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구글 소송 서류 초안 입수해 보도
구글·페이스북 계약서에 '반독점' 20번 이상 등장
반독점 조사 예상 하고도 계약 진행… "싼 거래"
페이스북, 광고 경매 특혜 대가로 年 5500억 지출

구글과 페이스북이 2018년 온라인 광고 시장에서 경쟁하지 않기로 합의하면서 반독점 조사 땐 협력하자는 밀약을 맺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구글은 이 밀약에 영화 스타워즈에서 따온 ‘제다이 블루(Jedi Blue)’라는 작전명을 붙였다.

2019년 6월 4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구글 사무실.

22일(현지시각) WSJ는 지난주 텍사스를 비롯한 미국 10개 주(州) 법무장관이 구글을 상대로 제기한 독점금지법 위반 소송 서류 초안을 입수해 이렇게 보도했다. 앞서 소송 서류 일부가 공개 됐지만 기업 기밀을 누설할 수 있는 주요 단어가 전부 삭제 처리 됐었다.

10개 주(州) 법무부가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구글은 온라인 광고를 사고 파는 플랫폼을 운영하던 2018년 9월 애플이 이 분야에 진출할 의욕을 보이자 은밀히 접촉해 "특혜를 줄테니 사업에서 손을 떼라"고 요구했다. 애플도 합의했다. 여기까지는 앞서 언론을 통해 공개된 내용이다.

WSJ는 새롭게 입수한 문서를 인용해 두 회사가 계약 시점에 향후 반독점 조사에 휘말릴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두 회사 간 계약 조항에는 "반독점 조치(Antitrust action)에 대응해 협력하고 협조하고 합의 내용과 관련해 정부와 소통할 경우 상대방에게 즉시, 완전히 알려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계약서에 '반독점(Antitrust)'이라는 단어가 최소 20번 이상 등장했다고 WSJ는 전했다.

구글은 이 계약을 내부적으로 '제다이 블루'라는 작전명으로 불렀다. 제다이는 영화 스타워즈에서 은하계의 평화를 지키는 전사조직으로 파란색 광선검을 사용한다. 온라인 광고 시장에서 구글의 지위를 지키기 위한 수단으로서 페이스북과의 협력을 선택했음을 의미한다.

페이스북이 구글 온라인 광고 경매에서 일정비율을 낙찰 받는 대가로 연간 최소 5억달러를 경매에 지출하기로 한 사실도 새롭게 밝혀졌다. 페이스북은 내부적으로 이 계약을 "상대적으로 매우 싼 거래"라고 묘사했고 구글은 "페이스북과 경쟁을 피할 수 없다면 해자(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성 밖을 둘러파서 못으로 만든 곳)를 구축하도록 협력할 것"이라고 표현했다.

구글은 "반독점과 관련해 그런 합의는 지극히 흔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페이스북도 "구글과의 합의는 광고업계 관계자들의 이익을 증진시키고 선택을 확대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주장했다.