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테크기상도] 코로나에도 선방한 반도체, 새해 본격 기지개 켠다

조선비즈
  • 장우정 기자
    입력 2020.12.31 06:00

    코로나19 장기화로 많은 국가 주요 산업들이 수요 감소, 공급 차질을 겪으며 직격탄을 맞은 한 해였습니다. 새해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 글로벌 경제가 V자 반등을 할 것이란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 산업도 주요 수출시장인 선진국의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올해보다는 나은 새해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코로나19를 통해 활성화된 비대면 경제가 감염병 종식 후에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는 한국 주 수출 품목인 반도체, 스마트폰, 게임 등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전망입니다. 조선비즈 ICT팀이 △반도체를 시작으로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TV·가전 △인터넷 △게임 등 주요 테크 업종 6개에 대한 새해 기상 전망도를 준비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주]

    [신년기획] ① 반도체
    韓 반도체 수출, 올해보다 10% 늘어난 1027억달러 전망
    코로나19로 활성화된 비대면 경제 정착, 5G 본격화로 메모리 수요 늘 듯
    삼성, 파운드리 덕에 창사 이래 첫 시스템반도체 매출 20조 예상

    한국 수출의 20%가량을 책임지고 있는 반도체 수출 규모가 내년 1000억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반도체 연간 1000억달러 수출은 3년 만이다.

    최근 반도체 수출은 코로나19 장기화, 미국의 중국 화웨이 제재 등에도 5개월 연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연간 시장 규모도 올해 974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빅데이터 시대의 본격 개막으로 반도체 칩 수요가 본격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한 2017년 시장 규모(979억달러)와 비슷한 수준이다. 반도체 수퍼사이클(장기 호황)이 새해 본격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무역협회는 2021년 반도체 시장 규모를 올해보다 10% 늘어난 1072억달러(약 118조원)로 전망하고 있다.

    SK하이닉스 클린룸에서 직원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SK하이닉스 뉴스룸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무는 "코로나19로 다소 지연됐던 5G(5세대 이동통신) 서비스가 본격 확대될 것이고, 재택근무·온라인교육 등이 생활 속 뉴노멀(새로운 기준)로 자리잡으면서 메모리·시스템반도체 모두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 삼성·SK하이닉스 영업이익, 내년 2배 '껑충'

    글로벌 시장조사기관도 내년 반도체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옴디아·가트너 3개 기관이 전망한 내년 시장 규모 평균치는 4718억달러(약 520조원)로 올해보다 8%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반적으로 반도체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 공급이 이만큼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고 봤다.

    이렇게 되면 반도체 가격은 올라가게 되고 한국 반도체 수출을 책임지고 있는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같은 기업들의 실적도 좋아진다. 에프앤가이드·신한금융투자 등을 종합해보면, 올해 코로나19에도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 삼성전자 반도체부문과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내년 2배 가까이 늘어날 전망이다(하단 그래픽 참조).

    특히 두 회사 실적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D램 호황이 이런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스마트폰 수요 증가와 인텔의 신규 중앙처리장치(CPU) 출시 등에 따른 서버 교체 수요가 D램 가격을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시스템반도체, 특히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서도 내년부터 본격 성과가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지난 5년간 15조원에 못 미쳤던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부문 매출액이 올해 17조원에 가깝게 늘어난 데 이어 내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20조원대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래픽=정다운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기 위해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해 시스템반도체에서도 글로벌 1위를 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이런 노력의 결실이 2021년부터 시작될 것이란 관측이다. 트렌드포스는 내년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를 추격중인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올해 추정치보다 1% 포인트 늘어 18%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재근 한양대 교수(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는 "5G 시대가 본격화하면 데이터 사용량이 폭증하는 만큼 데이터센터 시장의 CPU·그래픽처리장치(GPU) 수요가 늘 수밖에 없는데, 이를 생산할 수 있는 선단공정의 파운드리 역량을 갖춘 곳이 대만 TSMC와 삼성전자 두 곳뿐이라는 점에서 삼성이 성과를 낼 수밖에 없다"고 했다.

    ◇ 바이든 시대 개막… 미·중 반도체 패권 전쟁은 변수

    다만 미⋅중 무역분쟁이 글로벌 반도체 시장 판세에서 언제나 주목해야 할 변수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미국은 반도체 시장 주도권을 이어가기 위해 중국의 반도체 굴기(崛起·우뚝 섬) 최전선에 있는 화웨이에 대해 고강도 제재를 이행한 바 있다.

    미국은 새해 조 바이든 새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미국의 반도체 패권을 뺏길 수는 없는 만큼 바이든 행정부 역시 지금과 비슷한 기조를 이어갈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보고 있다. 제재 수위·방식의 차이 정도라는 것이다.

    중국 내부에서도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와 급격히 다른 대중국 노선을 취할 것으로 보지 않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쑹즈용 중국 상무부 연구원 아시아연구소장은 최근 한중 언론교류 화상포럼에서 개인의견을 전제로 "바이든 행정부가 자국내 문제 해결에 필요한 시간이 적지 않아 그 뒤에서 대외 입장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높은 관세를 물리고 첨단산업을 제재하는 노선이 금새 바뀌지 않고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의 수출규제로 업그레이드 중인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의 글로벌 공급망을 지속적으로 안정화시켜나가는 것도 과제로 꼽힌다. 박재근 교수는 "여전히 반도체에 들어가는 소·부·장 공급망이 불안정한 만큼 선진국 추격을 위한 지원, 신기술에 들어가는 소·부·장 기술 육성 투트랙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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