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옷을 입은 배우가 등장해 "여러분, 부자 되세요"라고 외치는 장면이나 "아버지는 말하셨지, 인생을 즐겨라", "옆길로 새" 같은 중독성 있는 CM송을 담은 텔레비전 광고(CF)는 한때 금융사의 대표 마케팅 수단으로 여겨졌다. 최근 금융사들은 젊은 층에 익숙한 카카오TV·유튜브부터 신흥 소셜미디어(SNS)인 클럽하우스 그리고 서점까지 홍보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 ‘요새 금융사’가 소비자를 끄는 이색적인 마케팅 방법들을 정리해봤다.
한화생명·한화손해보험·한화투자증권·한화자산운용·한화저축은행 등 한화그룹의 금융 계열사들은 공동 브랜드인 ‘라이프플러스(Life Plus)’를 통해 금융과 관련한 웹 예능 등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콘텐츠가 카카오TV를 통해 방영 중인 ‘개미는 오늘도 뚠뚠’이란 제목의 예능 프로그램이다.
노홍철, 딘딘, 김종민, 미주 등 연예인이 몇 달간 각자의 방식으로 주식 투자를 하고, 최종 수익률로 경쟁하는 콘셉트다. 지난해 9월 처음 선보인 이 프로그램은 20·30세대의 인기에 힘입어 현재 시즌 2까지 방영되고 있다. 시청자 박모(28)씨는 "그냥 여느 예능처럼 재밌어서 보기 시작했다"며 "영상 끝에 한화 금융 계열사들이 언급되고, 영상에 나오는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도 한화증권 거라 자연스레 금융사들을 접하게 됐다"고 말했다.
라이브플러스는 유튜브를 통해서도 다양한 콘텐츠를 업로드하고 있다. 채널 구독자도 23만5000명에 이른다. 최근에는 구독자 123만명을 보유한 경제 유튜버 슈카를 메인 MC로 섭외해 ‘슈카의 더 마스터’라는 토크쇼를 업로드하고 있는데, 조회 수 50만뷰는 기본이고, 최대 114만8000뷰의 조회 수를 기록한 영상도 있었다.
최근 신흥 SNS로 떠오른 클럽하우스에도 금융사나 핀테크 기업 CEO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클럽하우스는 오디오 기반 SNS로 유명인 사용자의 목소리도 종종 등장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승건 토스(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지난 7일 새벽 1시 ‘토스에서 일하는 사람이 모인 곳’이라는 대화방을 꾸렸고, 이곳에 450여명의 사람이 몰리면서 때아닌 채용 설명회가 열렸다. 열띤 호응에 대화방은 1시간여가 지나서야 문을 닫았다. 아직 활동을 개시하지는 않았지만,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도 클럽하우스 아이디를 개설한 사실이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한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채용이나 브랜드 PR(홍보)을 위해서 최근 핀테크사를 비롯한 스타트업 대표들이 클럽하우스에 자주 출몰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OK금융그룹은 만화책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자사 캐릭터인 ‘읏맨’을 주제로 만든 유튜브 콘텐츠 등이 내용으로 담겨 있다. 금융사 자체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OK금융의 캐릭터 콘텐츠는 유튜브에서 꽤 화젯거리다.
읏맨 채널 구독자 수는 33만1000명이고, B급 개그 코드를 앞세운 영상들은 조회 수 100만뷰를 기록했다. 최대 기록은 1000만뷰다. OK금융은 현재 교보문고 등에서 전용 매대까지 마련해, 서점 한쪽에서 만화책을 홍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