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실률 30% 넘어선 이태원·목동… 상인들 '시름'

조선비즈
  • 백윤미 기자
    입력 2021.01.14 16:0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극심한 상권 침체를 겪고 있는 이태원 자영업자들이 타 지역 상권과 연계해 집단 대응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상권 특성에 맞지 않는 정부 방침으로 공실률이 높아지고 영업난을 겪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이태원 뿐만아니라 목동까지 공실률이 30%에 달하는 등 어려움을 겪으면서 조만간 부동산 시장에 매물이 쏟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출을 낀 무리한 상가 투자는 경계해야 할 시점이라는 의견을 내고 있다.

    지난 12일 서울 이태원 주요 상권 곳곳에 폐업했거나 임대중인 가게들이 보인다. 정부 방침에 따라 장기간 강제휴업을 하면서 임대료를 내지 못해 강제로 가게 문을 닫게 되는 가게들이 속출하고 있다. /김지호 기자
    1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 이태원 자영업자들은 업소 집기를 내던지는 퍼포먼스를 했다.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는 이태원에서 음식점과 클럽을 각각 운영하다 지난해 모두 문을 닫은 연예인 홍석천과 강원래도 참여했다.

    이태원 상인들은 "지난해 5월 언론과 정부로부터 ‘이태원발'이라고 낙인 찍힌 후 이태원에 가면 감염되는 것처럼 마녀사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또 방역을 위해 밤 9시로 영업을 제한하는 것은 점심보다 저녁과 심야 영업 위주인 이태원 상권의 특성을 고려하지 못한 대책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낮이든 밤이든 매장당 하루 8시간씩 영업하는 것으로 제한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실제로 이태원의 공실률은 다른 지역보다 심각한 수준이다. 한국감정원이 지난해 발표한 3분기 상업용 부동산 동향에 따르면 이태원의 공실률은 30.2%로 서울에서 가장 높았다. 이는 서울 평균(5.7%)의 다섯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전기와 비교해서는 15.2%포인트(P)나 상승한 수치다.

    이태원 뿐만 아니라 목동, 신촌 등도 최근 공실률 증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흥 상권으로 떠오르던 목동은 지난해 3분기 공실률이 30.0%로 이태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전기 대비 12.7%P나 증가한 것이다. 신촌 역시 10.3%로 전기보다 3.0%P 증가했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A공인 관계자는 "이태원은 클럽을 찾은 사람들을 기반으로 술집이나 음식점 등의 영업이 이어지는 구조인데, 클럽 영업을 막아놓으니 유입되는 인구가 줄어들면서 공실률이 높아진 것"이라면서 "권리금을 1억5000만원씩 받던 1층 대로변 가게를 무권리금으로 넘기겠다는 사람이 넘친다"고 했다.

    양천구 신정동의 B공인 관계자는 "최근 목동 로데오거리의 옷가게가 많이 사라지고 먹자골목에 모여 있던 식당들이 차츰 올라오는 추세"라면서 "배달 전문 식당 등이 들어오고는 있지만 안쪽으로 들어가면 비어 있는 상가가 많다"고 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태원의 경우 당초 젠트리피케이션과 미군 용산기지 이전 등으로 상권에 타격을 입은 데다 코로나19 여파가 겹친 것이고, 목동은 로데오거리의 침체와 학원가 유동인구 감소 등이 공실률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이태원은 경리단길과 상권이 쪼개지면서 사정이 안 좋았던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까지 맞물렸다"면서 "목동의 경우 인근 현대백화점이 생기면서 로데오타운 상권이 슬럼화된 것도 공실률이 높아지는 이유로 보인다"고 했다.

    이태원과 목동뿐만 아니라 상가는 전반적으로 인기가 떨어지는 상황이다. 지지옥션의 용도별 경매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업무·상업시설의 낙찰률은 25.7%로 주거시설(37.3%)보다 크게 낮았다. 업무·상업시설의 낙찰가율 역시 65%에 그쳤다. 주거시설은 83%였다. 평균 응찰자 수도 업무·상업시설은 3명, 주택은 5.3명이었다.

    한편 일각에서는 상가 매물이 쏟아지면 새로운 투자처가 될 수 있다는 조심스런 전망도 나온다. 권리금이 없는 상가를 미리 사뒀다가 코로나19 사태가 잠잠해지면 다시 임대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설 때는 아니라고 보는 경우가 많다.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최근 시세보다 저렴한 급매물을 더러 찾아볼 수 있다"면서 "자금 여력이 충분하면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를 고려해볼 수 있지만, 공실 위험이 여전히 있는 만큼 대출을 활용하는 투자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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