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와 손잡은 쎄트렉아이 박성동 의장 “소형 위성, 항공·방산과 시너지”

조선비즈
  • 정민하 기자
    입력 2021.01.24 06:00

    "그룹 차원에서 우주 분야를 미래산업으로 인식하고, 훌륭한 차세대 경영자가 장기적으로 후원해 줄 수 있는 한화(000880)를 선택한 것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선택이었다."

    쎄트렉아이(099320)의 박성동 이사회 의장은 조선비즈와의 전화 및 서면 인터뷰에서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로 최대 주주를 변경하기로 결정한 배경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박성동 쎄트렉아이 이사회 의장. /쎄트렉아이 제공
    쎄트렉아이는 한국 최초의 위성 ‘우리별 1호’를 개발한 위성 전문 기업이다. 1999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 인력들이 설립했고, 위성 본체·지상 시스템·전자광학 탑재체 등 핵심 구성품을 개발·제조하는 기술력을 갖췄다.

    한화그룹의 항공·방산 부문 중간지주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같은 쎄트렉아이의 지분을 단계적으로 약 30% 인수하기로 했다고 지난 13일 공시했다. 지분 인수와 상관없이 쎄트렉아이의 현(現) 경영진이 독자 경영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쎄트렉아이를 중심으로 한국항공우주(047810)(KAI)와 LIG넥스원(079550)등도 KAIST와 소형 위성 분야 개발 및 사업화를 위해 손을 맞잡는 등 국내에서 우주 산업이 최근 차세대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우주 개발을 주도하는 주체가 정부에서 민간으로 넘어가고 있는 최근의 우주산업 트렌드에 따라 핵심인 우주 인터넷, 즉 저궤도 위성통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쎄트렉아이가 주력인 분야기도 하다. 다음은 박성동 쎄트렉아이 의장과 일문일답.

    -국내에서 위성시스템을 자체 제작할 수 있는 유일한 민간업체인데, 어떻게 가능했나.

    "쎄트렉아이는 1999년 말에 설립됐지만, 인공위성 시스템 개발 경험은 그보다 10여년 전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 시절부터 시작됐다. 회사 설립 전에 세 차례의 성공적인 위성개발 경험을 확보하고 있었고, 관련 분야의 학회나 전시회 참여를 통해 잠재적인 고객과 경쟁사에 대한 정보를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본다."

    -위성개발 분야의 진입장벽이 높지 않나.

    "맞다. 진입장벽이 높은 대표적인 분야 중 하나가 인공위성, 발사체를 포함하는 우주 분야다. 인공위성은 우주로 발사되고 나면 수리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높은 신뢰도를 요구한다. 이런 이유로 위성 구매자의 입장에서는 많은 위성개발 경험과 실적을 보유하고 있는 제조사를 선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이 때문에 시장에서의 진입장벽이 높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그동안 여러 기업에서 인수 관련 ‘러브콜’이 많았다고 들었다. 한화를 선택한 이유는.

    "스타트업이자 중소기업으로서 경험하는 현실적인 한계를 극복하는 방법으로서 대기업으로부터의 투자를 유치하게 됐다. 또 인공위성 등 지금 하고 있는 중후장대한 우주 사업은 중소기업이 하기엔 다소 벅찬 감도 있었다.

    그럼 과연 국내 10대 기업 회사 중에서 쎄트렉아이가 그동안 해왔던 일을 계속 이어서 잘 할 수 있는 곳이 어딜까 고민했다. 그중에서도 기업 이미지, 장기 전략, 앞으로 이끌 차기 경영자 후계자의 사회적 평판 등을 고려했을 때 한화가 저희에게 가장 적합하다 판단했다."

    -어떻게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전망하는지.

    "한화그룹이 갖고 있는 핵심기술을 활용해서 보다 큰 규모의 모험적인 시도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 더불어 한화그룹이 갖고 있는 방산, 무역, 건설 분야의 글로벌 네트워크는 쎄트렉아이의 해외사업 확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시스템, 한화디펜스 등 항공 및 방산 계열사를 지니고 있는 중간지주사이기도 해서 다양한 협업이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쎄트렉아이 자회사인 SIIS와 SIA의 상장 추진 소식도 들었다.

    "작년에 두 회사의 상장을 위한 주관사를 선정했지만, 아직은 언제쯤 상장할 거라는 걸 논하기에는 이른 것 같다.

    두 자회사는 쎄트렉아이와 마찬가지로 지구관측 분야의 밸류체인의 중요 부분을 담당하고 있지만 쎄트렉아이의 핵심영역(인공위성, 탑재체, 지상국)과는 명확히 구분되는 사업을 주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는 말처럼 최초 회사설립을 위한 준비는 쎄트렉아이에서 진행했고, 충분히 생존이 가능하겠다는 판단이 들 무렵에는 별도의 대표이사가 회사를 책임 경영하게 하는 방식을 취하게 됐다.

