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에 정책 역효과 겹치자… 가계대출 연간 100조 '사상 최대'

조선비즈
  • 조은임 기자
    입력 2021.01.14 12:00

    가계대출 연간 100.5조 급증… 신용대출 역대 최대 규모
    수시입출금 예금 사상 최대인데, 정기예금은 ‘마이너스’

    지난해 국내은행에서 나간 가계대출이 100조원을 넘어섰다. 역대 최대 규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유동성이 풀리자 부동산·주식으로 돈이 몰렸고, 대출받아 투자에 나서는 이른바 '빚투' 열풍이 불었다.

    정부의 정책 부작용도 대출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전세대출은 임대차2법 시행 직후, 신용대출은 규제 직후 급격하게 치솟는 모습을 보이면서다. 이에 대출액이 예치되는 수시입출금식 예금은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고, 정기예금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일러스트=정다운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2020년 12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말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988조9000억원으로 전년대비 100조5000억원 증가했다. 한은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4년 이후 가장 큰 증가액이다.

    지난해 역대급 가계부채가 발생된 건 부동산·주가 상승과 관련이 깊다. 한은은 지난해 주택매매거래가 대폭 늘고, 공모주 청약이나 주식매수를 위한 자금수요가 유발된 점을 가계부채 증가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코로나19 이후 생활자금 수요도 일부 반영됐다.

    지난해 코로나19 발생 이후 불어난 유동성은 부동산·주식으로 쏠리면서 자산가격 상승에 편승하려는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났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주택종합매매가격은 연간 5.36% 상승해 2011년(6.14%)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아파트는 7.57%나 뛰었다.

    주가 상승률도 기록적이었다. 코스피는 지난해 30.75%, 코스닥은 44.57% 올랐고,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에서만 연간 46조5000억원을 순매수했다.

    부동산으로 흘러간 주택담보대출은 지난해 68조3000억원으로 2015년(70조3000억원) 이후로 최대였다. 정부의 임대차2법 시행의 부작용으로 전세가격이 치솟으면서 전세자금대출이 늘어난 영향도 컸다. 2019년 27조원에 머물렀던 전세자금대출은 지난해 33조6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7월 말 임대차2법이 시행된 뒤 8~10월 석 달 동안에는 월간 전세자금대출 규모가 평균 3조원대를 나타낸 바 있다.

    신용대출은 연간 32조4000억원 늘어나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신용대출 관리방안 시행이 발표된 이후였던 11월에는 한 달 동안 7조4000억원이 증가하기도 했다.

    지난해 기업대출도 107조4000억원 늘어났다. 가계대출과 더불어 나란히100조원을 넘어선 셈이다. 코로나19 정책지원이 집중된 중소기업에 87조9000억원이 몰렸고, 그중 47조5000억원은 개인사업자에게로 향했다. 대기업 대출은 19조5000억원 이었다.

    이처럼 연간 대출액이 급증하면서 수시입출금 예금은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인 189조3000억원 증가했다. 각종 대출자금이 입금됐고, 정부의 재정집행자금 또한 수시입출금 계좌에 일단 예치된 영향이 컸다. 반면 정기예금은 14조4000억원 줄었다. 2019년(48조3000억원) 대비 감소로 전환한 것이다. 기준금리 인하로 예금금리가 초저금리를 보이면서 정기예금 수요가 급감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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