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명이 운명 가른다...백화점·아웃렛 네이밍 전쟁

조선비즈
  • 김은영 기자
    입력 2021.01.24 06:21

    롯데, 4000억 투자한 의왕 아웃렛 9월 개장
    ‘타임빌라스’로 이름 확정…현대는 ‘스페이스원', '더현대서울' 선봬
    스토리와 의미 담아 고객 시간 점유...공간브랜딩 일환

    신규 출점을 앞둔 유통업체들이 점포에 '이름표' 붙이기가 한창이다. 기존엔 점포명에 지역명을 붙이는 게 관행이었지만, 최근에는 특별한 의미를 담은 이름을 짓는 추세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023530)은 오는 9월 경기도 의왕시 백운호수 인근에 개장하는 롯데 프리미엄아울렛의 명칭을 '타임 빌라스(Time Vilas)'로 확정했다. 이 회사의 21번째 아웃렛으로, 2년 9개월만의 신규 출점이다.

    롯데프리미엄아울렛 ‘타임 빌라스’ 조감도./롯데쇼핑
    롯데쇼핑 관계자는 "자연 친화적인 쇼핑몰의 특색을 강조하기 위해 지역명 대신 ‘시간도 쉬어가는 곳’이라는 뜻의 점포명을 붙였다"라며 "소풍과 쇼핑을 함께 즐기는 신개념 유통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쇼핑은 앞서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을 재단장하면서 MZ세대(밀레니얼+Z세대, 1980~2004년생)를 겨냥한 백화점이라는 콘셉트를 강조하기 위해 '힙화점(힙한 백화점)'이라는 부제를 달았다. 하지만 점포명에 지역을 뺀 것은 타임 빌라스가 처음이다.

    이에 업계에선 '브랜드 파워'를 강조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신 회장은 지난 13일 열린 2021 상반기 사장단 회의에서 나이키를 예로 들어 "브랜드 강화를 통해 차별적인 기업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타임 빌라스는 연면적 10만4000m², 영업면적 4만3000m² 규모로, 야외형 아웃렛을 표방한다. 쇼핑몰 인근엔 백운호수, 왕송호수, 바라산 휴양림 등 자연생태 공간이 인접해 있다. 롯데 측은 입지적 특징을 활용해 체류형 콘텐츠를 강화할 방침이다.

    롯데는 원래 2017년 의왕에 아웃렛을 열기로 하고 4000억원을 투자했다. 그러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와 온라인 쇼핑 성장으로 출점이 지연됐다. 지난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롯데쇼핑이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출점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었다. 롯데쇼핑은 작년 말 기준 114개 점포를 정리했다.

    하지만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려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교외형 점포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신규 출점에 속도가 붙었다는 평가다.

    여의도 파크원에 개장하는 ‘더현대서울’ 조감도./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069960)도 지난해 10월 남양주에 문을 연 프리미엄아웃렛의 명칭을 ‘스페이스원(SPACE1)’이라 정한 데 이어, 내달 서울 여의도 파크원에 문을 여는 백화점의 이름을 ‘더현대서울(THE HYUNDAI SEOUL)’로 지었다.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안하기 위해 점포명에 지역명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게 백화점 측의 설명이다. 두 점포는 전체 면적의 40% 이상을 문화·예술 공간으로 조성했다.

    유통업체들이 점포에 네이밍 전략을 쓰는 이유는 온라인 쇼핑이 성장하면서 오프라인 점포 간 모객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통 그룹이 가진 이미지를 넘어, 각 점포가 갖는 차별화된 특징을 강조하기 위해 점포 간 브랜딩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커졌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태원 골목길보다 ‘홍석천 거리’가 더 친밀감이 느껴지듯 스토리와 의미를 지닌 점포명은 고객 인지도를 높이는 수단이 된다"라며 "고객의 시간을 점유하기 위한 공간 브랜딩의 일환으로 향후 네이밍 전략의 활용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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