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국산 1호’ 코로나19 치료제 초읽기…2호 쟁탈전 나선 대웅제약·녹십자·종근당

조선비즈
  • 장윤서 기자
    입력 2021.01.14 16:45

    셀트리온 임상 2상 결과, 중증 발생률 54% 줄여
    국산 2호 코로나19 치료제 목표 제약사 경쟁 치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셀트리온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항체치료제인 ‘렉키로나주’에 대한 허가 심사에 착수했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셀트리온은 국내 식약처에 허가를 신청하는 동시에 미국과 유럽에서 긴급사용승인 획득을 위한 절차에도 착수했다. 사진은 지난달 22일 언론에 공개된 치료제 모습. /연합뉴스
    셀트리온이 자체 개발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성분명 ‘레그단비맙’)가 임상 2상 결과를 토대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조건부 허가를 신청한 상태여서 오는 2월에는 ‘국산 1호’ 코로나19 치료제가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국내에서 코로나19 치료제로 허가받은 의약품은 미국 제약사인 길리어드사이언스가 생산한 렘데시비르가 유일하다. 여기에 GC녹십자, 종근당, 대웅제약, 신풍제약, 셀리버리 등 다른 제약·바이오 업체들도 임상 및 허가 절차에 착수하며 셀트리온 치료제를 넘어설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지 여부가 주목된다.

    1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의 렉키로나주가 조건부 허가를 신청하자 GC녹십자, 대웅제약, 종근당 등도 연이어 코로나19 치료제 허가신청을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

    ◇ 셀트리온 "항체치료제 임상 2상서 회복기간 절반 단축"

    셀트리온은 전날 전자공시시스템(DART)과 대한약학회 주최 학술대회 ‘하이원 신약개발 심포지아’ 발표를 통해 경증부터 중등증의 코로나19 환자 32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렉키로나주’ 임상 2상 데이터 결과를 공개했다.

    그 결과 렉키로나주는 입원 치료가 필요한 중증 환자 발생률을 전체 환자에서는 54%, 50세 이상 중등증 환자에서는 68%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코로나19 증상이 사라지는 임상적 회복을 보이기까지의 시간은 렉키로나주 투여군에서 5.4일, 위약군 투여군에서는 8.8일이었다. 렉키로나주 투여군에서 회복기간이 3일 이상 단축된 것으로 나왔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권기성 셀트리온 연구개발본부장은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미국 제약사 릴리·리제네론의 항체치료제와 비교해 동등 이상 효과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렉키로나주를 놓고 전문가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엄중식 가톨릭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바이러스 억제 속도도 치료군이 현저하게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반면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셀트리온이 발표한 임상 자료만으로는 ‘게임 체인저’가 되기는 어렵다"면서 "먼저 개발된 릴리 항체치료제도 입원 환자에서 크게 효과가 없어서 사용 중단한 사례도 있다. 고령자, 만성질환 환자 등 고위험군의 경우 중증으로 악화되면 치명적일 수 있는데, 그런 경우 투여하면 입원하는 횟수를 줄이는 정도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셀트리온 치료제에 대한) 안전성 우려도 있다. 면밀한 검증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 GC녹십자·대웅제약·종근당 등 코로나19 치료제 조건부 허가 신청 줄이어

    셀트리온이 코로나19 치료제 조건부 허가를 앞두자, ‘국산 2호 코로나 치료제’를 목표로 하는 제약사들의 경쟁도 이어지고 있다.

    조건부 허가는 특정 질환에 대한 치료제가 없는 경우 임상 3상을 별도로 진행하는 조건을 걸고 임상 2상 결과만으로도 의약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시판 허가를 내주는 제도다.

    GC녹십자는 코로나19 중증 환자를 위한 혈장치료제 ‘GC5131A’을 개발하고, 6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임상 2상 시험을 완료했다. 혈장치료제는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장에서 면역원성을 가진 항체를 분리해 만들 수 있다. 회사는 현재 결과를 도출 중이며 이를 근거로 해 1분기 이내에 식약처에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종근당은 기존 의약품을 코로나19 치료제로 다시 임상을 통해 개발하는 ‘약물 재창출’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종근당은 혈액항응고제 및 급성췌장염 치료제 ‘나파벨탄(성분명 나파모스타트)’에 대한 임상 2상을 러시아에서 마쳤다. 종근당은 코로나19 중증 환자 1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러시아 임상 2상 결과를 발표, 개발 중인 나파벨탄이 고위험군 환자에서 표준치료군에 비해 약 2.9배 높은 치료효과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종근당은 이달 중 결과를 분석한 뒤 조건부 허가 신청을 낼 계획이다.

    대웅제약 또한 약물 재창출 방식으로 코로나19 치료제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만성 췌장염 등에 쓰이는 호이스타정(성분명 카모스타트메실레이트)을 먹는 형태의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경증과 중증 환자 모두에게 임상을 진행해 광범위하게 처방할 수 있는 의약품으로 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임상 2a상 결과에 대한 최종 분석을 마치면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신풍제약, 동화약품, 부광약품, 엔지켐생명과학, 크리스탈지노믹스 등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부광약품은 2007년 선보인 B형 간염 치료제 레보비르를 코로나19 치료젤 개발 중이다. 신풍제약은 말라리아 치료제로 이용되는 ‘피라맥스’를 코로나19 치료제로, 동화약품은 천식 치료제로 개발 중인 천연물 의약품 ‘DW2008S’를 시험하고 있다.

    바이오업체 셀리버리는 자체 임상개발 중인 면역치료제 ‘iCP-NI’가 코로나19 사망모델에서 사망률을 80%까지 낮추는 것으로 증명됐다고 자신했다. 회사는 코로나19 사망모델에서 위약투여군 사망률은 79%인 반면, iCP-NI를 3일간 투여한 그룹의 사망률은 16%에 그치면서 iCP-NI투여에 의한 사망 확률은 80%까지 낮아지는 치명률 감소 효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JP모건 콘퍼런스에서 이러한 코로나19 치료제의 치료효능에 대해 미국, 유럽 제약사에게 개별미팅으로 알릴 예정이다. iCP-NI는 미국에서 코로나19 면역치료제로서 임상시험이 진행될 예정이다.

    국내를 비롯해 전 세계는 코로나19 대응의 핵심 무기로 ‘백신’을 꼽는다. 하지만 팬데믹 장기화에 대응할 수 있는 효과적인 치료제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국에서는 총 15개의 코로나19 치료제가 개발 중이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치료제가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게 더 낫다"면서 "우리나라에 백신 보급이 늦어지는 탓에, 코로나19 치료제를 통해 만성질환, 고령자 등이 증상이 더 악화되는 것을 막는 것이 현 상황에선 시급한 과제다. 국산 치료제가 그러한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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