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2021] "전국 전세·매매 다 오른다… 무주택자는 살 궁리, 다주택자는 팔 궁리해야"

조선비즈
  • 유한빛 기자
    입력 2020.12.31 21:00

    [2021년 부동산을 말한다] ①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
    "2021년 전세가와 매매가, 서로 떠받치며 전국적으로 상승할 것"
    "2020년 최악의 부동산 정책은 종합부동산세 강화···새해엔 토지거래허가제 끝내야"

    "한 마디로 2021년 주택 매매가격은 전국적으로 상승할 겁니다. 집값이 오를 요인은 크게 공급 부족, 시중 유동성, 저금리, 전세입자 등 실수요자의 매수 심리, 분양시장의 인기, 물가 상승(인플레이션)입니다.

    반대로 내릴 요인은 대출 규제, 대출금리 상승, 급등한 가격에 대한 피로감, 세금, 경기 침체인데 이미 다 실현된 것들이예요. 수급 불균형 같은 집값 상승 요인이 더 우세한 상황입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최근 본지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전국적으로 주택시장은 매매와 전세가 상승하는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하고 "무주택자는 청약과 매매 등 내집 마련 전략을, 1주택자는 갈아탈 계획을, 다주택자라면 세금 부담을 따져 매도와 증여를 고민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 /박상훈 기자
    이날 박 전문위원과 만난 시간에는 건설사 서버가 마비될 정도로 청약자가 몰린 수색뉴타운 ‘DMC파인시티자이’ 무순위 청약의 결과가 발표됐다. 미계약 물량 1가구에 청약자가 29만8000여명에 달했다. 강북구(30만8600명)나 서대문구(31만2000명) 같은 서울 중형 자치구의 주민수와 맞먹는 숫자다.

    이에 대해 그는 "특히 서울은 ‘아파트’가 절대 부족하기 때문에 가격이 올라갈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서울의 수급 불균형이 주택시장 문제의 주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인구는 감소하는데 왜 집값은 오르나.

    "서울 인구가 줄었다고는 하지만, 실제 주택의 단위인 가구 수는 오히려 늘었다. 경기도는 인구와 가구 수가 모두 증가했다. 2019년 통계를 보면 수도권에서만 도합 25만4000가구가 늘었다.

    서울 주택시장의 구조적인 문제도 있다. 주택 295만4000가구 중에서 연립·다세대주택 비율이 30% 가까이 된다. 서울의 아파트 비율은 약 58%로, 전국 평균(62%)보다 낮다. 재개발사업으로 아파트가 됐어야 할 물량들이 그대로 있다는 거다.

    신도시가 조성된 경기도는 아파트 비율이 69%고, 부산도 66%나 된다. 구도심은 빌라 위주인 인천도 송도·청라 등 신도시가 들어서면서 아파트 비율이 올라 서울보다 높다. 게다가 서울은 주택이 굉장히 노후했다. 주택의 45%는 준공된지 20년 이상이 됐고 19% 정도는 지은지 30년이 넘었다. 단순 계산으로 55만가구 정도가 30년 이상된 주택이다.

    그런데 공급은 부족하다. 서울은 2021년 입주물량은 2020년보다도 적다. 경기도로 이동하려고 해도 경기도의 입주물량 역시 2020년보다 줄고, 인천은 앞으로 2년 정도는 큰 변동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10년 동안 서울의 도시정비사업을 억누르면서 새 아파트 공급 부족이 누적됐다. 그 결과가 청약시장 과열과 새 아파트 가격 급등으로 나타난 것이다."

    -지역에 따라 집값 움직임이 차이를 보이진 않을까.

    "전국적으로 오를 것으로 본다. 주택 가격이 오르면 전셋값을 상승으로 견인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올라간 전세 가격이 주택 가격을 지지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그동안 가격이 많이 오른 서울 초고가주택의 매매가는 2021년 강보합권에서 움직이겠지만, 중저가 아파트의 상승세는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9억원 이하 중저가 주택이 많은 인천·경기로 집값 상승세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2021년은 경기도·인천 시대가 될 것이다.

