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년 역사상 첫 온라인 개막 CES 2021
포스트 코로나·뉴 노멀의 신기술과 미래 비전 각축
삼성전자·LG전자, 일상 변화시키는 혁신으로서의 신기술 소개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인 ‘CES 2021’이 11일(현지시각) 개막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54년 역사상 처음으로 온라인을 통해 열리지만, 글로벌 업체들은 저마다의 신기술과 비전을 선보이며 ‘포스트 코로나’, ‘뉴노멀(New Normal)’로 대표되는 미래를 준비했다.

삼성전자 CES 미디어 컨퍼런스를 진행한 승현준 삼성리서치 소장(사장).

다만 올해 CES는 전면 온라인으로 개최돼 예년과 같은 화려함을 볼 수 없었다. 중국 화웨이가 미국 제재 등으로 불참하는 등 상대적인 관심이 줄었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글로벌 IT·가전 기업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나란히 ‘집과 사람, 일상’을 주제로 각종 인공지능(AI) 기술이 사물인터넷(IoT)을 접목한 혁신 제품들과 어우러져 우리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그려냈다. 올해 CES 핵심 주제 중 하나인 AI가 일상생활에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잘 표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세계적인 AI 석학이기도 한 승현준 삼성리서치 소장(사장)을 미디어 컨퍼런스의 전면에 내세웠다. 승 사장은 "요즘 AI이 과연 무엇인지 설명해 달라는 요청을 듣는데, 알고리즘, 머신러닝, 신경망 처리 등 설명하기 복잡한 주제를 다루고 있으나, AI는 사실 많은 것을 의미하고 있다"며 "AI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예측 가능해서, 사용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핵심 요소로 우리 일상을 편리하게 돕는다"고 했다.

승현준 삼성리서치 소장이 가정용 서비스 로봇 삼성봇 핸디를 소개하고 있다.

이어 승 사장은 세계 최초로 인텔의 AI 솔루션 ‘모비디우스’를 탑재한 로봇청소기 ‘삼성 제트봇 AI’를 공개했다. 또 제트봇 AI를 반려동물 케어 서비스화(化)한 ‘스마트싱스 펫’도 소개했다. 제트봇 AI는 본래 존재 목적인 ‘청소’외에도 AI·IoT를 통해 반려동물을 보살피는 생활로봇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가정용 서비스 로봇 ‘삼성봇 핸디’는 근미래의 우리 일상을 그대로 표현했다. 핸디는 스스로 물체를 인식하고, 행동함으로써 설거지를 한다거나 식탁을 정리하는 등 집안일을 돕는다. 승 사장은 "로봇은 AI 기반 개인화 서비스의 정점"이라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최적화한 결합을 통해 개인 삶의 동반자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권봉석 LG전자 사장은 11일 개막한 CES 2021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직접 내레이터로 나섰다.

LG전자는 권봉석 사장이 직접 내레이터로 등장, 스마트폰 폼팩터 혁신의 두번째 주인공인 ‘LG 롤러블’을 통해 미디어 컨퍼런스를 시작했다. 권 사장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고객이 더 나은 삶을 영위하고 소중한 일상을 지키도록 하는 혁신의 여정을 멈추지 않겠다"고 했다.

AI 기술로 탄생한 가상인간 김래아는 딥러닝으로 학습한 자신의 목소리를 일반 대중에 처음 공개했다. 이어 스스로 방역 공간을 찾아 세균을 소독하는 ‘LG 클로이 살균봇’ ‘LG 그램’ 등을 소개했다.

LG전자는 미디어 컨퍼런스의 마지막도 ‘LG 롤러블’로 맺었다. 다만 이날 LG 롤러블의 구체적인 내용과 구동 방식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회사 관계자는 "사전 광고(티징·teasing) 형식"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 또한 AI를 활용한 가전 생태계를 보여줬다. 스마트폰으로 식품 바코드를 찍으면 최적 조리법을 찾아주는 ‘인공지능쿡’과 미국 홈 서비스 업체 ‘홈어드바이저’와 제휴한 ‘LG 씽큐’ 서비스도 선보였다.

CES를 주최하는 CTA 등에 따르면 올해 CES에는 약 130개국, 2000여개 업체가 참가한다. 국적별로는 개최국 미국이 570개로 가장 많고, 다음은 345개 업체가 참여한 한국이다. 미 정부의 제재가 이어지고 있는 중국은 203개 업체만 참가했다. 프랑스 135개 업체가 뒤를 이었다.

LG전자가 11일 공개한 롤러블폰 ‘LG롤러블’의 실물. 화면이 펼쳐진 모습이다.

우리 기업들은 이번 CES에서 비대면 헬스케어(건강관리), 모빌리티, 스마트홈, AI, 로봇 등의 혁신 기술을 선보인다. 삼성전자와 LG전자, LG디스플레이, GS칼텍스, 만도, 한국앤컴퍼니그룹(한국타이어) 계열사 모델솔루션, 아모레퍼시피 등의 대기업이 참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사상 최다인 스타트업 260개사가 참가, 글로벌 시장의 문을 두드린다.

한편, CES 2021은 11일(현지시각)부터 14일까지 전면 온라인 개최된다. 중요 업체 컨퍼런스나 세미나, 기조연설 등은 CES 홈페이지(https://digital.ces.tech/home)를 통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