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은 회장, “쌍용차, 흑자 전 쟁의중단 서약해야 매각 지원”

조선비즈
  • 조귀동 기자
    입력 2021.01.12 16:23 | 수정 2021.01.12 16:28

    "단체협약 3년 단위로 바꿔라"
    "국민연금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반대 의아"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쌍용자동차(003620)매각과 관련해 쌍용차 노사에 흑자 전환 전까지 쟁의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할 것은 요구했다. 또 현재 매년 하고 있는 임금단체협약을 3년에 한 번 하는 것으로 바꿀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쌍용차 노사가 이를 수락해야 산은이 매각에 필요한 추가 지원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조선일보DB
    이 회장은 12일 오후 비대면 형식으로 진행된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쌍용차 매각과 관련해 "두 가지 조건을 더 제시하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먼저 "(쌍용차가) 흑자가 나오기 전에 일체의 쟁의 행위 중단하겠다는 각서를 제출해달라"고 요구했다. 무쟁의 선언을 하라는 것이다. 또 이 회장은 "단체협약을 1년 단위에서 3년 단위로 늘려서 계약해달라"고 요구했다.

    이 회장은 "구조조정 기업이 정상화되고 흑자를 내기 전에 매년 노사협상한다고 파업하고, 생산차질이 생기고 그 결과 자해행위가 이뤄지는 걸 많이 봤다"며 "이런 일은 앞으로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두 가지 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산업은행은 단돈 1원도 지원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쌍용자동차 평택 공장. /조선DB
    이 회장은 "매각 협상을 지켜보고, 투자자 측에서 산업은행의 추가 지원을 요청하는 제안이 들어오면 검토할 것"이라며 추가 지원을 공식화했다. 현재 쌍용차는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와 중국 체리차가 대주주인 미국 자동차 유통회사 HAAH간에 매각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매각 과정에서 HAAH는 회사 정상화를 위해 신규 투자를 하게 된다. 이 회장의 발언은 이러한 일련의 매각 과정에서 산은이 추가 지원을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회장은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추가 지원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현재 쌍용차 대주주인 마힌드라와 새로운 대주주가 될 잠재적 투자자는 투자 협의를 하고 있는데, 협의가 이뤄지면 쌍용차는 홀로서기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쌍용차 노조에 대한 이 회장의 이 같은 요구는 한국GM 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GM도 산업은행이 2대 주주이며, 대주주인 GM과 강성 노조가 갈등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GM은 임금단체협약 주기를 2년으로 바꿔달라는 것을 노조 쪽에 요구하기도 했다.

    한진칼(180640)아시아나항공(020560)인수와 대한항공(003490)과의 합병과 관련해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에서 우발채무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며 "해외 경쟁당국의 심사에서 허가를 받지못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지 않다"고 봤다.

    이 회장은 "1월 중 한국을 비롯한 16개 국가에 기업결합 심사 요청 및 신고를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두 회사가 합쳐져도 세계 10위권, 운송량 기준으로 세계 7위권에 불과한 데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항공사 합병이 대규모로 진행되었다"고 덧붙였다.

    국민연금이 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반대 의견과 관련해 "국민연금이 인수에 반대 의견을 낸 게 오히려 의아하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입장에서 향후 주주가치 제고에 많은 효과가 기대되는 인수"라는 게 근거다.

    이 회장은 "아시아나항공과 관련된 정보가 충분히 공개된 상황이라 대한항공이 실사 없이도 인수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실사 없이 인수를 결정한 것을 문제삼는 데 대해 반론을 제기한 것이다. 이 회장은 "코로나19에 따른 항공업계의 위기를 극복하고 근본적인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도 말했다.

    금호고속 등 금호그룹 계열사 구조조정과 관련해서는 "아시아나항공이 해결되지 않고서는 금호그룹 구조조정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지연되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금호고속은 실사 마무리 단계로 구조조정 원인에 따라 정상화 방안이 마련될 것"이라고 밝혔다. "보유 자산을 캠코에 매각해 535억원 유동성을 확보해 자체적으로 대응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현대중공업(009540)대우조선해양(042660)인수와 관련해서는 "현대중공업이 3월 말 승인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도크 폐쇄, 인력 감축 등 생산 능력을 줄이는 방안은 전혀 논의되고 않다"고도 덧붙였다. 이 회장은 "지난 8월 마그레테 베스타거 EU 경쟁 담당 집행임원과 화상회의를 가졌을 때, 받은 인상은 합병의 필요성 등에 고심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산은의 설립 목적에 고용안정 촉진을 추가하는 내용의 산은법 개정안을 발의한 것을 두고는 "고용안정 촉진은 기업이 오해할 경우 기업 정상화 과정에서 단기적으로 이행이 쉽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정부와 협의해서 할 것이지 이렇게 일방적으로 고용 안정촉진이 산은법에 들어가는 것은 좀 우려되는 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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