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때인 작년 12월 기소, 이번에 공개
바이든 행정부 대북정책 재검토 중 공소장 공개돼
미국 법무부가 17일(현지 시각) 전 세계 기업과 은행 등을 상대로 사이버 공격을 벌여 13억달러(약 1조4000억원) 이상의 현금과 가상화폐를 빼돌리려 했다는 혐의로 북한 해커를 기소했다. 이들은 북한 정찰총국 소속 전창혁(31), 김일(27), 박진혁(36) 등 3명이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이들의 얼굴이 담긴 공개수배 전단지도 공개했다.
미 법무부에 따르면 기소된 북한 해커 3명은 은행과 기업으로부터 13억달러 이상의 현금과 가상화폐를 훔치고, 여러 악성 가상화폐 앱을 개발해 배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진혁은 2014년 미국 영화사 소니픽처스를 해킹한 혐의도 받고 있다. 박진혁은 2018년 기소된 상태였고, 전창혁과 김일 등 2명이 이번에 추가됐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법무부는 북한 해커 3명의 돈세탁을 돕기로 한 캐나다계 미국인 갈렙 알라우메리가 혐의를 인정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법무부는 이들 북한 해커 3명이 최대 징역 5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는 '컴퓨터 사기 및 남용 음모 혐의' 1건과 최대 징역 30년 형을 받을 수 있는 '유선 사기 및 은행 사기 혐의'로 기소됐다고 설명했다.
박진혁은 소니픽처스 외에도 2016년 8100만 달러를 빼내 간 방글라데시 중앙은행 해킹, 2017년 워너크라이 랜섬웨어 공격, 2016~2017년 미 방산업체인 록히드마틴에 대한 해킹을 시도한 혐의도 받았다. 그는 북한의 대표적 해킹조직으로 알려진 '라자루스' 그룹의 멤버이자 북한이 내세운 위장회사 '조선 엑스포 합영회사' 소속으로 알려졌다.
북한 해커 3명에 대한 기소는 작년 12월 이뤄졌고, 법무부는 이날 공소장을 공개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기소된 사건을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공개하면서 미북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는 대북정책을 재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