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세계, 각오해"...여의도에 '더현대서울' 여는 정지선

조선비즈
  • 김은영 기자
    입력 2021.01.20 14:16

    롯데·신세계·현대, ‘금융·정치 중심지’ 랜드마크 백화점 격돌
    정지선 현대百 회장 "더현대서울 대표 매장으로 개발"
    축구장 13개 크기...서울 시내 백화점 중 규모 가장 커

    현대백화점(069960)이 다음 달 26일 서울 여의도 파크원에 개장하는 백화점에 '더현대서울(THE HYUNDAI SEOUL)'이라는 명칭을 붙이기로 확정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16번째 백화점인 더현대서울은 축구장 13개(8만9100㎡) 크기로 서울 시내 백화점 중 규모가 가장 크다.

    더현대서울의 개장으로 서울의 3대 핵심상권 중 하나인 영등포 강서상권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롯데 영등포점은 매출 4000억원의 알짜 상권으로 32년간 롯데가 운영해 왔다. 신세계 역시 타임스퀘어로 간판을 바꾸고 공격적으로 영업해 왔다.

    더현대서울 조감도./현대백화점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더현대서울을 카카오맵과 네이버 지도 등에 등록하고 개장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다. 더현대서울은 문화·예술을 강조한 백화점을 표방한다.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을 주제로, 대형 보이드(건물 내 개방된 공간)와 자연 요소를 결합한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했다.

    개장과 함께 다음 달 25일부터는 백화점 6층에 위치한 미술관(ALT.1)에서 팝아트 거장 앤디 워홀의 대규모 회고전 '앤디 워홀: 비기닝 서울'을 개최한다. 국내에서 열린 앤디 워홀 전시 중 가장 큰 규모로, 메릴린 먼로 초상과 꽃, 캠벨 수프 등 대표작 153점이 소개될 예정이다.

    ◇미술관·무인매장 들어서는 '더현대서울'
    현대백화점의 네이밍 전략은 지난해 10월 경기도 남양주 다산신도시에 개장한 '현대프리미엄아웃렛 스페이스원(SPACE1)'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점포명에 지역명을 붙이는 유통가의 관행과 달리, 이 점포는 스페이스원이라는 명칭을 붙였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안하기 위해 점포명에 지역명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더현대서울도 스페이스원처럼 전체 면적의 40% 이상을 문화·예술 공간으로 할애할 계획이다. 이번 점포명에 '서울'이라는 지명을 붙인 것은 서울을 대표하는 백화점으로 만들겠다는 그룹의 의지가 담겼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여의도점을 현대백화점그룹의 위상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플래그십스토어(대표 매장)'로 개발하라"고 주문한 바 있다.

    하이메 야온이 디자인한 스페이스원의 예술 공간 ‘모카가든’/현대백화점
    복합문화공간 외에도 아마존웹서비스(AWS)의 기술이 적용된 무인매장이 조성된다. 또 몽클레르, 발렌시아가, 발렌티노, 몽블랑, 예거르쿨트르, 부쉐론 등 명품 브랜드가 입점하며, 루이비통과 샤넬, 에르메스 등 ‘명품 3대장’도 입점을 협상 중이다.

    ◇롯데·신세계·현대...서울 서남부 랜드마크 놓고 격돌
    더현대서울이 출점하면 서울 서남부상권을 둘러싼 백화점 3사의 각축전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더현대서울에서 차로 약 7분 거리인 영등포역에는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이 길을 마주 보고 서 있다.

    영등포 상권은 일평균 15만명이 드나드는 교통의 요지이자, 금융·정치의 중심지이다. 또 강서·마포·용산 등 1차 상권을 비롯해 2·3차 상권인 경기·인천까지 상권이 광역화되고 있어 향후 큰 성장이 예상된다.

    신세계가 2009~2019년까지 영등포점(현 타임스퀘어점)을 찾은 고객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1차 상권 고객은 37%에서 41%로 증가했지만, 2·3차 상권 고객은 15%에서 33%로 18%포인트 증가했다.

    유명 맛집을 조성한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1층./롯데백화점
    롯데는 1987년부터 30년간 영등포역 점용 계약을 통해 1991년부터 백화점을 운영해 왔다. 지난 2019년 신세계를 제치고 10년 계약을 따내며 수성에 성공했다. 이곳은 1호선 영등포역과 연결돼 있고, 영업면적이 약 4만㎡에 달한다. 유동인구가 많아 매년 4000억원 안팎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점포다. 전국 백화점 중 매출이 4000억원 이상인 곳은 20여 곳에 불과하다.

    신세계는 영등포점의 간판을 타임스퀘어점으로 바꾸고, B관 전체를 생활전문관으로 꾸미는 등 리빙 매장 면적을 기존보다 70% 늘렸다. 그 결과 리뉴얼 오픈 100일 만에 매출이 15% 신장했다. 롯데 영등포점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 1980~2004년생)를 겨냥해 '힙화점(힙한 백화점)'으로 탈바꿈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그동안 영등포 상권은 오피스 상권이 중심이라 장사하기 어려운 곳으로 꼽혔지만, 경기·인천 등 신규 아파트 입주민들이 이곳까지 찾아오면서 상권이 커지고 있다"며 "3사가 공격적으로 백화점 영업을 시작하는 만큼 시너지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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