    지방도 상승 가능성이 크다. 2020년 11월 주택가격 동향을 보면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부산 해운대구·수영구와 포항, 창원 성산구·의창구, 수성구만 규제지역이 된 대구 모두 상승세이고 울산도 브이(V)자로 반등하기 시작했다. 상승세가 주춤했던 대전도 주택가격 상승률이 높아지는 추세고, 강보합세였던 광주도 새해에는 입주 물량이 부족하다. 제주 역시 집값이 바닥 다지기를 끝낸 것으로 보인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 /박상훈 기자
    -2021년 무주택자는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할까.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 등 임대차법 개정에 따른 임대차시장의 상황을 주시하면서 내집 마련 준비를 해야 한다. 대출 가능액을 확인하고 출처 증빙 자료, 자금 여력 점검 등 사전 준비를 진행하면서 관심 지역의 새 아파트를 매입할 계획을 세워야 한다. ‘현재 10억원인 이 단지가 9억원에 나오면 사겠다’ 같은 가격 기준을 세우고 눈여겨 보다가 가격 조정기가 되면 매입하는 것이다.

    분양시장은 분양가상한제에 따라 낮은 분양가가 매력적이다. 3기 신도시도 청약조건을 숙지해 해당지역 거주기간을 미리 채우는 등 준비해야 한다. 급매로 나오는 일반 매물이나 경매에 대한 관심도 놓지 말아야 한다."

    -1주택자라면.

    "1주택자는 다양한 비과세 혜택을 따지면서 10년 후 미래가치가 높아질 지역으로 이주할 전략을 세우면 좋다. 한 집에서 10년 이상 살았다면 장기보유특별공제 기한을 다 채워 추가 혜택이 별로 없으니, 재건축 기대가 없는 집이라면 1가구 1주택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아 새 아파트로 갈아타기를 권한다.

    새해부터는 장기보유특별공제율이 보유기간과 거주기간당 4%씩 분리돼 적용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일시적 2주택자는 3년(조정지역은 1년) 안에 매도하면 취득세율이 1.1~3.5%로 적용된다.

    최근에는 교육, 교통, 주거환경, 편의시설 등 주거 선택 기준 중에서 주거환경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추세다. 녹지나 한강 조망 등 주거환경이 좋은 한강변과 용산공원 인근 등의 주택은 가치가 계속 오를 것이다."

    -다주택자는.

    "급증한 세금을 감당할 수 있는지에 따라 보유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2021년 6월 1일부터 양도세 기본세율(6~45%)에 2주택자는 20%포인트, 3주택자 이상 보유자는 30%포인트가 중과된다. 조정대상지역에서는 장기보유특별공제도 받지 못한다. 3월쯤에는 매도에 나서야 한다.

    양도세를 감안해 매도 차익이 적은 주택부터 파는 것이 원칙이지만, 고가 주택을 보유한다면 종부세 예상금액도 확인해야 한다. 재건축 예정 아파트는 조합설립 여부와 재건축부담금 등을 따져 매도 여부를 결정하고, 재개발 예정 주택은 사업진행 속도가 중요하다. 대단지 아파트로 재개발된다면 희소성이 있다.

    매도하기 어렵다면 직계존비속간 매매와 증여도 예상세액을 따져본 다음 고려할 만하다. 증여의 경우 조정지역 3억원 이상 주택의 취득세율이 13.2~13.4%인 점을 감안해야 한다.

    단, 추가 매입은 신중해야 한다."

    -2020년 부동산 최대 실책은 무엇이라고 보나.

    "종합부동세율을 두 배로 상향한 7·10 대책이다. 12억~50억 구간의 세율을 1.8%에서 3.6%로 올렸는데 웬만한 나라에서는 상상도 못할 인상률이다. 2020년에 4000만원을 냈다면 새해는 재산세까지 포함하면 9000만원 가까이 내야 한다.

    종부세 강화의 목표가 세수 확보인가? 정책 목표가 주택 가격 안정이라면 그 효과는 제대로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주택 보유에 부담을 느껴 팔라는 것인데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는 유지한 상태이기 때문에 퇴로가 없다. 그래서 증여가 늘어나고 주택시장에 매물로 나오지 않는 것이다."

    -잘한 정책은 없었나.

    "어려운 질문이다. 그나마 긍정적인 정책을 꼽는다면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을 담은 8·4 대책이다. 서울 외곽에 주택을 공급하는 3기 신도시 조성 계획을 발표한 이후에 나온 도심 지역 공급대책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주택용지로 활용하겠다고 발표한 서울 용산 철도정비창 부지 전경. /고운호 기자
    미흡한 점은 도시정비사업 부분이다. 8·4 대책으로 공급하겠다고 밝힌 13만2000가구 중에서 공공재건축 물량이 5만가구나 되는데, 참여가 미진하다. 공공재건축을 통한 공급 목표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용산 정비창 부지 같은 금싸라기 땅을 매각하지 않고 여기에 주택을 짓겠다는 계획도 아쉽다."

