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兆 적자 쿠팡 상장...관전포인트 3가지

조선비즈
  • 이현승 기자
    입력 2021.01.08 15:00

    "소프트뱅크 그룹, 쿠팡 2분기에 나스닥 상장 추진"
    코로나로 작년 매출액 10조 돌파 추정… "흑자전환 빨라질 것"
    적자 1조 넘었을 거란 추측도…결손금 4조원으로 불어날듯
    추가 외부 투자 없으면 자본잠식 위기

    손정의(孫正義·일본명 손 마사요시)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가 국내 온라인 전자상거래 기업 쿠팡을 연내 미국 나스닥에 상장(IPO) 하겠다고 밝히면서 성공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유통업계 판도가 뒤바뀌면서 쿠팡의 투자자금 유치가 수월해졌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해까지 약 4조5000억원의 누적 적자를 냈을 것으로 추정되는 쿠팡의 IPO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최대주주 소프트뱅크 그룹이 쿠팡을 올해 2분기 미국 증시에 상장 시킬 예정이라고 6일(현지시각)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 조선일보DB
    7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소프트뱅크그룹은 쿠팡의 기업가치를 300억달러(33조원)로 평가하고 있다. 그룹이 2015년, 2018년에 걸쳐 30억달러를 투자하면서 추정한 기업가치는 50억달러→90억달러→300억달러로 5년 새 6배 뛰었다. 쿠팡의 저조한 영업실적과 성장성은 별개의 문제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쿠팡의 상장이 성공하려면 크게 3가지 우려 요인을 넘어서야 한다고 보고 있다.

    ① 6년간 쌓인 4.5조 적자, 흑자 전환 가능?
    업계가 가장 염려하는 것은 쿠팡의 적자다. 쿠팡은 2014년 이후 단 한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 2019년까지 누적된 적자는 3조7000억원이다. 여기에 지난해 적자 추정치(약 6000억~1조원)까지 더하면 예상 누적 적자는 약 4조5000억원 안팎으로 불어난다.

    증권사 3사(미래에셋대우·삼성·하나금융)는 쿠팡이 지난해 약 5300억~6600억원 수준의 영업적자를 냈을 것으로 추정한다. 반면 업계 일각에선 쿠팡이 지난해 1조원 이상의 적자를 냈을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이는 급격히 몸집을 불리는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 때문이다. 인건비, 물류·배송·수수료 등 판매관리비가 증가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또 쿠팡은 고객 확보를 위해 매입원가 대비 낮은 판매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알베르토 포나로 쿠팡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작년 8월 "연간 5000억원 상당의 코로나 관련 지출을 부담하게 됐다"고 사내 이메일에서 밝혔다.

    ② 실탄 떨어진 쿠팡, 자본잠식 위기인데

    2018년 소프트뱅크그룹으로부터 20억달러를 추가 투자받은 이후 이렇다 할 외부 투자를 받지 못한 것에 대해서도 우려가 나온다. 쿠팡은 2010~2018년 블랙록, 세쿼이아캐피탈 등 굵직한 투자사로부터 4조원 이상을 유치하며 적자를 감내해 왔다. 그러나 2019년부터는 대규모 외부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다. 매출채권을 담보로 한 대출이 급증한 것도 이때부터다.

    쿠팡이 보유한 현금은 2019년말 기준 약 9900억원(현금성 및 금융자산 포함)이다. 이익잉여금은 마이너스(-) 3조7590억원이다. 이미 결손금이 발생한 상황에서 지난해 1조원이 넘는 적자를 냈다면 사업 밑천(납입 자본금)까지 건드려야 할 수 있다. 밑천까지 까먹는 자본잠식 위기란 의미다. 이를 해소하려면, 주주들이 대가없이 주식 수를 줄이는 무상감자를 단행하거나, 자본 투자 등이 이뤄져야 한다.

    한태일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2019년에는 쿠팡의 수익구조와 전략에 한계가 명확해 방향을 전환하지 않으면 보유자금이 1~2년내 소진될 것이라고 봤다"며 "하지만 코로나로 매출액이 큰 폭으로 증가했을 것이고, 적자를 감내할 수 있는 체력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③ 10조 투자한 위워크도 상장 실패했는데

    2018년 11월 5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소프트뱅크 그룹 기자회견 당시 손정의 회장. / 로이터 연합뉴스
    소프트뱅크그룹이 앞서 투자한 회사나 올해 상장하겠다고 밝힌 기업들과 비교해도 쿠팡은 수익성이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작년 미 증시에 상장한 미국 음식 배달 업체 도어대시와 중국 온라인 부동산 플랫폼 KE홀딩스는 물론 상장 예정인 중국 차량공유 업체 디디추싱, 틱톡 개발사 바이트댄스는 흑자를 내고 있다. 인도네시아 온라인 쇼핑 플랫폼 토코피디아와 유럽 중고차 온라인 플랫폼 오토1은 구글, 테마섹 등으로부터 작년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그러나 손정의 회장은 2019년 10조원을 투자한 공유 사무실 기업 위워크(WeWork)의 상장에 실패하며 궁지에 몰린 바 있다. 위워크의 상장 실패는 적자 기업의 기업공개에 의존해 온 소프트뱅크 투자모델의 생존 가능성에 의문을 던졌다.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 1·2호(총 2080억달러)는 세계 벤처캐피털 운영 자산(8030억달러 추정) 중 26%를 차지한다. 그러나 그간 거액을 투자했던 기업들이 상장 이후 주가가 폭락하거나 위워크처럼 상장 전부터 무너졌다.

    소니의 수석 사업 전략가 출신인 조쉬 에노모토는 미국 금융 전문지 인베스터플레이스 기고에서 "한국은 인구밀도가 높아 배송이 수월한 측면도 있지만, 교통 체증으로 배달 소요시간이 오래 걸릴 가능성도 높다"며 "해외 전략 없이 한국이라는 작은 시장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 소프트뱅크그룹이 과거 위워크 투자에 실패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어 투자자들이 쿠팡의 수익성을 더욱 면밀히 들여다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위험 요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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