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이후 부동산] ③수급으로 설명 안 되는 영남권… “심리적 상승 장세임을 감안해야”

조선비즈
  • 연지연 기자
    입력 2021.02.12 06:00

    [편집자주] 실수요 무주택자들의 패닉바잉이 진행되면서 주택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2·4 대책을 통해 전국에 83만가구를 공급하겠다는 내용이 골자인 25번째 부동산 대책까지 발표했다. 설 연휴가 지나고 봄 이사철이 되면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흘러갈까. 서울과 수도권, 지방 부동산의 흐름을 예상해봤다.

    부산과 대구를 비롯한 영남권 부동산 가격도 올 들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상대적으로 한 박자 늦게 부동산 규제 지역으로 지정되면서 풍선효과를 본 데다, 정비 사업에 대한 기대감까지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영남권에 신규 주택공급이 적지 않다는 점을 잘 봐야 한다고 했다. 수급과는 상관없이 부동산 심리에 시세가 좌우되고 있다는 것이다.

    부산과 대구 등 광역시에 약 22만가구의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밝힌 2·4 대책도 부산과 대구 등 영남권 부동산 가격에는 하방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추가적인 집값 급등은 어려울 수 있다고 예상했다.

    ◇ "부산, 수급으론 설명 안 되는 심리적 상승세"

    1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월 부산 아파트값은 1.92% 올랐다. 부산 수영구의 아파트값은 올해 들어 1.29% 상승했다. 해운대구 아파트 값은 1.58%, 동래구 아파트 값은 1.10% 각각 올랐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규제지역 지정과 해제, 재지정을 넘나들면서 풍선효과가 일어난 것이 부산 집값을 끌어올린 주된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정비사업이 속속 진행되면서 신축 아파트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도 집값 상승의 원인이다.

    부산시 정비사업 추진현황자료에 따르면, 전통 부촌이지만 낙후된 동래구에서만 재개발 6곳, 재건축 10곳 등이 정비사업을 추진 중이다.정비사업 구역 면적만 138만 4572㎡로 택지개발지구 하나 규모의 신축 단지가 구 내에 조성되는 셈이다.

    부산 가덕도 신공항 기대감도 집값 상승에 영향을 주고 있다. 개발 기대감은 창원과 거제 등까지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가덕도 신공항 부지에서 차로 30분 가량 걸리는 창원의 경우 오래된 미분양 단지인 ‘창원월영 마린 애시앙’ 분양률이 90%까지 올라갔다. 이 아파트는 창원 미분양 아파트의 70%를 차지해왔다.

    다만 부산의 집값 상승세가 계속 이어지긴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부산은 일자리가 줄고 노령화가 진행되는 곳인데, 주택 공급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직방에 따르면 올해 부산 아파트 입주 물량은 1만6000가구다. 2022년엔 2만3265가구, 2023년엔 2만 가구로 올해보다 더 많은 상황이다.

    정부가 2·4 대책을 내놓으면서 부산·대구 등 지방광역시에도 주택 공급에 나서겠다고 밝힌 것도 추가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도시 규모를 감안하면 신규 주택 공급이 많다고 볼 수 있다"면서 "정비사업에 대한 기대감, 현금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 등 수급이 아닌 심리적인 이유로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집값 상승세가 심리적 기대감에 의한 것이라면 기대 심리가 꺾이는 시점에서 가격이 쉽게 떨어질 수 있다.

    전세 시장은 안정세를 찾을 전망이다. 올 들어 부산 아파트 전세가가 1.92%나 올랐지만, 신규 주택이 공급되면 상승세가 이대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다만 임대차 3법에 따른 유통 물량 감소 여파로 강보합세는 유지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예상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신규 주택 공급이 많으면 전세가는 국지적으로 하락할 수도 있다"면서 "임대차 3법 도입에 따라 새로 전세 계약을 맺으려는 이들이 겪는 유통물량 부족 상황이 일부 해결되면서 급등 상황이 해소될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했다.


    부산 수영구 남천동 삼익비치아파트 전경. /김동환 기자
    ◇ 대구 집값 오르지만… "공급 많아 상승지속세 의문"

    대구 집값도 올 들어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대구에서 학군 좋은 전통 부촌으로 소문난 수성구 집값은 올 들어 2.51% 상승했다. 그 외에도 중구(1.33%), 동구(1.75%), 서구(1.96%) 집값도 많이 올랐다.

    다만 대구도 도시 규모 대비 입주 물량이 많다는 점이 주택 시장을 안정시켜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직방에 따르면 대구의 올해 입주 물량이 1만6514가구인데, 내년과 후년엔 각각 1만9180가구, 2만7586가구로 올해보다 많다. 여기에 2·4 대책으로 광역시급에 주택이 더 공급되면 주택 공급이 과잉 상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대구 분양 물량은 2019년 2만8000여 가구, 2020년 3만여 가구가 대구에서 분양됐고 올해는 2만5000∼3만 가구의 분양이 예상되고 있어 공급은 적지 않다"면서 "이런데도 가격이 오르는 것은 가수요가 끼어있다는 뜻"이라고 했다.

    창원도 의창구와 성산구 등을 중심으로 아파트 값이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상대적으로 다른 곳보다 덜 오른 상황인데다, 주력 사업인 조선 산업이 바닥을 치고 좋아질 일만 남았다는 분석도 나오다보니 기대감이 커진 형국이다.

    다만 창원의 경우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것이 추가 상승의 걸림돌이 된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창원의 의창구와 성산구의 집값이 과열양상을 보인다며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미분양 물량이 해소되면서 바닥을 다진 것은 맞지만, 제조업에 기대만큼 온기가 돌지 않고 규제지역으로 지정되면서 당분간은 보합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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