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안방 노리는 디즈니플러스, 통신3사 OTT 쟁탈전에 속으로 ‘방긋’

조선비즈
  • 박현익 기자
    입력 2021.01.27 06:00

    디즈니 상륙 관심 크지만 실제 파급력은 미지수
    통신3사 경쟁구도 속에서 "가입자 보증" 등 요구
    업계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것 아니냐" 우려

    월트디즈니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
    "남 주자니 아깝고 품자니 부담스럽다."

    최근 통신 업계에서 월트디즈니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를 두고 나오는 말이다. 마치 황금알을 낳는 거위처럼 비치며 디즈니플러스를 유치하는 통신사는 소위 ‘대박’을 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지만 현실은 남는 장사라고 보기도 애매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겉으로 보기와는 다르게 디즈니를 계륵처럼 여기는 통신사들의 진짜 속내는 무엇일까.

    27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는 디즈니와 제휴를 맺기 위해 물밑 협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디즈니플러스는 올해 하반기쯤 국내에서 공식 서비스를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통신사는 디즈니플러스를 자사 인터넷TV(IPTV)에 탑재하면 가입자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 디즈니 입장에서도 흥행을 위해 국내 IPTV를 삼분(三分)하고 있는 통신3사와 손을 잡는 게 유리하다.

    이처럼 서로 ‘윈윈’하는 관계지만 문제는 디즈니가 어느 통신사와 손잡을지 저울질하면서 통신사 입장에서 과도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디즈니가 제휴 시 일정 수준 이상의 이용자 보증 등 몇 가지 조건을 내걸고 있다"며 "그런데 기준이 너무 높아서 막대한 마케팅 비용이 예상되는 상황이다"라고 했다. 예컨대 IPTV 고객들이 디즈니플러스를 이용할 경우 멤버십 비용을 통신사들이 전액 부담하는 방식 등이 거론되고 있다.

    또 통신3사들이 이미 국내 주요 OTT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경쟁자가 될 디즈니플러스를 키우는 게 과연 이득일지에 대한 고민도 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OTT 중 월평균 순이용자수(UV)는 넷플릭스가 637만5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SK텔레콤과 지상파 방송 3사가 운영하는 웨이브(344만2000명), CJ의 티빙(241만명), KT의 시즌(206만1000명), U+모바일tv(184만명) 등이 뒤를 이었다.

    디즈니플러스와의 제휴가 가져오는 파급력이 실제 얼마나 클지 가늠하기 어려운 것도 이번 유치전에 부담을 더하는 이유다. 통신사들이 디즈니 유치에 전전긍긍하는 원인 중 하나가 지난 2018년 11월 LG유플러스와 넷플릭스가 맺은 단독 파트너십 계약이다. 당시만 해도 OTT란 개념이 생소한데다 시장이 초창기여서 다른 통신사들은 넷플릭스를 외면했지만 LG유플러스가 적극적으로 제휴에 나서며 넷플릭스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LG유플러스의 IPTV 가입자 수는 넷플릭스 제휴 전인 2018년 4분기 약 401만9000명이었다가 약 2년 사이 20%가량 늘어 지난해 3분기 기준 483만8000명이 됐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지금의 디즈니플러스를 과거의 넷플릭스처럼 보는 게 적절하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이미 국내에서는 많은 사람이 OTT 구독 모델을 이용하면서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디즈니 OTT를 새로 가입하거나 기존 OTT를 해지하면서까지 디즈니로 갈아탈 유인이 얼마나 될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는 말이 나온다. 디즈니가 어린이나 마니아층을 겨냥한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갖고 있는 것은 맞지만, 이미 OTT가 보편화된 시장에서 통신사를 바꾸고 새 IPTV에 가입할 만큼의 매력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보수적으로 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시장 특성 때문에 업계에서는 "사실 디즈니도 통신사를 끼지 않으면 국내에서의 성공적인 진입이 어려운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그러나 다른 경쟁사에게 뺏기지 않기 위해 통신사들만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해서 참고 속앓이만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디즈니도 우리 없으면 흥행하기 쉽지 않은데 마치 디즈니가 갑, 우리가 을이 되는 구도가 됐다"며 "디즈니 유치 여부에 따른 외부 이미지 영향도 크기 때문에 사업성과 별개로 다들 굉장히 예민한 상태다"라고 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