    -정부는 중산층에게도 질 좋은 임대주택을 공급해 주택시장을 안정시킨다고 한다.

    "집을 갖고 싶다는데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것은 해법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사유재산권이나 선택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 집을 매수하느냐 임대하느냐는 개인이 선택할 문제고, 국민의 60~70%는 ‘내 집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또 중요한 것은 아파트 선호도가 80% 이상이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어떤 대책이 필요한가.

    "주택시장을 안정시키려면 신속하게, 동시다발적으로, 아파트를 대량 공급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보유기간과 무관하게 유예해 줘 주택시장에 매물이 나오게 해야 한다. 집값이 올랐는데 왜 양도세를 부담스러워 하느냐? 양도세를 내면 보유한 기간 동안 낸 재산세나 종부세 등을 환급해주나? 아니다. 그동안 낸 세금과 대출이자, 물가인상률까지 고려하면 양도세 중과를 부담하면서 집을 팔았을 때 실제로 남은 돈이 별로 없게 된다. 어차피 낼 세금이라면 증여를 선택하게 되고, 그러면 매물이 잠기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3기 신도시 물량을 최소 30만 가구 수준으로 늘려야 한다. 3기 신도시가 남양주 왕숙, 인천 계양, 하남 교산, 고양 창릉, 부천 대장 5곳, 17만3000가구로 계획됐는데, 1기 신도시인 분당, 일산, 평촌, 산본, 중동 5곳이 29만2000가구다.

    3기 신도시 주택용지의 용적률을 상향하고, 전체 도시 면적의 10% 이상인 산업용지도 주택용지로 전환해야 한다. 녹지 비율도 축소해야 한다. 도시 면적의 3분의 1이 공원 면적인데 과다하다. 1기 신도시의 녹지 비율을 보면 분당은 19%, 일산은 20%다. 공원 면적을 주택용지로 전환해야 주택 공급량이 늘어 주택시장이 안정되지 않겠나.

    3기 신도시 중 한 곳인 하남 교산신도시 예정 부지. /장련성 기자
    8·4 대책에 포함된 서울 알짜 부지도 집을 짓느니 매각해야 한다. 그 자금으로 훨씬 많은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수도권 토지를 매입할 수 있다. 2기 신도시를 조성하는 기간 중에 추진된 보금자리주택지구가 당초 계획한 32만가구에서 21만가구만 공급됐는데, 무산된 광명·시흥지구가 10만가구, 하남 감북지구가 1만가구짜리였다.

    2기 인천 검단신도시 토지보상자금이 3조원이었다. 10년 전이기는 하지만, 3조원으로 7만5000가구를 공급했다. 용산 캠프킴 부지나 용산 정비창, 삼성동 서울의료원, 반포동 서울지방조달청 부지 등을 매각하면 6조~7조원은 마련할 수 있다. 지금 땅값이 2배로 올랐다고 해도 이 자금으로 10만가구를 공급할 토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서울 저밀도 지역, 역세권을 개발하겠다는데 저밀도 지역은 결국 빌라가 밀집한 지역이다. 재개발 대상이다. 준공업지역 활용도 부수적인 수단에 그쳐야 한다. 서울 성수동, 문래동은 땅값도 올랐고 면적도 작다. 지식산업센터와 아파트도 곳곳에 새로 들어선 상태다."

    -2021년에 시행해서는 안될 정책은 무엇이라고 보나.

    "이미 규제란 규제는 다 해놨는데 더 할 게 있을까···.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정도가 되겠다.

    토지거래허가제는 부작용만 나오는 정책이다. 서울 청담동, 삼성동, 대치동을 규제하니 그 옆에 개포동과 도곡동 아파트 가격이 올랐다. 잠실동을 잡으니 신천동 파크리오 가격이 올라갔다. 실수요자만 집을 사라는 규제인데 이미 2년 거주 요건을 충족해야 할 다른 규제가 많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나 현대차그룹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등 개발 호재 때문에 주변 집값이 오를까봐 시행한 규제인데, GBC만 해도 2026년 완공 예정이다. 오히려 지정되지 않은 주변 지역의 집값이 오르고 주택시장이 왜곡되는 풍선효과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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