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부동산을 말한다] ②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2020년 최악의 정책은 전세난 부른 임대차법"
"2021년 강보합…가격조정 시기는 공급 신호에 달려"

2020년 대한민국은 ‘부동산 블루’에 걸렸다. 이는 주택 가격이 폭등하고 전세난이 심화하면서 사람들이 겪는 우울증을 일컫는 신조어다. 잇따른 정책 실패로 집값이 계속 오르자 20·30대들이 적극적으로 주택 매수에 뛰어들었고 새 아파트 청약은 ‘로또’라 불리며 경쟁이 과열됐다. 2021년 국내 부동산 시장의 불안이 해소될 수 있을까.

심교언(사진)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난달 30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거시경제 흐름이 바뀌지 않고 시장을 향한 정부 정책 기조에도 큰 변화가 없는 한 2021년 주택 매매 가격도 강보합을 띨 것"이라면서 "다만 올해보다 상승세는 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택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서울 아파트 전경

―2015년부터 집값이 계속 올랐다. 올해는 어떻게 전망하나.

"강보합세를 예상한다. 집값이 과도하게 오른 측면이 있지만, 공급 부족으로 전세와 매매가격 모두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특히 전셋값 상승과 전세난 등 전세시장의 불안이 매매시장보다 더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

―오르기만 하는 자산은 없지 않나. 오름세는 언제 멈출까.

"그렇다. 일반적으로 자산의 가격은 무한정 오르지 않는다. 가격 조정은 언제든 올 수 있다고 봐야 한다. 이는 거시경제의 변화 그리고 공급 신호에 달려 있다.

현재 부동산 시장에는 주택 공급 부족과 전세난이라는 가격 상승 요인이 있다. 여기에 ‘거시 경제 위축’과 ‘정부 규제’, ‘가격이 고점에 이르렀다는 시장의 부담감 확대’ 등 주택 가격 하방 압력 요인도 함께 있다.

상방 요인과 하방요인이 함께 있는 상황에서 정책적으로 주택을 대량으로 공급해 준다는 신호가 나오면 그때 가격 조정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1980년대 부동산 시장을 보면 명확히 알 수 있다. 전국 주택 보급률이 70%에 못미치고 신축 주택 공급 속도가 더딘 가운데 부동산 시장 투기 현상이 심화하면서 가격이 폭등했다. 이후 주택 200만호 공급 계획과 수도권 신도시 건설계획 등이 이행되면서 시장 불안을 잡을 수 있었다."

―2020년 부동산 시장의 불안을 키운 최악의 정책은 무엇이라고 보나.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등 올해 통과한 임대차 2법이다. 정부와 국회가 더 많이 논의하고 조율했어야 하는 사안을 급하게 밀어붙였다. 세계적 저금리 기조, 풍부한 유동성 때문에 우리나라 전셋값이 많이 올랐다는 식의 변명에는 문제가 있다.

임대차 2법이 통과한 7월 이후 전세 보장 기간이 4년으로 늘어나면서 시장에서는 전세 물건 자체가 사라지는 현상이 생겼다. 전국적으로 전셋값이 폭등했고 이로 인해 안정화 조짐을 보이던 매매시장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전세 물량 감소는 중장기적으로 임대차 시장에 계속 영향을 줄 수 있는 문제다."

―지난해 하반기 전세대란을 겪으면서 많은 사람들이 불안해 했다.

"전세난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전세 공급을 늘리고 전세 수요를 줄여야 하는데, 거꾸로 전세 물량은 감소하고 내 집 마련 대기를 위한 전세 수요는 계속 늘고 있는 문제가 있다. 임대차시장에 머물고 있는 대기수요를 분산시키고 공급을 늘릴 방안을 찾아야 한다.

대출상환 능력이 인정되는 무주택자와 이사를 원하는 1주택자 등 실수요자에 대한 대출 규제를 완화해주는 방안, 다주택자의 매물이 시장에 나올 수 있도록 할 유인책 등 기존의 규제 중심의 접근법과 다른 정책이 필요하다. 규제를 완화해 재건축, 재개발 등 민간을 활용한 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것도 필요하다. 정책에 큰 변화가 보여야 한다는 얘기다."

―무주택 실수요자는 어떤 전략을 세워야할까.

"계속 청약에 도전하는 것이 첫번째 전략이다. 당장 집을 마련해야하는 상황이라면 매수를 해야겠지만, 분위기에 휩쓸려 무리하게 투자하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 특히 불안해하는 청년들에게는 조바심에 무리한 결정을 하기보다는 차근차근 준비하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끝으로 한마디 하자면.

"수요자의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건 이들의 눈높이에 맞고 이들이 원하는 주택이 앞으로 계속 공급될 것이라는 확신이다. 잘못된 정책들이 시장의 불안을 키우면서 가격 조정 시기를 오히려 늦추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현재 주택 시장의 불안이 수많은 청년들의 무력감을 키우고, 우리 사회의 갈등도 심화시키고 있어 우려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