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새 먹거리로 부상한 ‘모바일·車 OLED’

조선비즈
  • 박진우 기자
    입력 2021.01.27 06:00 | 수정 2021.01.27 07:05

    모바일·車 제품군, TV·IT 매출 첫 동시 추월
    아이폰·자동차 활용 P-OLED 확대에 따른 것
    BOE 추격 등 거센 중국세는 위협 요소

    LG디스플레이는 애플 아이폰 12 시리즈에 P-OLED 패널을 공급 중이다. /애플 제공
    LG디스플레이의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패널이 속한 모바일·기타 제품군의 분기 매출이 지난해 4분기 처음으로 다른 사업의 매출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애플 아이폰·자동차 등에 패널 공급이 늘면서 실적 역시 껑충 뛴 것이다. 업계는 향후 모바일·기타 제품군이 LG디스플레이 매출을 이끌어 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27일 증권가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에서 스마트폰 등 모바일과 웨어러블 기기가 포함된 워치, 자동차 디스플레이를 합한 모바일·기타 제품군은 지난해 4분기 3조150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2조3660억원(추정)을 기록한 TV(LCD·OLED), 2조517억원(추정)인 IT(모니터·노트북·태블릿) 사업 매출보다 높다.

    그간 시기나 경영환경에 따라 TV나 IT 제품군의 매출을 각각 추월한 적은 있어도, 두 제품군의 매출을 동시에 뛰어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모바일·기타 제품군의 약진은 최근 LG디스플레이가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는 중·소형 플라스틱 유기발광다이오드(P-OLED·유리가 아닌 플라스틱을 기판으로 사용하는 OLED) 패널에서 선전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019년 아이폰11 시리즈에 P-OLED 패널을 공급한 데 이어, 지난해 하반기 출시된 아이폰12 시리즈에도 이 패널을 공급하고 있다. 아이폰12가 역대급 실적을 거두면서 패널 출하량도 늘어났고, 실적 역시 증가한 것으로 여겨진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P-OLED는 해외 전략고객(애플을 지칭) 물량 증가로 이익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했다.

    LG디스플레이는 아이폰12용 P-OLED 패널 출하량을 최대 5000만장으로 잡고 있는데, 연간 약 3600만장을 생산하는 파주 E6-1·E6-2 라인으로는 이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LG디스플레이는 구미 E5 생산라인 일부를 아이폰 P-OLED 패널 생산용으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다만 생산라인 전환은 애플의 최종 승인이 있어야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시장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019년 기준 연간 10조원으로 성장한 이 시장에서 처음으로 매출 기준 점유율 1위를 기록했으며, 지금까지 선두를 유지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9인치 이상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시장 점유율은 LG디스플레이가 24.9%로 1위, 일본 JDI(재팬디스플레이Inc.)와 중국 BOE가 각각 14.6%, 13.9%로 뒤를 잇고 있다. 2위와의 격차는 10%포인트 이상이다. 10인치 이상 시장에서는 이들과의 점유율 차이가 더욱 벌어진다.

    LG디스플레이가 납품하는 것으로 알려진 메르세데스-벤츠의 하이퍼 MBUX 디스플레이. 대시보드의 모든 시각적 요소가 한 디스플레이에 표현된 것이 특징이다. /메르세데스-벤츠 제공
    LG디스플레이는 오랫동안 협업 관계를 맺어 온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등에 10인치 이상 P-OLED 패널을 연달아 공급하고 있다. 또 캐딜락에도 최근 납품을 시작했다. 럭셔리 브랜드들은 자동차 제작 원가 상승과 관계없이 고가·고화질 패널을 장착할 수 있어 LG디스플레이의 시장 확대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또 현대차그룹, 도요타, GM 등 1년 판매량이 수백만대에 이르는 볼륨 브랜드에도 디스플레이 패널을 공급하고 있다.

    업계는 향후 LG디스플레이 매출 중심에 모바일·기타 제품군이 설 것으로 예상한다. 박성순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계절성이 약화되고 P-OLED 물량 확대에 따른 연간 수익성이 기대된다"며 "북미 고객사(애플)에 납품하는 P-OLED 물량은 지난해보다 약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스마트폰 P-OLED 시장에서의 중국세가 거세다는 점은 불안 요소다. 특히 BOE의 경우 최근 아이폰의 새 디스플레이 패널 공급사로 선정됐고, LG전자의 롤러블 스마트폰에도 패널을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시장에도 점차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BOE가 LG디스플레이를 바짝 쫓고 있다"며 "시장 우위를 견고하게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중국 업체의 추격은 LG디스플레이의 시장 확대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한편, LG디스플레이는 이날 오전 8시 2020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증권가 전망에 따르면 매출 7조1700억원, 영업이익 2900억원의 실적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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