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2021] "올해도 오른다. 그러나 영끌해서 살 때는 아니다"

조선비즈
  • 연지연 기자
    입력 2021.01.03 11:00

    [2021년 부동산을 말한다] ③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
    "2021년 전국 집값 3~5% 오르고 전세값은 그 이상 오를 수도"
    "집값 상승세, 저금리로 버티고 있는 것. 무주택자라도 ‘영끌’할 땐 아냐"

    "올해도 또 오르긴 할 겁니다. 내려갈 요인이 별로 없어요. 그래도 다주택자라면 파는 것에 더 집중하시는 게 좋을 거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무주택자는 청약부터 고민하시고, 청약이 어렵다면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집을 사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무리해서까지 추격매수는 마세요."

    2021년 국내 부동산 시장을 전망하면서 함영진(사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조심스러워했다. 수년간 너무 많이 오른 집값이 더 오른다고 말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도 그는 올해도 아파트 가격이 오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상승률은 3~5% 정도로 봤다. 전셋시장은 매매시장보다도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함 랩장은 지금 부동산 시장은 소득증가율이나 경제성장률과 연동해 움직이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무리하게 대출을 실행해 하는 추격 매수는 피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리고 올해 부동산 시장에 가장 영향을 미칠 변수로는 임대차시장 불안, 코로나19 극복 여부와 그에 따르는 금리 변화 등을 꼽았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이 2021년 부동산 시장에 대해 전망하고 있다./연지연 기자
    - 2015년부터 집값이 5년째 올랐다. 2021년 집값이 또 오를까?

    "서울을 포함해 전국 집값이 평균 3~5% 가량 오를 것 같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때문에 기준금리가 2번이나 내려갔다. 코로나19 때문에 발생한 경기 위축을 극복하기 위해 올해까지는 저금리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시중에 풀려있는 돈도 많다. 3000조원이 넘는다. 소상공인을 위한 3차 추경과 30조원 가량의 3기 신도시 토지보상금 등을 통해 앞으로도 자금이 계속 공급될 예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부동산 자산을 대체할 대체 투자처가 마땅히 없는 상황이다.

    부동산 시장으로 눈을 돌려보면 올해 입주 물량은 22만가구 수준으로 작년보다 16% 정도 줄어든다. 집주인이 실입주한다는 이유 등 때문에 새 전셋집을 찾아야 하는 사람들 일부가 내 집 마련으로 바뀌는 수요도 계속 나올 것으로 보인다.

    전세 불안 지역들은 결국 전세가가 매매가격을 받쳐주면서 집값이 오르는 모습을 보일 것이다. 내년 전국과 서울 평균 집값은 3~5% 오를 것 같다. 전셋값은 그보다 더 오르는 강세양상을 보일 수 밖에 없다고 본다. 다만 올해 상승세 수준을 넘어서긴 어려울 것 같다. 여러 규제로 실수요자 위주 시장으로 재편된 점을 무시할 수 없다."

    - 작년엔 여러 규제 때문에 지방부터 오르고 점점 서울, 그리고 강남까지 올랐다.

    "서울 강남권 일부 고가주택 거래시장은 숨고르기 양상을 보일 것이다. 상대적으로 서울 외곽, 강북, 경기도, 인천 등지의 집값이 더 오를 것 같다. 아직 내 집 마련을 하지 못한 이들이 더는 전세집을 전전하지 않겠다고 결심하고 집을 매수할 만한 곳들이다.

    지방에서는 세종, 울산, 대전, 광주 등도 입주 물량이 많지 않아 전세가 상승이 동반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시작으로 장기적으로는 중저가 지역과 고가 지역의 간극 메우기 현상이 동반되면서 전세, 매매가격 상승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전망하는 이유는 지난해 나온 정책 여파로 주택 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됐기 때문이다. 실수요자가 아니면 대출을 받을 수 없다. 취득세와 보유세 양도세 등 과세도 강화됐다. 이 여파로 실수요자들이 몰리는 곳을 집값부터 오르고 점차 강남 등으로 전이되는 양상이 이어질 것 같다."

