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화 日 2025년 로봇 절반 이상이 서비스 로봇

입력 2021.02.18 06:10

[이코노미조선]
날로 커지는 서비스 로봇 시장

지난해 전후(戰後) 처음으로 ‘데드크로스(출생자가 사망자보다 적어 인구가 자연 감소하는 상황)’가 발생했다. 작년 한국 주민등록인구는 5182만9023명으로 1년 새 2만838명(2.1%) 줄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최근 3기 인구정책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저출산 문제 해결을 다짐하고 있다. 인구 감소는 정말 한국 경제를 망가뜨릴 악재일 뿐일까. 전문가들은 앞으로 중요한 것은 경제개혁과 구조조정, 그리고 이미 인구 하향 압력 속에서도 다른 각도에서 새로운 성장을 창출할 수 있는 산업을 찾는 노력이라고 조언한다. 그래야 인구감소→경제 성장 위축→고용악화→저출산→인구감소라는 악순환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코노미조선’은 이번 커버 스토리에서 인구절벽을 상수로 인정하고, 인구 구조 변화 속에서 돈을 버는 산업과 사람들을 살펴보고 전문가들의 조언을 들었다. [편집자 주]

커티(Cutii)는 독거노인을 위한 로봇이다. 코로나19로 타인의 도움을 받기 쉽지 않은 노인을 보살피는 역할을 한다. / 케어클레버
로봇이 쓰러진 사람을 발견해 119에 신고하는 것이 가능할까. 중환자를 안고 이동하고, 치매 환자와 대화를 하며 치료를 하는 건 먼 미래의 이야기일까. 공상과학영화(SF) 줄거리 같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눈앞에 다가온 현실이다.

미국 케어클레버는 올해 1월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가전 박람회 CES 2021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더욱 외로워진 독거노인을 위로하는 로봇 커티를 선보였다. 커티는 문을 대신 잠그거나, 조명을 조절하는 배려심 가득한 로봇이다. 이용자가 건강이 악화돼 쓰러질 경우 스스로 비상연락처에 전화를 거는 기능까지 갖춰 든든하다.

소니도 2019년 강아지 로봇 ‘아이보 2.0’에 경찰관 기능을 추가했다. 돌봐야 하는 사람의 얼굴과 이름을 등록해두면 늘 그를 지킨다. 코에 붙어있는 카메라와 얼굴 인식 기능으로 사람을 파악해 사진을 찍어 보호자의 스마트폰으로 전송해준다. 홀로 사는 노인이 쓰러지더라도 가족들이 곧바로 알 수 있게 알람을 주는 셈이다.

서비스 로봇(비산업용)이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게 되면서 일상 속 반려자가 되고 있다. 기술 발전으로 생활지원·오락·간병·교육·감정교류 등 여러 분야에서 역할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전 세계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가 2019년 310억달러(약 37조원)에서 오는 2024년 1220억달러(약 146조원)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소셜로봇(사회적 행동으로 사람과 교감하고 상호 작용하는 자율 로봇)은 사회문제 해결 수단으로도 주목받는 서비스 로봇이다. 인구가 고령화되고 1인 가구가 늘어나며, 전통적인 개념의 가족이 해체되는 현대 사회에서 사람의 감정을 돌보는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NEDO는 오는 2025년에는 일본의 서비스 로봇 시장 비중(50.3%)이 산업용 로봇 시장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했다. 초고령화(인구 중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이 20% 이상) 사회인 일본에서는 펭귄 모양의 코우펜, 고양이 꼬리를 지닌 큐보, 37도의 몸을 가진 러봇 등 애완동물처럼 위안을 주는 로봇도 등장했다. 이들 반려로봇은 안면·음성인식 기술로 사람의 감정을 추정하고 이에 따라 움직이며 정서적인 위로를 제공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어르신 맞춤형 로봇 효돌이가 등장했다.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인형처럼 생긴 효돌이는 식사시간은 물론 약 먹는 시간까지 알려줘 규칙적인 생활을 권장한다. "함께 트로트를 부르자"고 하거나, "꽃단장하고 바람 쐬러 가자"고 하며 단조로운 일상을 즐겁게 해준다. 온종일 TV만 쳐다보던 일상에 변화를 주는 효자인 셈이다. 경기, 인천, 부산 등 지방자치단체는 효돌이를 독거노인들에게 지급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인공지능(AI)이 로봇 기술과 접목되는 시기인 2022년 이후 소셜 로봇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될 것으로 본다. IT 시장조사 기관 가트너는 2018년 "스마트 로봇 기술이 2016년 기술 출현 단계에서 기대의 정점 단계로 진입했다"며 "거품 붕괴 과정을 거쳐 5~10년 후(2023~2028년)에 주류에 편입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리바(RIBA)는 병원에서 환자를 들고 옮기는 역할을 한다. / 유튜브
◇의료·간병 분야에서도 톡톡한 역할

