내고 있다. 한편으로는 대기업 이익을 협력업체에 나눠주라는 이익공유제를 들고 나와 사기업의 주머니를 털 방법에 골몰한다. 여당 의원들은 기부금이 적다는 이유로 국정감사 때 기업 CEO를 줄소환해 윽박 지른다. 김범수 의장도 공정거래법 등 각종 규제에 적잖이 시달렸다. 재계에서는 이런 현 정부의 반기업 정서가 기업인들의 혁신 의지를 꺾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거액을 기부하는 것은 기업가가 갖춰야 할 ‘덕목’ 중 하나지 필수 조건은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이자 ‘기부왕’ 빌 게이츠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채택하고, 기존 이론에서 벗어나 새 콘셉트가 실제 작동하는지 확인해 보고, 정부에 의존하는 기업이 취할 수 없는 리스크를 감당하는 것이 기업가의 역할"이라고 했다.(2019년 3월 포브스 좌담회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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