    - 무주택자는 집을 사야할까.

    "무리해서 집을 살 때는 아닌 것 같다. 그러나 분양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올해 하반기엔 3기 신도시 사전 청약 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하반기 분양예정인 5만9539가구 중 2만4400가구는 3기 신도시 사전청약 아파트다. 7~8월 인천 계양을 시작으로 남양주 왕숙, 고양 창릉, 부천 대장, 과천지구 등에서 사전청약이 진행될 예정인데, 이 부분을 노려볼 만하다.

    지난해 분양 예정이었다가 올해로 밀린 정비사업지의 일반분양 물량도 나온다. 서울 서초구의 래미안 원베일리, 강동구 둔촌주공이 대표적이다. 가점 수준이나 거주요건 등을 따져보고 내년 하반기 분양시장을 내 집 마련의 기회로 삼는 것이 무주택자에겐 최선이다. 그래서 무주택자에게 내 집 마련 타이밍을 3기 신도시 청약이 무더기로 쏟아지는 하반기라고 말하고 있다."

    - 청약을 누릴 정도의 가점 수준이 안 되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서울 청약 당첨을 위한 최저 가점 예상치를 50~60점 정도로 본다. 가점이 낮다면 특별공급을 적극적으로 노려볼 필요가 있다. 올해 1월부터 신혼부부, 생애최초 특별공급 요건이 완화되기 때문이다.

    지금까진 월 평균소득 100%(맞벌이의 경우 120%)인 경우만 특별공급에 해당됐는데 이젠 월평균소득 130%(맞벌이 140%) 이하로 조건이 완화됐다. 생애 최초 특별공급 소득기준도 공공주택은 130% 이하, 민영주택은 160% 이하로 완화됐다. 일부는 추첨제도 있다. 예전에 자격이 안 됐다고 해서 지레 포기하지 말고 자격부터 확인해야 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이 2021년 부동산 시장에 대해 전망하고 있다./연지연 기자
    - 완화된 특별공급 요건에도 해당이 안 되는 무주택자라면?

    "정부가 올해에도 수요 억제책을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은 규제지역도 확대될 것으로 보이고 신용대출 규제도 유지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무리하게 대출을 실행해 집을 사는 건 좋지 않아 보인다.

    어차피 지금은 저금리 기조로 주택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모양새니 마음을 급히 먹을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지금 살고 있는 전세가격으로 매수할 집 가격의 60%를 내고 은행 대출을 40% 정도만 받아 살 수 있으면 사도 좋지만, 무리하는 것은 말리고 싶다."

    - 주택가격 상승세가 끝나가고 있다는 뜻인가.

    "지금은 저금리 상황이 이어지면서 주택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는 것’이다. 집값이 버티고 있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 자산 가격이 소득 증가율이나 경제 성장률하고 함께 움직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건전한 상태는 아니다.

    매맷값 대비 전셋값 비중을 봐도 매맷값이 오버슈팅(상품이나 금융자산의 시장가격이 일시적으로 폭등·폭락하는 현상)인 지역이 많다고 보여진다. 이런 상황에선 금리가 변화면 자산가격 상승 속도가 둔해진다.

    무주택자는 집이 필요하니 청약과 같은 혜택이 주어지는 상황에서 사라는 것이고, 이 자격이 안 되는 경우에는 무리없이 사는 경우만 괜찮다는 것이다.

    반대로 다주택자는 지금 팔 생각을 해야 한다.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으니 더 오를 것을 기대하면서 꼭 쥐고 있는 것보단 잘 파는 것이 현명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 오버슈팅된 지역을 예를 들자면?

    "세종시가 대표적이다. 이 지역의 전세가율은 45%다. 서울은 54%, 경기가 69%인 점을 보면 매매가 대비 전세가율이 굉장히 낮은 편이다. 매매가격을 자산가치와 연결시키고, 전세가격을 사용가치와 연결시켜보면 자산가치가 많이 오른 지역으로 볼 수 있다.