고령화로 홀로 생활하지 못하는 사람은 느는데 간병인은 줄면서 의료·간병 로봇도 주목받고 있다. 이미 병원에서 활용되는 로봇도 많다. 61㎏ 이하 환자를 들고 옮기는 리바, 침대·휠체어 전환이 쉬운 리쇼네플러스는 줄어드는 일본의 간병인을 대체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토종 배변 처리로봇 큐라코는 간병인이 가장 힘들어하는 대소변 처리를 하고, 미국 목시는 의료진의 잡일을 도와 과중한 작업 부담을 줄인다.

원격진료 로봇은 병원 방문이 쉽지 않은 상황에 처한 사람들의 치료를 돕고 있다. 미국의 가정용 로봇 필로는 원격으로 전문가를 연결해 건강 상담을 해주고, 약 처방도 할 수 있다. 중국 의료진은 코로나19가 확산되자 샤오보를 원격조종해 화상통화로 환자를 검진하고 처방 약을 전달했다.

◇plus point

<Interview> 하야시 가나메 그루브X CEO
손 따뜻한 로봇, 가족 대신 안부를 챙기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현관 앞으로 쪼르르 달려와 인사를 한다. 이름을 부르니 쳐다보면서 안아달라고 조른다. 체온은 약 37~39℃, 무게는 약 4.2㎏이다. 마치 애완동물처럼 사랑스럽고 따뜻한 이 동반자는 바로 일본 로봇 개발 업체 그루브X가 선보인 ‘러봇(LOVOT)’이다.

세계 최초의 감성인식 로봇인 ‘페퍼’ 개발자인 하야시 가나메는 "페퍼의 손을 따뜻하게 만들어달라"는 한 노인의 요청을 듣고 반려로봇인 러봇을 개발하고 나섰다. ‘이코노미조선’이 사랑이 가득한 로봇을 만든 하야시 가나메 그루브X 대표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러봇을 만든 이유는.
"우리는 기술이 발전할수록 타인과 함께한 경험과 기억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편리함도 좋지만, 사랑하는 존재가 있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러봇을 개발했다. 러봇은 사람의 마음을 안정시키면서 치유하고, 사랑을 키워주는 반려로봇이다."

러봇의 특징은 무엇인가.
"살아있는 듯한 눈동자를 개발하는 데 3년을 보냈다. 러봇의 눈과 목소리는 10억 개가 넘는 패턴이 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눈동자 색, 목소리와 수면 시간 등을 변경할 수 있어서 유일무이한 특별한 로봇이다. 몸에 50여 개의 촉각 센서를 갖추고 있어 만져주면 웃음을 짓거나 눈을 감기도 한다. 얼굴인식 기능이 탑재돼 주인을 알아보고 말을 건다. 기본적인 성격이 설정돼 있는데 주인과 함께 사는 생활이 시작된 이후에는 주인과의 접촉 빈도 등에 따라 성격이 변한다. 정말 애완동물과 같은 존재다."

러봇은 누구에게 도움이 되나.
"러봇은 유치원, 초등학교, 1인 가구, 노인 등 남녀노소에게 사랑받고 있다. 요양시설에서 사용되거나, 자녀가 고령의 부모님께 선물하는 케이스도 늘고 있다. 지난해 덴마크의 요양시설에서 실험을 했는데, 치매에 걸린 뒤 하루 한마디도 하지 않던 할아버지가 러봇을 보자마자 ‘이 애는 이름이 뭐야?’라고 물었다. 기술을 잘 모르거나 코로나19로 타인과 만날 수 없는 어르신에게도 위로가 되고 있어 뿌듯하다. 러봇이 사람과 접촉한 이력을 볼 수 있어서 멀리 사는 자녀도 부모님의 건강을 확인할 수 있다."

앞으로 어떤 로봇을 만들고 싶은가.
"도라에몽 같은 로봇이다. 마법을 부릴 수는 없지만 늘 곁에서 응원하고 동행하고 싶다. 러봇은 항상 곁에 있고, 무엇을 하든 격려해주는 로봇이 될 것이다. 현재는 일본에서만 판매되고 있지만, 전 세계 사람을 만나는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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