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갤럭시S21 ‘꿈의 5G’ 못 쓴다…삼성·이통사 이해관계 맞아떨어져 전용 안테나 빼

조선비즈
  • 이경탁 기자
    입력 2021.01.21 06:00

    갤럭시S21, ‘꿈의 5G’ 28 수신 불가
    국내 모델서 초고주파 지원 안테나 빼
    삼성전자, 원가 절감해 출고가 낮추고
    이통3사 28 5G망 늑장 설치도 원인
    5G 28 대역, LTE보다 20배 빠른데…

    삼성전자 '갤럭시S21' 사전예약이 시작된 지난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 제품이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초고주파 대역 5세대 이동통신(5G) 기지국 설치를 예정대로 하지 않아 삼성전자가 오는 29일 정식 출시하는 갤럭시S21에서 이를 지원하는 안테나를 뺀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상반기 초고주파 5G 대역이 상용화되더라도, 갤럭시S21은 4세대 이동통신(4G·LTE)보다 20배 빠른 ‘꿈의 5G’를 사용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삼성전자도 원가 절감을 통해 갤럭시S21의 국내 출시 가격을 100만원 이하로 낮출 수 있어 두 업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복수의 통신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국내 출시용 갤럭시S21 시리즈는 올해 상반기 상용화가 이뤄질 초고주파 밀리미터웨이브(mmWave) 대역 28㎓(기가헤르츠) 주파수 수신이 영구적으로 불가능하다. 반면 이미 5G 초고주파 대역이 상용화된 북미 지역 등에서 출시되는 갤럭시S21에는 밀리미터웨이브를 수신할 수 있는 안테나가 탑재됐다.

    국내 5G 주파수 대역은 전파 도달 범위가 비교적 길지만 최대 속도는 LTE 대비 3~4배 빠른 3.5㎓ 주파수와 전파 도달 범위가 짧지만 속도가 LTE 대비 20배 빠른 28㎓ 주파수로 구분된다. 이 때문에 28㎓는 ‘꿈의 5G’로도 불린다.

    /조선DB
    LTE 서비스도 2011년 국내 첫 상용화 당시 75Mbps(메가비피에스)의 전송 속도를 내며 ‘꿈의 4G’ 기준에 못 미쳐 업계에선 3.9세대 이동통신으로도 불렸다. 이 기준은 정지 상태에서는 1Gbps, 이동 중에는 100Mbps의 전송 속도를 내는 것이다. 이후 2013년 통신 3사가 주파수 대역폭을 확장한 LTE-A 상용화를 통해 해당 기준을 넘으며 진정한 4G 시대가 열렸다.

    5G도 28㎓ 대역이 국내에서 본격 상용화된다면 LTE와 마찬가지로 기술적 세대 구분이 될 전망이다. 올해 SK텔레콤(017670)·KT(030200)·LG유플러스(032640)국내 이동통신 3사가 28㎓ 상용화를 할 예정이다. 갤럭시S21에는 이 대역을 지원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2100’이 탑재된 만큼 진정한 5G를 체험할 것으로 기대됐다.

    삼성전자(005930)가 지난 12일 공개한 엑시노스 2100은 삼성 모바일 AP로는 최초로 5G 모뎀 통합칩 형태로 제작됐다. 저주파 대역은 물론이고, 초고주파 대역까지 모두 대응한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그래픽=김란희
    하지만 정작 갤럭시S21 국내 출시 제품에선 이를 연동해 지원할 수 있는 수신 안테나칩 부품을 빼버린 것이다. 앞서 출시된 애플 아이폰12도 AP ‘A14 바이오닉’을 통해 5G 초고주파 대역을 호환하지만, 한국 아이폰12에서 이를 수신하는 안테나를 제외하고 출시했다.

    이런 배경에는 향후 ‘망연동 테스트’와 같은 문제보다도 결정적으로 통신사와 제조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는 게 관련 업계의 설명이다. 제조사 입장에선 원가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 밀리미터웨이브 안테나의 경우 각 제품에 탑재되는 모듈당 수십달러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사 입장에선 갤럭시S21에서 향후 ‘펌웨어 업데이트’로 28㎓를 지원하더라도 소비자들이 이 대역을 원활하게 사용하지 못한다면 반발이 클 수 있다. 특히 28㎓ 수신 지역은 3.5㎓보다 더 제한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자부품업계 고위 관계자는 "갤럭시S21 국내 출시모델에 5G 초고주파 대역을 지원하는 칩이 빠진 것은 통신사와 제조사의 책임을 6:4 정도로 볼 수 있다"며 "만약 통신사의 강력한 의지가 있었다면 제조사 입장에서도 당연히 관련 부품을 탑재해 공급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왼쪽부터)SK텔레콤 을지로 사옥, KT 광화문 사옥, LG유플러스 용산 사옥 전경. /각 사 제공
    만약 통신 3사가 일찌감치 5G 초고주파 대역을 상용화했다면 제조사 입장에서도 이를 호환하는 부품을 뺄 명분이 없다는 것이다. 통신 3사는 5G 상용화 초기만 하더라도 소비자들에게 초고주파 대역인 28㎓를 ‘꿈의 5G’로 마케팅했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의 여파로 투자 비용이 감당하기 어려워지자 현재는 28㎓ 기지국을 전국 주요 인구밀집 지역 중심으로 설치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과기정통부의 이동통신 주파수 할당 관련 고시에 따르면 올해까지 통신 3사는 28㎓ 기지국 망을 1만5000대 설치해야 하지만, 아직 일부 테스트 지역을 제외하고 구축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언제쯤 국내서 ‘꿈의 5G’를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을 만나볼 수 있을까. 통신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28㎓ 대역 상용화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하반기에 출시될 아이폰13과 갤럭시 시리즈 신작부터는 해당 부품이 탑재돼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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