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도시형생활주택 규제완화 목소리에… 전문가 “약보다 독"

조선비즈
  • 허지윤 기자
    입력 2021.01.14 06:00

    정부가 주택 시장 안정화를 위한 추가 대책을 마련 중인 가운데, 건설업계에서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 공급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 카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주택을 단기에 공급해 1~2인가구 수요자들의 임대료 부담을 덜 수 있는 대책이라는 것인데, 시장 안정화 효과가 미미한데다 부작용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도시형생활주택은 ‘단지형 연립주택’, ‘단지형 다세대주택’, ‘원룸형’ 등 3종류로, 국민주택 규모의 300가구 미만으로 구성된다. 서민과 1~2인 가구의 주거 안정을 위해 2009년 5월부터 시행된 주거 형태다.

    1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토부는 오는 설 명절 전에 발표하는 것을 목표로 주택 공급 대책을 준비 중이다. 국토부는 "민관협력을 통한 패스트트랙(Fast-Track)으로 주택을 신속히 공급하는 게 주요 기본 방향 중 하나"라고 했다.

    정부는 공공과 민간이 협력해 시장에 주택 공급을 촉진할 수 있도록 할 방안을 찾고 있다. 국토부는 최근 주택 관련 민간 핵심기관과 정책 간담회를 열기도 했다. 이 간담회에서 대한주택건설협회와 한국주택협회 등은 임대주택 관련 세제·금융 지원과 소규모 주택에 대한 건축 기준 완화, 분양가 심사 개선, 도심 주택공급 확대를 위한 도시규제 개선 등을 요구했다.

    아파트와 빌라촌이 혼재된 서울 송파구 잠실 주택가 전경. /고운호 기자
    이와 함께 민간에서는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 규제 완화도 건의했다. 일조권·층수 제한 완화, 매입임대 시 인센티브 확대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들 유형을 빠르게 공급하면 주택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논리다.

    실제로 아파트의 매매가 상승과 전세난 심화 문제는 최근 오피스텔 시장으로 번져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전국 오피스텔 전셋값은 0.62% 올라 전분기(0.27%)보다 상승 폭이 확대됐다.

    특히 아파트를 대체할 수 있는 중·대형 오피스텔의 상승 폭이 컸다. △40㎡이하 -0.16% △40㎡초과 60㎡이하 0.17% △60㎡초과 85㎡이하 0.71% △ 85㎡초과 0.97%로, 면적이 넓을수록 상승률이 컸다. 이런 추세를 감안하면 오피스텔 공급 확대 등이 주택 시장의 수요를 분산하고, 1~2인 가구의 임대료 상승과 전세난 등을 안정화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시각이 깔린 것이다.

    주택건설협회 관계자는 "오피스텔은 매입임대 등록이 가능하긴 하나 민간임대법 개정으로 도시형생활주택 중 아파트형(5층 이상)의 경우 매입임대 등록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그 사업들이 완전히 멈춰있다"면서 "1인가구와 청년층 가구의 주택 공급에 도시형생활주택이 기여하는 역할이 분명 있기 때문에 이를 허용해주고 종부세 합산에서도 배제해달라는 건의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도시형생활주택이 도심지 내 임대 수요를 위한 공급책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 활성화 방안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상당수 시장 전문가 사이에서는 효과를 보기 어려운데다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여전히 오피스텔과 도시생활주택 등 비(非) 아파트 주택 시장은 공급 과잉이라는 이유에서다.

    윤지해 부동산 114연구원은 "오피스텔, 빌라 등 비(非)아파트 주택 유형은 공급이 전혀 부족하지 않다. 오피스텔의 경우 시장에 드러나지 않은 미분양도 많다"면서 "주택시장에 이미 재고 물건이 쌓여있기 때문에 오피스텔과 도시생활주택의 공급 확대는 불필요한 대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토부 역시 새 대책으로 오피스텔, 도시생활주택 공급 확대를 요구하는 업계의 건의 사항을 반영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3기신도시 공급과 도심 내 유휴부지 개발 및 주택 공급 속도를 가속화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책과 추진력이 시장 안정화에 더 효과적이다"라고 덧붙였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오피스텔이나 도시형생활주택이 1~2인 가구 와 대기 수요자들의 주거 마련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는 있겠지만, 주택 수요자들이 원하는 궁극적인 주거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주택 시장 안정화 효과를 내기 어렵다"면서 "또 자칫 민간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 등에 대한 공급 확대 및 규제 완화가 투자 수요를 부추길 수 있다는 점에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정부가 주택 공급의 뱡항을 공공 주도에서 민간을 통한 공급 확대 기조로 가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로 보인다"며 "다만 비아파트 주택 공급 확대보다는 민간의 재개발·재건축을 활성화해 공급 효과를 제대로 낼 수 있는 방안이 담길지가 더 관건"이라고 했다.

    한편, 국토부는 수도권과 지방 대도시를 대상으로 역세권, 준공업지역, 저층주거지, 도시재생 연계 정비사업 등 다양한 도심 내 공급하는 방식, 기존 공공택지, 학교·공공기관 부지 활용하고 신규 공공택지 지정을 추진하는 방식, 분양주택을 중심으로 공급하되 공공자가주택과 공공임대주택은 소비자의 선택권 확보를 위해 입지여건 등을 고려해 혼합 공급하는 방향 등을 새로 발표할 주택 공급대책의 기본 방향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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