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폭락론' 3대 근거 전문가에 물어보니... "과도한 우려"

조선비즈
  • 최상현 기자
    입력 2021.01.21 06:00

    "여러가지 지표를 봤을 때 (부동산 거품은) 터지기 직전이다. 이런 상황에서 실수요들이 집 사는 것, 그것만큼 크게 후회하고 앞으로의 인생을 날리는 일이 없다는 것 꼭 명심해두시길 바랍니다. (구독자 41만명의 A유튜버)"

    "그동안 대폭등한 모든 부동산은 2021년을 기점으로 오른만큼 떨어지기 때문에 사상 최대의 폭락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구독자 21만명의 B유튜버)"

    일러스트=정다운
    2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튜브와 네이버 카페 등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부동산 폭락론’이 확산하고 있다. 일부는 "지금 집값이 마지막 고점"이라며 "2021년에는 반드시 부동산 폭락이 온다"고 주장한다.

    이들이 부동산 폭락의 근거로 제시하는 내용은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집값이 올라도 너무 많이 올랐다는 것이다. 최근 몇년 간 서울 및 수도권 부동산 가격이 지속적인 강세를 보였고, 특히 코로나19로 유동성이 확대된 지난해에는 전국적인 ‘불장’이 이어졌다.

    KB부동산 자료에 따르면, 지난 4년간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39.06%다. 6억원에 못 미쳤던 평균가격은 10억원을 훌쩍 넘겼다. 지난해는 서울과 수도권 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부동산 상승기였다. 4년간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14.07% 올랐는데, 그 상승분 대부분이 지난해(9.23%)에 집중됐다.

    두 번째 근거는 집값 상승 동력으로 작용했던 풍부한 유동성이, 코로나19 종식 이후 금리가 인상되면서 축소될 거란 전망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3월 17일 기준금리는 1.25%에서 0.75%로 인하됐고, 이어 5월 28일 0.50%로 재차 인하됐다. 이에 따라 시중금리도 1~2%로 낮게 유지되며 지난해에만 360조원이라는 막대한 금액이 주택매매시장으로 유입됐다.

    세 번째는 정부의 공급확대 정책과 오는 2025년쯤 시작될 3기 신도시 입주다. 지난해 정부는 8·4대책에서 수도권 26만가구 공급을 추진하겠다고 밝혔고, 올해에는 "설 이전에 특단의 공급대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한 상태다. 올해 하반기부터 사전청약을 받는 3기 신도시 30만가구 영향까지 겹쳐져 미분양이 쌓이고, 기존 주택의 가격이 폭락할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상당수 경제·부동산 전문가는 ‘부동산 폭락론’을 뒷받침하는 주요 근거에 오류가 많다고 지적한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로 주택시장의 부채비율은 대략 LTV 50% 선에서 잘 관리된 편이라 금리가 소폭 인상돼도 집값이 폭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에 걸쳐 주택 수요가 감소하며 집값이 서서히 빠지고 안정화될 수는 있다고 본다"고 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도 "서울 집값 상승은 유동성 요인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가구 수가 계속 증가하는 가운데 공급이 축소되면서 일어난 현상"이라며 "체감물가 상승률과 비교하면 받아들이지 못할 만큼 많이 오른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유동성이 축소될거란 주장도 설득력이 낮다는 설명이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실물 경기와 고용 시장이 최악인 현 상황에서 유동성을 축소한다는 것은 말기암 환자의 산소 마스크를 떼겠다는 소리"라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나 한국은행이나 당분간은 금리를 인상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서 학회장도 "국가 경제 운영 측면에서 볼 때, 저성장 시대에 들어선만큼 경기 회복 이후에도 저금리를 계속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3기 신도시 등의 공급 대책도 시장 수요에 대응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자투리 중소 규모 공급을 빼고 보면 제대로 된 3기 신도시는 17만가구에 불과하다"면서 "분당·일산 등 30만가구가 공급된 1기 신도시와 판교·광교·위례 등 55만가구가 공급된 2기 신도시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물량이다"라고 했다. 박 위원은 "지금이라도 공급 물량을 늘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전문가들은 지방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태기 교수는 "반도체·화학·IT 주식만 오르고 실적이 부진한 나머지 기업 주식은 하락하는 ‘K자 반등’이 증시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부동산 시장도 서울·수도권과 지방이 K자 곡선을 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진형 교수도 "교통과 인구가 모이는 서울은 상승 기조가 유지되겠지만, 지방 부동산 시장은 울산과 창원이 그랬던 것처럼 해당 지역 경기에 따라 등락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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