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탄소중립 2050'과 동떨어진 전력수급기본계획 새로 짜야

조선비즈
  •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정동욱 교수
    입력 2020.12.24 15:54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공청회가 24일 열렸다. 전기사업법에 따르면 전력수급기본계획은 2년마다 세우며 2019년에 제9차계획을 세웠어야 한다. 1년을 질질 끌고 이제 확정 절차를 밟고 있는 제9차계획은 실기했다. 아쉽지만 폐기하고 처음부터 다시 세워야 한다. 왜냐하면 제9차계획에는 탄소중립2050이 전혀 반영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제9차 전력수급계획은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인 5억3600만톤의 온실가스 배출을 상정하고 제시한 계획이다. 2050년은 그로부터 불과 20년이다. 지금 전력수급계획을 바로 잡지 않으면 20년 만에 탄소 중립에 도달할 수 없다. 이미 늦은 것, 전력수급계획을 다시 검토해서 짜는 것이 시행착오도 줄이고 훨씬 낫다.

    제9차 전력수급계획은 2034년까지의 전력수요 전망을 포함하고 있다. 연간 1% 정도의 증가율을 가정해서 2034년 목표 전력수요를 102.5GW로 제시하고 있다. 이는 제8차 전력수급계획 때 가정한 연평균 1.3%의 전력수요 증가보다도 낮은 증가율에 기초한 것이다. 이런 전력수요 전망으로는 2050 탄소중립을 도저히 맞출 수 없다. 왜냐면 탄소중립으로 가기 위해서는 에너지의 전기화와 전기생산의 무탄소화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천명한 미국의 2050 탄소중립 전략이기도 하다. 그래서 바이든 당선자는 2050탄소중립을 위해서 전력생산은 그보다 빠른 2035년까지 무탄소 전원으로 100% 충당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우리나라의 최종에너지 소비 중 전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25% 정도다. 전기 생산에서도 온실가스를 내는 LNG와 화력발전의 비율이 60%를 넘는다. 그러니 전체 에너지 소비에서 무탄소 에너지로 공급되는 비율은 10% 정도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제안된 9차전력수급계획으로는 탄소포집 기술이 획기적으로 발전하거나, 에너지 효율 향상이나 절약으로 에너지 소비를 극단적으로 줄이지 않는 한 탄소중립이 불가능하다.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수송, 난방, 그리고 제철, 화학공업 등에 쓰이는 열을 전기나 수소 연료로 전환해야만 한다. 그런데 수소도 지금처럼 천연가스 분해로 만들면 안 된다. 수소는 전기 분해로 만들어야 청정에너지다. 물론 탄소 포집이나 산림 확대로 2050년 탄소흡수를 일부 할 수 있다. 하지만 획기적인 기술이 나오지 않는 한 기껏해야 배출량의 10% 내외를 감당할 수 있다. 그러니 전기를 써야 하는 곳이 비약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2050탄소중립을 위해 원자력을 다시 보는 나라들도 살펴야 한다. 미국의 바이든 신정부도 원자력을 2050 탄소중립의 중요한 요소로 꼽고 있지만, 영국도 탄소중립 2050을 위해 10대 이행 방향을 잡으면서 풍력과 원자력을 중요한 무탄소 에너지원으로 꼽았다. 이 모든 것은 탄소중립을 실질적으로 이행하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만으로는 역부족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탈원전 구호 아래 원전을 배제하는 것은 다가올 현실을 도외시한 것이다. 신한울 3, 4호기는 가장 손쉽게 무탄소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다. 코앞에 다가온 미래를 생각한다면 이제라도 건설 재개로 바로잡아야 한다.

    제9차 전력수급계획은 전기사용 억제가 아니라 촉진의 방향으로 잡고, 재생에너지도 더 확대하되 LNG 발전과 재생에너지의 조합으로 계획을 짤 것이 아니라 재생에너지와 원자력의 조합으로 전원 구성을 해야 한다. 아무리 원자력에 반대한다 하더라도 탄소중립2050을 바라본다면 우리가 선택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인정하고 전력수급계획을 다시 짜야 한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