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영국에 세계 최초로 조성되는 도심항공모빌리티(UAM·Urban Air Mobility) 공항 건설에 참여한다. 이 공항은 현대차그룹이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인 UAM을 비롯해 각종 에어택시와 물류·배송 드론 등이 뜨고 내리는 모빌리티 허브가 될 전망이다.
29일 현대차(005380)영국법인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현지 모빌리티업체 `어번에어포트`의 메인 파트너사로서 올해 말 잉글랜드 중부 거점도시 버밍엄 인근의 코번트리시 내 UAM 전용 공항인 `에어원` 건설에 참여한다. 현대차그룹은 어번에어포트가 주도하는 이 사업에 협력업체로 참여해 직접 만든 UAM이 에어원에 이착륙할 수 있도록 돕는다. 현대차는 지난해 8월 UAM 시제품과 인프라스트럭처 개발을 위해 어번에어포트와 업무 협약을 체결했는데, 이번 프로젝트가 그 첫 결과물이다.
어번에어포트는 최근 영국 정부가 공모한 항공 시스템 개발 사업 `퓨처 플라이트 챌린지(Future Flight Challenge)`의 최종 사업자로 낙점됐다. 영국 정부는 이 사업을 통해 에 위치한 코번트리시에 UAM 허브 공항인 에어원을 마련하기로 했다. 올해 11월 코번트리시에서 영국 문화도시 축제가 열리는데, 에어원은 이 행사에 맞춰 공항을 준공할 예정이다. 클러 짐 오보일 코번트리 시의회 내각원은 "에어원 프로젝트를 통해 코번트리가 전기 운송의 미래를 개척해 나가는 선두 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업에는 총 3억파운드(약 4600억원)의 비용이 투입된다. 어번에어포트 등 업계가 1억7500만파운드(약 2680억원)를 투자하고 영국 미래산업 전략 펀드가 1억2500만파운드를 댄다. 영국 정부도 120만파운드를 지원한다. 업계 투자금 2680억원 가운데 현대차그룹 측 지원 액수는 알려지지 않았다.
에어원은 전력을 기반으로 운행되는 드론이나 에어택시, UAM 등이 수직으로 이착륙할 수 있는 공항 형태로 건설된다. 탄소중립 정책에 따라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UAM만 뜨고 내릴 수 있는데, UAM이 헬기보다 작기 때문에 에어원 용지 규모는 기존 헬기장의 60% 정도 규모로 건설된다.
에어원이 완공되면 전 세계 첫 UAM 전용 공항이 된다. 공항에는 UAM에서 내린 사람이나 물품이 다른 전기차나 친환경 대중교통수단으로 옮겨탈 수 있는 환승시설도 구축된다. 드론 원격제어 설비나 충전, 화물·승객 적재 시설 등도 함께 들어선다. 어번에어포트의 또 다른 협력사이자 드론 개발 업체인 멀로이도 이번 개발에 뛰어들어 드론을 통한 화물 물류 사업에 참여할 예정이다.
어번에어포트는 코번트리 공항을 시작으로 향후 5년간 전 세계 200곳에 에어원을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UAM은 단기적으로 최대 5000억달러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지만 이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려면 UAM이 뜨고 내릴 인프라가 반드시 구축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