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다니며 법조인 꿈 이룬다”… ‘방통대 로스쿨법’에 설레는 직장인들

조선비즈
  • 심민관 기자
    입력 2021.01.15 06:00

    최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립 방송통신 로스쿨 특별법안'을 발의하면서 직장인들 사이에서 방통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생계 문제로 직장을 관둘 수 없던 직장인들도 로스쿨 진학을 통해 법조인 꿈을 이룰 수 있어서다.

    일러스트=안병현⋅조선일보DB
    14일 7급 공무원 김모(41)씨는 "사법시험 폐지 후 포기했던 꿈을 이룰 희망이 생겼다"며 "일을 하면서도 남는 시간에 로스쿨 수업을 듣고, 법조인이 될 기회를 얻게 돼 포기했던 법조인의 꿈을 다시 꾸게 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5년간 사법시험을 준비하다 뜻을 이루지 못하고 공무원이 됐다고 한다.

    경찰공무원 박모(35)씨도 근무를 하면서 로스쿨에 진학할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가족회의를 열었다고 했다. 박씨는 "로스쿨에서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한 경찰들이 고위직 승진에 유리한데다, 대형로펌에서도 억대 연봉을 주고 모셔가기 경쟁이 치열하다"며 "방송대 로스쿨이 생기면 학업과 일을 병행하는 것이 가능해져 사표를 쓰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했다.

    지난 2017년 사법시험 폐지 후 법조인이 되는 길은 로스쿨로 일원화됐다. 연간 2000만원에 달하는 등록금과 3년간의 수업연한 때문에 직장인들은 법조인이 되고 싶어도 로스쿨 진학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가족 부양의무가 있는 30~40대 직장인들이 회사를 그만두고, 학업에 뛰어드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다양한 사회경험과 전문성을 지닌 법조인을 배출하겠다는 당초 로스쿨 취지와 달리, 입학생 대부분은 학부를 갓 졸업한 20대로 채워졌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년간 로스쿨별 입학생 연령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0학년도 수도권 소재 로스쿨 입학생(1175명) 중 32세 이상 입학생은 3.8%(41명)에 그쳤다.

    방송통신 로스쿨이 도입되면 다양한 사회경험을 가진 30~40대 직장인들의 로스쿨 진학에 물꼬가 트일 것이란 전망이 많다.

    법무법인 위어드바이즈의 박준용 대표변호사는 "그동안 로스쿨이 대부분 학부 졸업생으로 채워지면서 다양한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법률가 양성이라는 당초 취지가 퇴색했었다"며 "방통대 로스쿨이 생기면 사회 각 분야에서 활동 중인 전문가들의 법조계 진출이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

    방통대 로스쿨은 학사학위를 취득하고 법학학점 12학점 이상을 이수한 사람이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법안에 따르면 학생 선발은 학부 성적, 외국어 능력, 사회활동과 봉사활동 경력, 법학에 관한 기초지식을 평가하기 위한 시험의 결과 등을 토대로 이뤄진다. 또 온라인 수업 특성상 입학정원에는 제한을 두지 않을 가능성이 크며, 졸업시험을 통해 졸업 정원을 통제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전망이다.

    방통대 로스쿨은 학비도 저렴한 수준으로 정해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현재 방통대 일반대학원의 1학기 등록금은 130만원 정도다. 국립대 로스쿨 등록금은 학기당 500만원 수준이고, 사립대 로스쿨은 800만~1000만원대다.

    일러스트=이철원⋅조선일보DB
    그러나 이러한 기대와 달리 국립 방통대 로스쿨이 설립되기까지는 많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이야기도 나온다. 내년 3월부터 방통대 로스쿨 입학생을 받으려면 다음달 국회 본회의 때까지는 법안이 통과돼야 하는데, 변호사업계와 기존 로스쿨들이 일제히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변호사들과 기존 로스쿨들은 방통대 로스쿨 설치가 자칫 변호사 정원 확대로 귀결돼 변호사 시장에서 수급 불균형(초과)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최근 대한변호사협회장과 서울지방변호사회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방통대 로스쿨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고, 국회 항의방문 등을 통해 반대 의견을 전달했다. 전국 25개 로스쿨을 대변하는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또한 방통대 로스쿨 도입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법안 통과를 위한 시간이 촉박하다는 점도 문제다. 해당 법안이 시행되려면 먼저 국회 교육위원회를 통과해야 한다. 이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의결을 거친 뒤 국회 본회의 표결에 올려야 한다. 이러한 절차가 한달 안에 이뤄져야 하는데, 코로나 사태로 국회 상임위원회 회의가 축소된 상황에서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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