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100% 중국산' 전기차 공습에 한국은 얼마나 준비됐나

조선비즈
  • 변지희 기자
    입력 2021.02.10 14:02

    테슬라가 저가형 차량인 모델2를 올해 말 선보인다는 소식이 최근 해외 매체를 통해 전해졌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작년 9월 "앞으로 3년 안에 2만5000달러(약3000만원)짜리 전기차를 생산하겠다"고 밝힌지 5개월 만이다. 모델2는 디자인부터 생산까지 모두 중국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모델2가 '100% 중국산 전기차'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모든 부품을 중국산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중국산의 장점이 저렴하다는 것 뿐이었을지 몰라도 지금은 기술력까지 갖췄다는게 일반적인 평가다. 폭스바겐, GM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도 중국으로부터 전기차 부품을 공급받고 있다. 배터리업체 CATL, 열관리 부품업체 저장싼화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테슬라가 최근 모델3 가격을 인하하면서 CATL 배터리를 탑재한 것은 CATL이 가격 변동성이 큰 코발트 대신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만들 수 있었기 때문이다.

    중국 부품업체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닛케이에 따르면 2025년 CATL의 배터리 생산 능력은 2020년 대비 5배 수준인 497.5kWh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단순 계산했을 때 테슬라 모델3 90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수치다. 중국 정부도 배터리 제조부터 자동차 생산까지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를 공공연히 드러내고 있다.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 생산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그 일환이다.

    중국 업체가 치고 올라오는 반면 한국 부품업계는 생존에 허덕이는 상황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작년 10월 국내 부품업체 185곳을 대상으로 미래차 대응 실태를 조사한 결과, 미래차 부품 생산·개발 체계로 전환한 업체는 39.6%에 불과했다. 특히 연매출 500억 이하 중소 부품업체 중에서는 16.1%에 그쳤다. 미래차 부품 양산 기업 중 수익을 내고 있는 업체도 17.8% 밖에 되지 않았다.

    부품업체들은 기술개발 투자가 어려운 가장 큰 이유로 투자자금 부족(35.6%)을 꼽았다. 전문 인력부족은 20.7%, 원천기술 부족은 19.5%였다. 미래차 부품 개발에서 양산까지 평균 32.8개월, 최장 84개월이 걸리는데 투자 회수까지는 더 긴 시간이 필요해 부품사들이 미래차에 집중 투자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국내 부품업체에는 특정 업체에 퍼주기 논란이 일어나는 전기차 보조금보다, 생산·투자 측면을 고려한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 금융 지원이나 신용대출·보증 등을 확대해주는 것 뿐 아니라 자동차 업체들과 공동 R&D 등의 협력을 장려하는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100% 중국산 테슬라'가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한국 자동차 산업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한국 기업에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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