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이후 부동산] ①오름폭 커지는 수도권 “내릴 이유가 보이질 않는다”

조선비즈
  • 연지연 기자
    입력 2021.02.10 13:20 | 수정 2021.02.10 15:58

    [편집자주] 실수요 무주택자들의 패닉바잉이 진행되면서 주택 가격 상승세가 전국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전국에 83만가구를 공급하겠다는 내용이 골자인 25번째 부동산 대책까지 발표했다. 설 연휴가 지나고 봄 이사철이 되면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흘러갈까. 서울과 수도권, 지방 부동산의 흐름을 예상해봤다.

    대다수 전문가는 설 연휴 이후에도 서울과 경기·인천 등 수도권 주택 시장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2·4 대책에 당장 가시화될 만한 공급 대책이 담기지 않은 만큼 시장 분위기가 바뀔 것 같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2·4 공급대책을 위한 협의회를 구축해 공급 속도를 앞당기겠다는 입장이지만, 토지주 등과의 갈등 풀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이들은 서울에 30만 가구를 단기간에 공급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대세로 굳어지면서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매수세는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1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설 이후에도 서울 부동산 매매시장의 기세는 꺾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매매 수요가 꺾이기 어려운 환경이 지속된다는 이유에서다. 올해 서울 신규 주택공급이 줄어드는 여파에 따라 전세난도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래픽=송윤혜
    ◇ "서울 집값, 떨어질 이유가 없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4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당일 발표된 2월 첫째주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1월 넷째주(0.09%)보다 0.01%포인트(p) 높은 0.10%를 기록했다. 이는 7개월 만에 최고치다.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은 정부가 '역대급 정책을 발표한다'는 예고를 한 상황임에도 내 집 마련에 대한 수요가 꺾이지 않은 결과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2·4 대책에 구체적인 공급 방안이 담기지 않았다는 점에서 불안감에 따른 내 집 마련 수요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에서 여러 가지 방안을 내놨지만, 3∼5년 지나 공급되는 게 대부분"이라면서 "집값 상승세가 꺾이는 단기적인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했다.

    올해 서울 아파트 공급 물량이 감소하는 것도 불안감을 부채질하고 있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만해도 서울에 신규 주택으로 5만3000가구가 공급됐지만, 2021년과 2022년에는 평균 3만9000가구만 공급될 예정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 전문위원은 "신규 주택 공급이 줄어든다는 것에 불안감을 갖는 실수요자가 많다"면서 "2·4 공급대책이 당장 가시화될 것 같지 않다는 판단이 서면 불안감은 매수세로 연결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정부가 수도권 3기 신도시에 지구계획 수립과 토지보상을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하는 등 패스트 트랙을 적용하겠다고 밝히면서 약 50조원에 달하는 토지보상비가 시중에 풀릴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것도 상승에 무게를 싣는 이유다. 토지보상비가 풀리면 상당수는 부동산 시장으로 돌아온다. 수요가 는다는 의미다. 결국 수급 측면에서 집값이 떨어질 이유를 찾기 어려운 가운데 오를 이유만 많은 셈이다.

    ◇ "입주 줄며 전세난도 이어질 것"

    전문가들은 전세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설 연휴 이후 이사철이 다가오는 만큼 전세난은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114가 2~3월 두달간 입주 예정 물량을 집계해본 결과 올해 수도권에서는 3만3522가구가 입주를 진행한다. 이는 2019년(4만5826가구), 2020년(3만5079가구)보다 적은 수치다.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은 전세 공급에 큰 역할을 한다. 상당수 집주인이 전세금으로 잔금을 치르기 위해 집을 임대시장에 내놓기 때문이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입주 물량이 많으면 전셋값이 안정될 수 있는데 오히려 줄어든 데다가, 규제지역의 경우 양도세 감면을 위한 실거주 요건 2년을 채우기 위해 새 아파트의 집주인 실거주가 늘어나는 추세다"라면서 "전세 공급 물량이 적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고 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재계약을 하지 못한 전세입자들은 2억~3억원 오른 수준에서 전세를 구해야 한다는 점에서 전세난 분위기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 남산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전경/조선DB
    ◇ "경기·인천 집값 상승세도 다르지 않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월 한달새 경기도 집값은 벌써 1.1% 올랐다. 부동산 공급 대책이 발표된 2월 첫째주 경기도 집값 상승률도 0.47%에 달했다. 2주 연속 주간 상승률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인천(0.31%)은 전주(0.35%)보다는 상승세가 잦아들었지만, 여전히 높은 오름세를 이어갔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오를 만큼 오른 서울 집값을 견디지 못한 실수요자들이 서울 출퇴근이 가능한 경기·인천으로 시선을 돌렸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가 들어서는 인근에는 수요가 더 몰리는 형국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GTX 교통호재가 있는 양주(1.05%), 의정부(0.79%), 고양(0.76%) 등의 상승 폭이 컸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올 들어 경기·인천에서는 중저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매 신고가가 나오고 있다"면서 "만약 설 연휴 이후에도 거래량이 많다면, 올해 경기·인천 집값도 더 오를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전세난도 이어질 가능성이 커보인다. 경기·인천의 경우 올해부터 3기 신도시 사전 청약이 진행되는 만큼 청약 대기 수요가 전세가격을 지탱해 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2·4 대책이 나오면서 신규 택지지정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고, 공공주택 일반추첨제가 신설되면서 청약 문턱이 완화됐다.

    박원갑 전문위원은 "2·4 대책으로 청약 대기 수요는 더 늘어날 수 밖에 없어 전세가격이 떨어질 요인을 찾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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