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1호기 이어 '탈원전' 정책 수립 과정도 감사 착수

입력 2021.01.14 09:34

감사원 11일부터 산업부 감사 착수··· 정갑윤외 547명 감사청구 따라
에너지기본계획·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 절차 적정성 감사

감사원이 지난 11일부터 문재인 정부 탈(脫)원전 정책 등을 담은 에너지 정책 수립 절차가 적정했는지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이는 검찰 수사가 진행중인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 감사와는 별개의 사안이다.

14일 감사원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감사원은 지난 11일부터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대해 3차 에너지기본계획, 전력수급기본계획 등에 대한 수립 절차의 적정성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산업부는 최근 감사원이 요구한 감사 관련 자료를 제출하는 등 감사에 협조하고 있다.

현 정부는 전 정부에서 수립된 에너지 분야의 최상위 법정 계획인 2차 에너지기본계획을 바꾸지 않은 상태에서 탈원전 정책 등이 담긴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세웠는데, 이에 따라 에너지와 전력 관련 장기 계획들이 서로 충돌하게 됐다. 2차 에너지기본계획은 2035년 원전 비율 29%를 목표치로 내세웠는데 8차 전력계획에서는 2030년 원전 비중이 11.7%로 줄어드는 식이다. 감사원은 두 계획 등의 수립 절차가 적정했는지를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20일 경주시 양남면 월성원자력발전소에 운전이 영구정지된 '월성 1호기' 모습. /뉴시스
이번 감사는 지난 2019년 6월 당시 정갑윤 미래통합당 의원 외 547명의 공익감사청구에 따른 것이다. 정 의원은 당시 "탈원전 정책은 대통령 공약 이행이라는 이유만으로 아무런 법적 근거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돼 왔다"면서 청와대와 정부의 직권 남용, 탈원전으로 인한 한국전력의 적자 경영과 해외 원전 수주 곤란 등 4개 사항에 대한 감사를 요구했다. 감사원은 2019년 9월 정 의원등의 감사 청구에서 3개 사항은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종결 처리하고 탈원전과 재생에너지 확대를 담은 3차 에너지기본계획, 전력수급기본계획 등에 대한 수립 절차가 적정했는지에 대해서만 감사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감사는 월성1호기 관련 감사가 진행되면서 개시가 1년 넘게 미뤄져왔다. 이와 관련 감사원 관계자는 "탈원전 정책이 아니라 정 의원 등이 청구한 내용중 에너지기본계획과 전력수급기본계획의 수립절차 적정성을 보기 위한 감사"라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출장이 어려워 감사 개시가 늦어졌다"고 말했다.

에너지기본계획은 국무회의 의결 사안으로 5년마다 수립하고 2년 주기의 전력수급기본계획(전력계획)은 산업통상자원부가 확정하는 것으로 에기본에 근거해서 세워야 한다. 원전 등 발전소의 건설·폐쇄도 에너지기본계획 안에서 추진돼야 한다. 이 절차대로라면 전 정부 때인 2014년 정한 2차 에너지기본계획을 수정하거나 2019년 3차 에너지기본계획을 수립한 다음 원전 건설 중단이나 폐쇄 계획을 세워야 한다.

그러나 현 정부는 에너지기본계획을 수정하거나 새로 수립하지 않고 출범 첫해인 2017년 10월 국무회의에서 탈원전 로드맵을 채택하고, 그해 12월 탈원전을 공식화한 8차 전력계획을 확정했다. 그리고 2019년 6월에야 2040년까지 원전을 크게 줄이고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을 늘린다는 내용의 3차 에기본을 확정했다. 업무 추진 순서가 뒤집어진 셈이다.

감사원이 이번 감사 결과 탈원전 등 에너지기본계획 수립 등의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결론을 낼 경우에는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와 신한울 3·4호기 등의 건설 백지화 등 일련의 탈원전 정책에 대해 손해배상 및 배임 여부를 묻는 원전 업계 및 시민단체 등의 민·형사 소송이 무더기로 제기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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