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이익공유제 알리려다가…상인들 "서울시가 막은 권리금 해결부터"

조선비즈
  • 양범수 기자
    입력 2021.01.14 19:37 | 수정 2021.01.14 20:05

    LG생활건강 '이익공유제' 보러 영등포 지하상가 찾아
    '도움 됐나' 묻자 점장 "서울시 임대료가 비싸다"
    박원순 재임 때 지하상가 권리금 못 받게 조례 개정
    권리금 받을 길 끊긴 상인들, 이낙연에 민원
    상인 "이윤 없는데 세금 매기나…선거 때문에 오셨겠지만"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코로나 이익공유제' 추진 의지를 강조하려 서울 영등포 지하상가를 찾았다. 온라인몰 매출을 가맹점과 공유하고 있는 LG생활건강의 모범 사례를 직접 보러 간 것이다. 그런데 영등포 지하상가 상인들은 이 대표에게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때문에 지하상가 권리금을 받지 못해 피해가 크다며 해결해 달라는 민원을 집중 제기했다.

    이낙연 대표가 14일 서울 영등포 지하상가 내 문을 닫은 상가 앞에서 상인들의 고충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영등포지하상가에 있는 네이처컬렉션 매장을 방문했다. 네이처컬렉션은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브랜드로, 지난해 7월부터 온라인몰 매출을 가맹점과 공유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비대면 소비가 늘어나면서 오프라인 매장인 가맹점에 고객 유입이 줄자,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이 가맹점과 상생을 위해 이 같이 지시했다. 새로운 플랫폼에서는 고객이 온라인몰에서 오프라인 가맹점을 `마이 스토어`로 설정해야 주문할 수 있고, 매출과 수익은 고객이 지정한 가맹점에 돌아간다.

    이 대표는 온라인몰에서 핸드크림과 손세정제, 설 명절 선물 등 약 20만원어치 제품을 미리 구매했고, 이날 영등포 지하상가 내 가맹점에서 주문해 둔 물품을 받았다. 동행한 LG생활건강 관계자에게 이 대표는 가맹점주들이 만족하는지 물었고, 이 관계자는 "계속 같이 도와가면서 개선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어려운 시기일수록 손을 맞잡으면 고통이 줄 것"이라며 "(이익 공유가) 확산되도록 어떻게 후원할 것인지 폭넓게 연구해 곧 방책을 내놓겠다"고 했다.

    이어 이 대표는 이 가맹점 점장에게 LG생활건강이 마련한 제도가 어떤 도움이 됐는지 물었다. 가맹점주는 "2020년 매출이 (전년 대비) 80% 줄었다. 굉장히 힘들다"며 "그래도 LG라는 큰 버팀목이 있어서 기댈 수 있는데, 소상공인들은 기댈 데가 없다"고 했다.

    이낙연 대표가 14일 코로나 이익공유제 실현 현장 일정으로 서울 영등포 지하상가 내 네이처컬렉션 매장을 찾아 온라인몰에서 사전 구매한 상품을 수령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점장은 곧바로 서울시가 잘못된 정책을 펼쳐 힘들어졌다며 고충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점장이 "서울시가 임대료를 현 매출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고 말하자, 이 대표는 "지자체가 하는 것을 이래라 저래라 검토해보지도 않고 혼자 한다는 것은…"이라고 말하자, 옆에 있던 한 시민이 "지하상가 좀 살려달라, 죽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서울시와 상의를 해보겠다. 이미 임대료 조정을 한번 하지 않았나"라고 묻자, 점장은 "작년에 임대료 50%를 수당으로 지원받았고, 올해 지원은 6월까지"라며 "6월 이후에 걱정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곧이어 현장에 있던 다른 상인들이 서울시 행정이 잘못됐다며 민원을 제기했다. 서울시는 박원순 전 시장 재임 때인 지난 2017년 6월 '서울특별시 지하도상가 관리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입법 예고했다. 을지로와 명동, 강남, 영등포 등 25개 구역 지하상가 상점 2700여곳의 임차권 양수·양도를 전면 금지시키는 내용이다. 서울시는 1년여가 지나 6·13 지방선거 후인 2018년 7월, 이 조례 개정안을 공포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가 관리하는 지하상가에서 장사를 하던 상인들이 권리금을 받고 다른 상인에게 가게를 넘기지 못하게 됐다. 당시 상인들은 20년간 임차권 양도를 허용해오다 갑작스럽게 금지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상인들은 이 대표에게 이 조례에 대해 항의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서울 영등포 지하상가를 방문해 상인들의 고충을 메모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가 방문한 매장 점장은 "외람된 얘기는 아닌데, 지금 (매장) 양도·양수가 묶여 있어 우려된다"고 했다. 다른 상인은 "원래 명의를 계속 사고 팔았는데, 지금은 안 된다"며 "젊은 사람이 들어와서 장사해야 (상권이) 활성화된다"고 말했다. 이 상인은 "코로나 시기에 (서울시에 납부하는) 대부료도 너무 많이 내고 양도·양수를 묶어놔서 죽을 지경"이라며 "양도·양수만큼이라도 풀어주셨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다른 상인은 이 대표에게 매장 임대료와 관련해 "전체적으로 너무 비싸다. 코로나가 아닐 때도 비쌌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지향하는 바도 아니다"라고 했다. 또 "이윤이 없는데 세금을 매기는 나라는 민주주의가 아니다"라며 "이번 선거(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문에 오셨겠지만"이라는 말도 했다.

    이 대표는 일정을 마치면서 영등포 지하상가 상인들이 말한 고충과 관련해 "(정부가) 지원하고 있는 게 한계가 있다"며 "어떻게 더 실효성 있는 지원이 되게 할 것인지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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