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기업법 저지 못해 아쉽다"는 '빅3' 경제단체장, 내년 초 줄줄이 임기 종료… 후임은 누구?

조선비즈
  • 정민하 기자
    입력 2020.12.30 06:00

    [비즈톡톡]

    2021년 새해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한국무역협회(무협) 등 3개 경제단체의 내년 차기 회장 후보를 놓고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올해 하반기엔 기업규제 3법(상법 일부개정법률안·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금융그룹의 감독에 관한 법률안), 노동조합법,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 반(反)기업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었는데요. 이들 경제단체가 50여 회 이상 반대 목소리를 냈지만, 여당은 원안 입법을 강행했습니다.

    내년 2월엔 전경련과 무협, 3월엔 대한상의 회장 임기가 끝날 예정입니다. 대표적인 경제 단체 5곳 중 무려 세 곳의 수장이 바뀌는 중요한 시기인데요. 경제계의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 새로운 경제단체장 후보에 누가 있을 지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을 집중되는 상황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월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경제계 간담회’에서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가장 주목을 받는 곳은 현 정권 들어 입지가 높아진 대한상의입니다. 현재 대한상의는 박용만 회장이 지난 2013년부터 7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요. 최근 2~3년간 각종 정부 행사에 초청받으며 경제계의 새로운 ‘맏형’으로 부상했습니다.

    박 회장의 후임으로는 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실 최 회장은 이미 재계 원로들로부터 차기 회장직 제의를 받았다고 알려지기도 했는데요. 올해 SK그룹의 연말 인사에서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의장직에 세 번째 연임되고, 박정호 SK텔레콤(017670)사장이 SK하이닉스(000660)부회장으로 승진한 것도 최 회장의 외부 활동을 염두해 둔 것이라는 분석이 조심스레 나옵니다. 이외에도 구자열 LS(006260)그룹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068270)회장 등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는 상태입니다.

    왼쪽부터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자열 LS그룹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조선DB
    다만 대한상의와 SK 측은 아직 결정된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박 회장은 지난 23일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지금부터 한 달 정도 사이에 어떤 형태가 되든지 회장단의 중지를 모아야 한다"며 "조금만 기다리면 곧 아시게 될 것"이라며 언급을 피했습니다. SK그룹 관계자도 "그룹 내부적으로 검토된 바 없다"며 "이번 인사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화두 아래 안정적인 전문경영인 체제를 통한 실행력 강화를 위한 것"이라고만 했습니다.

    대한상의 회장은 서울시 상의회장이 겸임하기 때문에 서울상의 총회가 열리는 내년 2월이면 차기 회장도 사실상 확정되는데요. 이에 앞서 다음 달 말로 예정된 회장단 회의에서 최종 1명이 추대되면서 회장 후보가 결정될 것이라는 게 재계의 관측입니다.

    전경련 역시 2011년 취임 후 10년 가까이 회장직을 맡아오던 허창수 GS(078930)명예회장의 임기가 내년 2월 만료될 예정입니다. 전경련은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자를 시작으로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 구자경 LG 명예회장,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 등 당시 대기업 총수들이 역대 사령탑을 맡아올 정도로 명실상부한 재계의 소통창구였습니다.

    전경련은 지난해 2월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제58회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제37대 전경련회장에 허창수 GS회장을 추대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제공
    그러나 2016년 국정농단 사태를 계기로 삼성·현대·SK·LG(003550)등 4대 그룹이 탈퇴한 이후부턴 해외 통상 이슈 대응과 경제 정책 제언, 신산업 정책 연구 등 싱크탱크 기능 강화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전경련이 주춤하는 사이 정부에 재계의 의견을 전달하는 단체로서 대한상의의 역할이 커진 것이죠.

    전경련 차기 회장으로는 부회장단인 김승연 한화(000880)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000150)그룹 회장, 김윤 삼양홀딩스(000070)회장 등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재계에서는 이들 중 내년 2월쯤 경영일선 복귀가 예상되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다만 후보로 거론되는 부회장들이 아직은 전경련 수장을 맡는데 부담을 느끼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옵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전경련의 수장을 맡는 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면서 "전경련 세력이 예전보다 많이 약화된 것도 사실이기 때문에 차기 회장직 자리를 두고 적극적으로 의사를 피력하는 재계 인사는 아직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습니다.

    허창수 회장은 2011년 33대 전경련 회장에 추대된 이후 37대까지 네 번 연임하며 무려 10년째 회장을 맡고 있는데요. 이전까지 햇수로 10년 이상 전경련 회장을 맡은 경우는 고(故) 김용완 경방(000050)회장과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까지 두 명뿐입니다. 내년 2월 열리는 총회 이전까지 마땅한 후임자를 찾지 못할 경우 허 회장이 6회 연속 전경련 회장을 맡아야 할 수도 있는 셈입니다.

    김영주 한국무역협회 회장이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트레이드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제공
    김영주 무협 회장의 뒤를 이을 차기 회장에는 전직 관료들이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무역협회 회장은 회장단이 내외부에서 여러 명의 적합한 인사를 추천받아 최종 후보를 추대한 뒤, 총회에서 회원사들의 의결을 거쳐 임명되는데요. 한 재계 관계자는 "역대 선례로 볼 때 김 회장의 연임 가능성은 낮다"면서 "전윤철 전 감사원장, 진념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등 원로급 전직 관료들의 이름이 오르내리는데, 무협 회장은 사실상 정부가 정하는 자리였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최근 10여 년간 무협 회장은 모두 관료 출신이 맡았습니다. 지난 2006년 취임한 26대 이희범 회장부터 30대 김영주 회장까지 모두 관료 출신입니다. 특히 김 회장은 참여정부 시절 국무총리실 국무조정실장과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냈죠. 협회 안팎에서는 내년 1월쯤 본격적으로 하마평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지난해 1월 간담회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성택 중기중앙회 회장, 손경식 경총 회장, 홍남기 경제부총리,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김영주 무역협회 회장.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현재 경제계는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가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안이 담긴 경제 입법 추진, 언제든 재개될 수 있는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어려움에 봉착한 상태인데요. 이에 따라 새로운 경제단체장의 역할과 무게감도 여느 때보다 커진 것으로 보입니다. 누가 리더로서 한국 재계를 잘 이끌고 정부에 제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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