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펌풍향계] '우르르' 쏟아진 판사 출신 변호사들, 대형로펌 취업 "예전 같지 않네"

조선비즈
  • 이미호 기자
    입력 2021.01.22 11:25 | 수정 2021.01.22 11:33



    조선DB
    내달 법원 정기 인사를 앞두고 사표를 낸 판사들이 로펌 시장에 우르르 쏟아져 나오면서, 대형 로펌들의 '인재 영입'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하지만 좋은 자리는 한정돼 있고, 사직자가 많다는 점에서 판사 출신 변호사들의 몸값이 예전 같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법원 정기 인사를 앞두고 역대 최다 규모인 80명에 가까운 판사들이 사표를 냈다. 이 가운데 20명 정도가 법원장 및 고등법원 부장판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퇴직 후 수임 제한 등 법무부가 '변호사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규제가 강화된데다, 내부적으로는 판사들 투표로 법원장 후보를 받는 '법원장 추천제' 시행되고 고법부장 승진제가 폐지되는 등 승진 기회가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현실적으로는 수임 제한 규제가 있는데다 사법농단 사태에 이어 적폐청산 등 판사들이 심적으로도 지치고 회의감이 크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이처럼 연초부터 전례없이 판사 출신들이 시장에 쏟아지면서 로펌업계는 인재 영입에 분주한 상황이다.

    한 대형 로펌은 이번에 사표 낸 판사들 가운데 4~5명의 영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대형 로펌 관계자 A씨는 "아무래도 친분이 있으신 분들 위주로 컨택하고 있다"면서 "대부분 동시에 여러 곳의 로펌에서 콜을 받고 있는 분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대형로펌도 "판사 출신 영업 규모가 예년보다 다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러브콜'은 일부 판사들에만 국한된 얘기다. 그 어느때보다 판사 출신 변호사들이 동시에 쏟아져 나오면서 대형 로펌 취업이 치열할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다른 로펌 관계자는 "판사 출신이라는 특징이 겹치는데다 아무리 평판이 좋다 해도 여러 명이 같이 쏟아져 나오면 영입 메리트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면서 "우스갯소리로 판사들도 자기소개서를 써야 할 판"이라고 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들이 이례적으로 사표를 많이 내면서 로펌 개업부터 소규모 부티크 로펌, 인하우스(사내 변호사), 학계 등으로 보다 폭넓게 이동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각에선 판사 출신들이 대형로펌을 선호하지 않는 분위기도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입사 후 2~3년 지나면 실적에 대한 압박이 있는데다, 많은 변호사들과 팀플레이를 해야 하기 때문에 규모는 작지만 법원 출신들이 많은 소규모 로펌을 선호한다는 설명이다. 한 변호사는 "법원 같은 업무환경을 선호하는 분들이 꽤 있다"고 귀띔했다.

    오히려 올 들어 검경 수사권 조정이 시행됨에 따라 로펌업계에서는 판사 출신 보다는 경찰쪽 경험이 있는 변호사들의 몸값이 높아진 상태다. 특히 경찰대 변호사들은 변호사 2~3년차만 되도 여기저기서 모셔가기에 바쁘다는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 대형로펌 관계자는 "그야말로 형사사건에 투입할 수 있는 형사팀 변호사를 찾고 있다"면서 "경찰쪽 경험있는 변호사 구하기가 요즘 너무 힘들다. 영입경쟁이 치열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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