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 두고 정부와 시장 ‘동상이몽'... 내년 전망도 어두워

조선비즈
  • 백윤미 기자
    입력 2020.12.28 16:30

    1년 이상 계속된 전세금 상승세가 연말까지 이어지면서 내년 전세시장이 어느 방향으로 흐를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전셋값 상승 폭이 축소됐다며 대규모 공급대책으로 더욱 안정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지만 상당수 부동산 전문가는 내년에도 전세 시장이 안정세로 돌아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지난 20일 오전 서울 송파구 한 부동산에 붙은 매물 정보. /연합뉴스
    28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이번달 서울 지역 주택 전세가율은 58.8%로 11월(58.6%)에 비해 0.2%포인트(P) 높아졌다. 전세가율은 집값에서 전세금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집값보다 전셋값이 빨리 오르면 전세가율은 높아진다.

    서울 전세가율은 지난 9월부터 3개월 연속 상승 중이다. 수도권 주택의 12월 전세가율 역시 64.8%로 전월(64.6%) 대비 0.2%P 상승했다. 역시 3개월 연속 높아졌다. 이에 따라 전국 기준 주택 전세가율도 12월 65.4%를 기록하며 3개월째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전세 상승폭이 일부 축소되고 매물도 누적되고 있다면서 안정세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는 모습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2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이달 들어 전세시장 상승 폭이 일부 축소됐다"면서 "전세시장의 경우 가구·세대수 증가 등 기존 불안 요인이 지속됐으나, 이사 수요가 완화하면서 가격 상승 폭이 일부 축소되고 전세 매물도 누적되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의 전셋값은 11월 4주차에 0.15% 올랐지만, 12월 첫 주 0.14%로 상승 폭이 축소된 데 이어 2주차와 3주차에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상승 폭이 미미하게(0.01%P)나마 작아지긴 한 셈이다. 전세시장 매물을 보면 서울의 경우 10월 4주차 1만1000건에서 12월 2주차에는 1만6000건으로, 경기도는 같은 기간 1만3000건에서 2만건으로 각각 증가했다.

    하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전세금이 상승세가 잡히기 어렵다고 보는 경우가 많다. 우선 집값이 다시 상승 폭을 키우고 있다는 점이 이유로 꼽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2월 셋째주 서울과 수도권의 아파트값은 각각 0.05%, 0.22% 상승하면서 전주(0.04%, 0.20%)보다 상승폭을 키웠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값도 0.29% 상승하며 지난주(0.27%)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한국부동산원이 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8년 7개월 만에 주간단위로 3주 연속 최고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집값이 오르면 내집 마련이 어려워져 전세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수요자가 늘고, 전세금이 오를 가능성이 커진다.

    전세 공급을 가늠할 수 있는 입주 예정 물량, 특히 아파트의 입주 예정 물량이 적다는 것도 전세금 상승 요인이다. 홍 부총리는 내년 입주 주택이 전국 46만가구, 서울 8만3000가구라고 밝혔지만, 아파트만 놓고 보면 3분의 1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세난이 아파트를 위주로 진행되고 있는데 공급되는 물량은 다세대 주택이나 오피스텔이 많은 것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임대주택을 포함해도 2만9000가구에 그친다. 올해(4만9000여가구)의 절반이 채 안 되는 셈이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정부에서 주거복지정책 측면의 공급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세대수에만 몰입해있는 측면이 있다"면서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아직 살만한 집이 그렇게 많지 않다고 느끼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특히 신규임대차계약의 경우 거래건수가 너무 적고 물량도 없어 갱신 전세계약과 가격 괴리가 계속 벌어지는 상황"이라면서 "이같은 추세라면 내년에도 전셋값은 지속 상승할 것"이라고 했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현재 전세난은 임대사업자와 법인 등 임대시장에 공급자 역할을 했던 이들의 혜택을 없애 기존 매물 순환이 안 되고 있어 심화되는 경향이 있다"면서 "제대로 된 공급정책이 최우선시되는 상황인데 정비사업 등을 통한 민간 공급이 아직은 추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만큼 내년 전세 시장도 쉽게 안정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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