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청와대 일자리 현황판은 어디로 갔나요?"

조선비즈
  • 최효정 기자
    입력 2021.02.15 16:30

    취업자 98만명 감소, 실업자 157만명, 실업률 5.7%....

    ‘사상 최악’이라는 수식어가 하나도 어색하지 않은 1월 고용동향 통계를 접하고 나서,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에 걸려있다는 ‘일자리 현황판’을 지켜볼 문재인 대통령의 심경이 궁금해졌다. 대통령 취임 후 첫 업무지시가 일자리 위원회 설치였고, 첫 행정명령이 일자리 상황판 설치였다. 일자리 대통령을 자임한 자신의 치세에 최악의 고용성적표가 나왔으니 황망한 심경이었을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1월 고용동향 내용을 전하는 기사에는 ‘청와대 일자리 현황판의 행방을 묻고싶다’, ‘청년층 희망은 사라졌는데 나라는 어디에 있나’라는 댓글이 쏟아졌다.

    정부는 매년 수십조원을 들이는 일자리 정책을 추진 중이다. 그렇지만, 막상 정부가 만든 일자리는 고용시장에 진입하는 청년들에게 안정적인 삶을 담보할 수도 없고 경력에 도움도 되지않는다. 공공기관의 허드렛일을 거들거나, 빈 강의실에 전등을 끄는 따위의 일 뿐이다. 이런 일자리는 회계장부를 인위적으로 조작해 재무 부실을 감추는 분식회계처럼, 취업자와 고용률 등 지표를 치장하기 위해 만든 ‘분식용 일자리’라는 의심을 사고 있다. 이런식의 공공 부문 단기 일자리가 젊은이들의 취업 스트레스를 완화해줄리 만무하다.

    코로나19 위기 이전부터 악화 일로던 고용에 정부가 해결책으로 내세운 것은 세금 수십조원을 들여만든 ‘세금 일자리’뿐 그 어떤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계획도 존재하지 않았다. 정부가 올해 지난해보다 5조원 늘려 30조5000억원을 일자리 예산에 투입하고 100만개가 넘는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계획이지만 이중 90만개 이상이 한시적인 기간에만 존재하는 땜질식 처방에 불과하다.

    문 대통령은 15일 "앞으로 논의될 4차 재난 지원금 추경에도 고용 위기 상황을 타개할 일자리 예산을 충분히 포함시켜 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고용 상황에 대비해 비상 대응을 당부했지만, 또다시 ‘도돌이표’다. 공공일자리를 늘려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계획만 쏟아진다. 민간의 마중물이 되겠다는 ‘허언’만 있을뿐 이를 시행할 수있는 구체적인 방법론은 없다.

    코로나19로 인한 고용시장 침체에 가장 타격을 많이 받는 세대는 20,30대들이다. 사회생활 첫발을 내딛게 되는 20,30대 중 일할 수 있지만 구직활동조차 하지 않는 ‘쉬었음’ 인구가 74만명이다. 전체 쉬었음 인구(274만명) 3분의 1가량에 이른다. 이들은 구직시장에 진입조차 하지 못해 변변찮은 사회생활을 시작할 기회조차 상실할 ‘코로나 세대’로 내몰릴 처지에 놓여있다. 우리 사회의 장기적인 상흔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이 시기 실패와 소외가 평생의 ‘탈락’이 되는 ‘이력현상’으로 이 세대가 경쟁에 밀려 향후 고용시장에서도 배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른바 ‘잃어버린 세대’의 등장이다. 사회에서 소외된 ‘은둔형 외톨이’들이 대거 양산될 가능성도 있다. 단순히 경제적인 시각으로만 바라볼 문제가 아니다.

    고용 정책이 신중해야 하는 것은 인간의 삶을 지탱하는 정책이기 때문이다. 정책 입안 과정에서 이 무게를 진지하게 생각했다면 고용률이나 실업률을 두고 세금으로 숫자놀음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정부는 이제서야 청년층 맞춤형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나섰지만, "이제는 단기 공공 알바를 두고 20대와 노인이 경쟁하게 될 것"이라는 자조적인 반응이 나온다. 숫자에 마법을 부려달라는 기대는 애초부터 없었다. 다만, 지금의 최고 정책 당국자들이 자기 자식들에게 참여를 권할 수 있는 일자리 정책을 만들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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