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중개수수료 조정 실효성 있을까… 전문가는 역효과 우려도

조선비즈
  • 백윤미 기자
    입력 2021.01.29 13:00

    정부가 부동산 중개보수를 낮추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지며 부동산 시장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수요자들은 수수료가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는 반면, 중개업자들은 현실을 모르고 정책을 추진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개정안의 영향이 크지 않을 가능성이 있고, 역효과도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서울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밀집 상가. /연합뉴스
    2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민권익위원회는 주택 매매·전세 계약을 할 때 중개수수료 부과대상 금액 구간을 신설하는 방식으로 수수료를 인하를 유도하는 내용을 담은 권고안을 조만간 확정해 국토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권익위에서 안이 오는대로 긍정적으로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권익위는 최근 국민정책참여 설문조사 결과에 따라 매매의 경우 9억원 초과~12억원 이하 구간을 신설하고 최대 0.7%의 중개수수료율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존에는 9억원을 초과하면 중개수수료 최고요율로 0.9%를 적용했지만, 앞으로는 12억원을 초과할 경우 초과액에 대해서만 최고요율을 적용한다는 것이다.

    전세는 6억~9억원 구간을 신설하고 중개수수료율을 최대 0.5%로 조정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9억원을 초과하는 경우 초과분에 대해서만 최고 수수료율인 0.8%를 적용한다는 것이다.

    이 방안이 도입되면 10억원 아파트를 매매할 때 현재 최대 900만원인 중개 수수료가 550만원으로 39% 내려간다. 6억5000만원짜리 전셋집을 계약하면 중개수수료가 520만원에서 325만원으로 195만원 감소한다.

    그래픽=박길우
    일단 수요자들 사이에서는 중개수수료가 낮춰질 거라는 기대의 목소리가 나온다. 그간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중개수수료를 인하해달라는 청원이 계속 올라왔다. 집값이 오르면서 부동산가격에 비례해 상승하는 중개수수료가 가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중개업계에서는 지역과 주택 가격에 따라 중개보수 책정 실태가 다른데 서울과 경기 일부의 고가 주택의 중개수수료 실태만으로 인하를 주장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경기 외곽이나 지방에서는 수수료를 비싸게 받을만한 거래도 많지 않다"면서 "집값이 비싼 서울 강남 등지에도 중개업소가 밀집해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무턱대고 상한선까지 받지는 않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중개보수는 공인중개사들의 생존권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부분이어서 여론만 듣기보다 중개업계 실태 조사가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문가들은 중개수수료 개편이 실질적으로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할 거라고 예상하기도 한다. 이미 집값이 오를대로 오른 상황에서 최고요율을 낮추는 정도로는 중개수수료 부담이 줄지 않고, 심지어 역효과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미 집값이 많이 올라 중개요율을 좀 줄인다고 해서 부담이 획기적으로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일선 공인중개사들의 의견을 반영해 차라리 단일세율로 개편하는 게 실효성이 높아 보인다"고 했다.

    한 금융권 부동산 전문가는 "개정안으로 중개수수료는 조금 낮아지기는 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현실에서는 매매 9억~12억원 구간에서도 최대 0.9%인 수수료를 중개업소에 다 주는 경우가 많지 않은 만큼 이를 0.7%로 확정해놓으면 오히려 깎지 못해 종전보다 더 비싸게 주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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