    지금은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기대감이나 서울과 연결된 교통망 확대에 대한 기대감 등이 반영돼 있지만, 너무 단기간에 수요가 유입된 것이 아닌가 싶다.(한국부동산원 기준으로 세종시 집값은 올해 42.37% 올랐다.)"

    - 매수하려는 사람에게 꼽아줄 유망지역은?

    "신축 아파트, 교통망 확충지, 정비사업지, 수도권 택지개발지. 이렇게 기준을 세워두는 것이 안전하다. 신축 아파트는 입주 5년차 아파트인데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면 실거주 의무가 있다. 좋은 지역의 신축 아파트는 매물로 나오지 않아 희소성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가격 지지력이 있다고 보여지는 부분이다."

    - 다주택자들은 지난해 거의 버티기 모습을 보였다. 올해는 어떻게 해야 하나.

    "다주택자들은 보유 물건이 더 오를 것인지, 세금을 납부할 능력이 있는 지, 절세 혜택을 어느 정도 누릴 수 있는지 세 가지를 고민해야 한다. 예를 들어 종합부동산세 합산 배제 등의 혜택을 보는 8년 민간임대사업자라면 그 기간은 세제 혜택을 보기 때문에 굳이 매각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세금 등이 부담스럽다면 좋은 가격에 파는 것을 더 고민해보는 것이 좋다. 현재 가진 것 중에서 정리할 건 정리하고 다른 물건으로 바꾸는 게 나을 수도 있다. 더 이상 가격 상승의 여력이 없다면 올해 6월 1일 종합부동산세 과세 강화 이전에 매각해 신축 아파트나 교통 호재가 있는 지역으로 교체해야 한다."

    - 1주택자는 어떻게 해야하나.

    "이제부턴 1주택자의 선택이 어려워진다. 대출이 묶였기 때문에 쉽게 움직일 수 없다. 집을 바꾸기 위해서는 자금을 추가로 넣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올해만 하더라도 1주택자가 분양권이나 입주권을 구입하는 형식으로 거주 이전을 꿈꿨지만 이젠 분양권이나 입주권도 주택으로 보기 때문에 그것마저 쉽지 않은 선택이 됐다. 이전비용 등을 고민하면 처음 장만할 때부터 맘에 드는 집을 장만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

    - 올해 가장 눈여겨봐야 할 변수는 뭐가 있을까.

    "임대차 불안이다. 임대차 불안이 얼마나 번지느냐에 따라 집값 향방이 갈라질 것 같다. 임대차 시장이 더 불안해지면 중저가 주택 위주로 내 집 마련을 하겠다는 사람이 늘면서 연쇄적으로 집값이 오를 수 밖에 없다.

    코로나19 극복 여부와 백신 보급도 눈여겨 봐야 한다. 코로나 19가 극복이 되면 인플레이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유동성 회수 차원의 금리 변화가 수반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당장 이자비용이 높아질 수 있는데, 이런 점이 자산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눈여겨 봐야 한다"

    - 주택 가격 안정화를 위해 어떤 정책이 나와야 하나.

    "주택 공급이 충분히 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공공재건축, 공공재개발도 강조하고 있는데, 시장이 받아들일 만한 수준의 타협도 이뤄내야 한다. 획기적으로 속도를 빠르게 해줄 인센티브가 반드시 나와줘야 한다. 역세권 용적률 상향에 따른 주택 공급도 아이디어는 좋지만, 실제로 시장이 받아들일 만한 수준의 조건이 제시돼야 한다.

    임대차 3법 도입에 따른 갈등을 조율할 분쟁조정위원회가 어떻게 활동할 지에 대한 그림도 필요하다. 전세시장 불안과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분쟁조정위원회 권한이 강화돼야 한다고 본다.

    세금 규제 강화로 세금이 세입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월세 소득공제 혜택이 필요하다. 그 밖에 보유세는 강화하되 은퇴자나 다주택자 주택을 선뜻 매도할 수 있도록 거래세는 정상화 해야 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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