    스타트업에게 있어 상장이라는 것은 돈을 번다는 의미 외에 자기가 선택한 결정이 옳았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본다."

    쎄트렉아이가 개발한 소형 위성. /쎄트렉아이 제공
    -글로벌 시장에서 쎄트렉아이를 어필하는 포인트가 있나.

    "‘한번 고객은 끝까지 간다’가 저희의 장점이자 경쟁사 대비 차별화 요소다. 일각에서는 쎄트렉아이가 저가로 위성 시장을 공략한다는 표현을 하기도 하지만, 실제는 적정가격을 받고 있고 그런 이유로 해외 위성 사업에서 충분한 이윤을 창출하고 있다.

    해외시장의 잠재고객은 기술이전을 요구하는 개발도상국 정부 기관과 순수 상업적인 목적으로 위성을 구입하는 선진국 기업으로 구분할 수 있다. 기술이전을 원하는 고객에게는 과거 말레이시아, 아랍에미리트(UAE)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기존 고객들의 경험을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소개해준다. 우리에게 만족한 고객만큼 훌륭한 마케터를 구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순수 상업 목적의 위성 구매자에게는 ‘Value for Money(가성비)’의 입장에서 그들이 현명한 선택을 내리도록 지원한다.

    한편, 경쟁사로부터 위성을 구매한 외국기관은 후속 위성의 잠재적 구매고객으로 분류하고 긴밀하게 관리한다. 경쟁사의 대부분이 고객과 후속 사업으로 이어진 경우는 많지 않은 점을 공략 포인트로 활용하는 것이다."

    -소형 위성 시장이 요새 대세다. 예상했나.

    "위성개발의 후발주자인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는 대형위성보다 중소형위성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오랜 주장이었지만, 그동안 그리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지난 10여년 동안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갑작스럽게 불어 닥친 뉴 스페이스(New Space) 트렌드도 우리나라에서는 불과 2~3년 전에야 인식됐다. 스페이스 X(SpaceX)의 일론 머스크가 큰 역할을 해 줬던 게 사실이다.

    회사설립 초기에서부터 지금까지 쎄트렉아이는 중소형위성 분야에 집중했고, 이는 지금 트렌드와 잘 맞아떨어진 측면이 크다고 본다.

    하지만 앞으로도 위성 시장은 대형위성과 중소형위성이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하지, 어느 하나가 다른 하나를 완전히 대체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산업체의 입장에서는 경쟁력 확보가 가능한 시장을 구분해 내고 거기에 집중해서 일등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뉴스페이스’는 무엇이 중점이라 생각하는지.

    "뉴스페이스의 주요한 키워드는 ‘민간주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민간자본’ 등이 될 것 같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돈이 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다.

    민간기업이 주도해온 정지궤도 통신방송위성 시장을 제외하면, 과거의 우주개발은 정부 중심적이고 정부의 재원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앞으로는 민간기업이 벤처캐피털 같은 모험자본을 이용하여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 내는 시대가 올 것이다."

    지구 상공에 떠 있는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위성을 지구 위에 표시한 이미지. /한국천문연구원 우주위험감시센터 제공
    -지난해 우주발사체에 대한 고체연료 사용 제한을 풀도록 한미 미사일 지침이 개정됐는데, 쎄트렉아이를 비롯해 우리나라 항공우주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독자적인 발사수단을 확보하는 것은 위성 산업이 커나가는데 큰 힘이 된다. 특히 저희처럼 중소형위성을 개발하는 회사에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고체추진체 기반의 발사체가 시장을 확대하는 데 큰 도움이 되리라 예상한다."

    -최근 항공우주 트렌드는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우주 분야에서의 최근 트렌드는 다수의 위성을 저가로 제작·운용하는 소형위성군을 이용해 우주 인터넷을 제공하겠다는 ‘스타링크’가 가장 대표적인 사례다.

    인공위성 분야에서는 초소형인공위성과 소형인공위성을 이용해 초기 투자 비용을 줄이면서도 다양한 유형의 지구관측이나 통신 서비스가 시도되고 있고, 발사체 분야에서도 100여개 이상의 스타트업이 중소형 발사체를 개발하고 있는데 이런 시도는 과거 10년 전에는 볼 수 없었던 것들이다.

    -쎄트렉아이가 최근 주력하는 바는.

    "최근이라 해서 지난 시간과 다를 바는 없는 것 같다. 늘 우주산업 시장을 눈 부릅뜨고 지켜보면서 새로운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고, 기술적인 혁신을 위해 새로운 도전을 끊임없이 해나가고 있다."

    -앞으로 항공우주 산업 전망과 나아가야 할 방향은.

    "뉴스페이스로 대표되는 현재의 트렌드는 당분간 유효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가 이런 세계적인 트렌드를 효과적으로 수용하고 기회로 삼기 위해서는 민간기업이 더욱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정부는 민간기업이 필요로 하는 것들을 지원하는 체제를 갖춰야 한다고 본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