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바이든 美행정부와 통상논의 본격화… 韓통상라인 첫 출장길

입력 2021.01.27 06:00

산업통상자원부 통상담당 실무진들이 다음주초 미국 출장길에 오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뒤 한국 통상담당자들의 첫 미국 방문으로, 양국간 통상 현안에 대한 폭넓은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이 바이든 대통령 취임전인 지난달 8~11일 미국을 방문해 로버트 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캐서린 타이 USTR 대표 지명자 등을 만난지 약 7주만이다.

26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차관보급을 책임자로 한 산업부 통상정책라인 당국자들은 내달 1일 전후로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바이든 행정부와 주요 싱크탱크 관계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 조지타운 지역의 '홀리 트리니티'(성 삼위일체) 성당에서 미사를 드린 뒤 성당을 나서면서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통상당국은 이번 출장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기후·환경·노동분야 정책과 미·중 기술분쟁분야 정책 수립 과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미국내 싱크탱크 인사들을 만난다는 계획이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 정비작업이 USTR 대표 등 주요 인사의 의회 인준이 남아 시간이 걸리는 상황에서, 파리기후협약 복귀,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미국 제품 구매) 등 한국 기업이 활용하거나 주의해야 할 주요 정책을 점검하기 위한 방안으로 보인다.

새 무역장벽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탄소국경조정세는 국내 기업들에도 주요 관심사다. 바이든 대통령의 공약인 탄소국경조정세는 온실가스 배출이 많은 국가에서 생산된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다. 그러나 미국 밖 기업들의 상품 수입가격을 높이고 온실가스 감축 시설 투자비용을 높여 미국내 산업 경쟁력을 보완하는 수단으로 쓰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온실가스 배출이 많은 POSCO(005490)등 철강 산업과 석유화학 산업 분야에서는 위기요인이다.

청정에너지 및 기후변화대응 인프라에 대한 투자, 전기차 판매보조금 확대 가능성 등은 LG에너지솔루션(LG화학(051910)), SK이노베이션(096770), 삼성SDI(006400)등 한국 이차전지 기업에게는 일단 기회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 기업에 대한 지원이 늘어날 경우 한국 기업의 주력분야에서 경쟁이 심화될 우려도 있다. 정책 동향을 주의깊게 지켜봐야하는 이유다.

실제 지난 25일(현지시각) 바이든 대통령이 바이 아메리칸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밝힌 정부 기관의 자동차나 트럭 등을 미국에서 만들어진 전기차로 교체하겠다고 밝히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 4위까지 오른 현대차(005380)·기아차(000270)는 미국 현지 공장에는 전기차 생산라인이 없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교체대상 차량의 구체적 수량이나 일정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왼쪽)이 지난해 12월 29일 서울 강남구 무역협회에서 열린 '신통상질서 대응방안 전문가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또 정부가 가입을 적극 검토중인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관련 논의가 이뤄질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정부는 지난달 8일 문재인 대통령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도 계속 검토해나가겠다"는 발언을 시작으로 CPTPP 관련 움직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산업부는 지난달 29일 CPTPP 등 신통상질서 대응방안 전문가 간담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다만 이번 출장은 통상 현안 전반을 논의하기 위한 일정으로 CPTPP만을 논의하기 위한 출장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당분간 지금 사용하는 ‘CPTPP 검토’라는 표현을 올해 상반기까지는 계속 쓸 것으로 보인다. 일본, 호주 등 기존의 협정 가입국과 비공식 논의가 어느 정도 진행되야 ‘가입 검토’라는 표현을 ‘가입 추진’으로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업부 고위관계자는 "이번 출장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에 따른 한·미 관계 협력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했다.

한편 이번 출장에서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의 국제무역기구(WTO) 사무총장 후보 거취 문제는 논의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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