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동산담보대출에 돈줄 마른 中企 몰린다

조선비즈
  • 유진우 기자
    입력 2021.01.12 17:4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발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동산(動産)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중소기업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 동산담보대출은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부동산담보 대출과 반대로, 생산설비 같은 유형자산이나 원재료·완제품·매출채권·지적 재산권을 담보로 돈을 빌릴 수 있는 상품이다.

    12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주요 시중은행 동산담보대출 잔액은 총 4207억4100만원으로 집계됐다. 2019년 같은 기간 1802억1400만원을 기록했던 점에 비해 1년새 133.5%나 늘어났다.

    같은 기간 기업대출 잔액은 508조6158억원에서 565조4899억원으로 11.2% 증가하는 데 그쳤다. 동산담보 대출은 절대금액 기준으로는 아직 전체 기업 대출의 0.07%로 여전히 미미하지만, 성장 속도는 훨씬 빠르다.

    특히 작년 2월부터 최근 1년 동안 동산담보대출 신청 수와 신규 대출 잔액은 매달 늘고 있다. 지난 3월 412억원을 기록한 이후, 매월 400억원 이상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더 세진 지난해 4분기 통계까지 더해지면 총 대출잔액은 지난해 대비 2.5배 이상 늘어났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예측한다.

    한 시중은행 기업대출 창구. /연합뉴스
    은행권 대출 부문 관계자는 "2019년까지는 지식재산권(IP담보대출)을 보유한 벤처·스타트업이 주로 동산대출을 신청했다면, 지난해부터는 보유한 기자재를 담보로 돈을 빌리는 중소기업 대출 신청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은행권 동산담보대출은 지난 2012년 '동산·채권 등의 담보에 관한 법률(동산채권담보법)' 제정에 따라 2012년 8월에 시작했다. 그러나 부동산에 비해 담보 가치를 산정하기 어렵고, 물건을 팔아 원금을 회수해야 하는 번거로움과 불확실성으로 은행들에 반감을 샀다.

    그러나 2018년 8월 금융위원회가 동산 담보 위주의 여신 관행을 깨겠다며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고, 제도 개선을 추진하면서 점차 수요가 늘기 시작했다. 현재 당국은 동산·채권·지식재산권을 담보로 하는 대출에 부실이 발생하면 은행에 면책권을 주는 방식으로 동산 대출을 장려하고 있다.

    그러자 코로나19로 자금사정이 어려워진 기업 가운데 정부가 마련한 코로나19 지원 혜택을 받지 못하거나, 기존 부동산 담보대출을 받으려다 신용도가 낮아 거부 당한 기업들이 그동안 좀처럼 쓰지 않았던 동산 대출로 은행에서 자금을 수혈하기 시작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중소기업은 자산 40%가 동산, 25%가 부동산이기 때문에 동산담보 비중을 늘리면 자금을 확보하기 더 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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